정치 정치일반

바른미래, 개혁 내걸지만…구태정치 대립하는 당권파·퇴진파

뉴스1

입력 2019.05.21 15:12

수정 2019.05.21 15:12

오신환 바른미래당 원내대표가 21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제42차 원내대책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2019.5.21/뉴스1 © News1 임세영 기자
오신환 바른미래당 원내대표가 21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제42차 원내대책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2019.5.21/뉴스1 © News1 임세영 기자


일반 당원 불러 세몰이…브리핑 방해·신임 원내대표 사퇴 촉구
갈등 시작은 퇴진파…원내대책회의서도 당 대표 비난

(서울=뉴스1) 이형진 기자 = 바른미래당이 당의 가치로 '민생개혁정당'을 내걸고 있지만 정작 당내 내홍은 점점 더 구태정치의 모습으로 회귀하는 모습이다.

손학규 대표를 사수하고 있는 당권파 측은 국회로 손 대표를 지지하는 당원들을 불러들였다. 일종의 세몰이인 셈이다.

당원들이 국회로 들어와 당 행사에 참여하는 것에는 문제가 없지만, 이들이 주요 의사결정 과정에 고성을 지르며 영향을 끼치려 했다는 부분은 문제라는 지적이 나온다.


국회법에는 국회 내에서 일어나는 각종 회의를 방해할 목적으로 위력을 보이는 것을 금지하고 있다. 대의민주주의에 손상이 갈 수 있기 때문이다.

당내 퇴진파 의원들이 지난 패스트트랙 정국 과정에서 사보임 문제와 관련 의원총회를 통해 손 대표의 책임을 추궁하자, 이들 당원들은 회의장 앞을 찾아와 브리핑을 방해했다. 결국 회의장 밖에서 하려던 브리핑을 회의장 안에서 진행해야만 했다.

전날(20일)에는 '바른미래당을 사랑하는 당원 모임'이라는 이름의 단체가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진행했다.

정론관은 국회 내의 기자회견장을 지칭하는 곳으로, 국회의원 혹은 당 대변인이 함께 있어야만 마이크앞에 설 수 있다. 당권파 당직자의 도움 없이는 불가능하다.

이들은 손 대표 사퇴 촉구에 강한 반발감을 표시했으며, 당선된 지 일주일도 채 안 된 오신환 원내대표의 사퇴를 촉구하기도 했다.

다만 일각에서는 이같은 당내 내홍에 가장 큰 원인을 제공한 것은 퇴진파 인사들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당내 갈등의 시작은 퇴진파 인사들의 최고위원회의 보이콧부터라는 것이다. 이후 당내 갈등이 지속되면서 바른미래당 최고위원회의는 두 달이 가깝도록 주요 당무를 의결할 수 없는 상태가 유지되고 있다.

오 원내대표는 신임 원내대표단을 퇴진파 인사들로만 구성했다. 최근 손 대표가 측근 인사로만 당직 인선을 하자 이에 맞선 것이다.

원내대표단 구성이 이렇게 되자 국회 내 주요한 원내전략을 논의해야 하는 이날 원내대책회의에서도 가장 눈에 띄는 발언은 손 대표를 향한 비판 발언뿐이었다. 손 대표가 원내전략을 함께할 정책위의장을 당권파 인사로 임명했다는 지적이다.

더 큰 문제는 이같은 당의 내홍이 쉽사리 끝날 것으로 보이지 않는다는 점이다. 손 대표는 버티고는 있지만, 그동안 쌓아왔던 '점잖은' 정치인의 이미지는 점점 훼손되고 있다.
퇴진파 의원들이 손 대표를 몰아낼 수 있는 구체적인 방법이 있는 것은 아니다.

신율 명지대 정치외교학 교수는 이날 뉴스1과의 통화에서 "손 대표가 이미지에 굉장히 타격을 입긴 하겠지만, 계속 버틸 것 같다"며 "이번 여름은 지나야 (내홍이) 끝날 것 같다"고 전망했다.


이어 "바른미래당은 이념적으로 어중간하고, 지역기반도 없어 설 땅이 없다"며 "여기에 구태적인 권력투쟁까지하면 바른미래당은 더욱더 국민의 외면을 받고, 회생 불가능해질 수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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