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현장르포] 조립부터 이송까지… 로봇이 24시간 항공기 엔진 부품 생산

김용훈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9.05.20 18:13

수정 2019.05.20 18:13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스마트팩토리
1000억 들여 공정 75% 자동화..향후 공정 관리도 빅데이터 접목
#. 삐~삐~삐~. 분주하게 움직이던 주홍색 카트가 몇 발자국 앞에서 멈춰선 후 경고 신호음을 냈다. 이 주홍색 카트는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엔진부품신공장에서 사용하고 있는 무인운반로봇(AGV)이다. 미리 입력된 생산계획에 따라 자재창고에서 제품을 꺼내 이동하던 AGV가 전방에 사람이 있다는 것을 인지하고 정지한 것이다. 이 회사가 독자 개발한 AGV 4대가 이 공장에서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었다. 또 반대 편에선 날렵한 '로봇팔'이 프로그램 된 작업지시에 따라 절삭공정이 끝난 엔진 부품의 표면을 정밀 가공했다. 로봇팔이 작업을 완료하자 다시 AGV가 이 제품을 싣고 다음 공정이 준비된 작업장으로 제품을 이동시켰다.
전 공정의 75%를 자동화한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스마트팩토리. 무인운반로봇(AGV)이 제품을 자동으로 이송하고 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제공
전 공정의 75%를 자동화한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스마트팩토리. 무인운반로봇(AGV)이 제품을 자동으로 이송하고 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제공


【 경남(창원)=김용훈 기자】 로봇전시장을 방불케 하는 이곳은 경남 창원시 성산구에 위치한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스마트팩토리다. 국내 유일의 항공기 엔진 개발 업체 한화에어로스페이스 본사를 지난 16일 방문했다. 약 1만1000㎡(3310평) 규모에 1000억원정도를 투자해 설립한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전 공정의 75%를 자동화했다. 자동조립로봇, 연마로봇, 용접로봇, 물류이송로봇을 비롯한 첨단장비 80여대가 작업자 없이 정해진 공정에 맞춰 계획대로 유연생산시스템(FMS)에 따라 각 공정을 쉴 새 없이 24시간 가동하고 있었다. AI(인공지능), IoT(사물인터넷), 음성인식 등 생소했던 개념들이 이곳에선 더이상 새로운 화두가 아닌 것이다.

지난 올해 1월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항공기 엔진 제조사인 미국 P&W(Pratt & Whitney)사로부터 항공기 엔진부품 공급권을 획득했다. 약 17억 달러(약 1조 9000억원)에 이르는 첨단 엔진부품을 공급하는 대형 거래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전 세계 항공기 시장에서 가장 수요가 많은 상용엔진 기어드터보팬(GTF) 엔진에 들어가는 고압터빈(HPT) 디스크 부품 2종을 약 40년 동안 공급하게 된다. 앞서 2017년 P&W의 기어드터보팬(GTF) 엔진 들어가는 일체식 로터 블레이드(IBR) 3종과 미 GE사의 LEAP엔진용 디스크 등을 생산해왔다. 이 회사의 기술력은 점점 더 나아지고 있다. 앞으로는 공정 관리까지도 빅데이터를 활용해 이뤄나갈 계획이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생산부장 남형욱 상무는 "현재 모든 현장의 데이터를 수집해 각 공정 상태와 제품의 위치 등을 3D시스템으로 실시간 모니터링이 가능한 디지털 트윈을 갖추고 있다"며 "앞으로 데이터 분석을 통해 품질불량과 우발적 설비 이상을 사전에 예방하는 AI 지능화 단계까지 구축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디지털 트윈은 생산현장의 상황을 현장에 가지 않고 그대로 3D로 구현해 시스템으로 동일하게 볼 수 있게 한 것이다.

이렇게 되면 창원 공장 뿐 아니라 한화그룹이 새롭게 투자에 나선 베트남 현장의 AGV까지 모두 모바일을 통해 관리할 수 있다. 한화그룹은 작년 말 베트남 하노이에 한화에어로스페이스 항공기 엔진 부품 신공장을 준공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스마트팩토리 운영 경험을 통해 확보된 제조경쟁력을 기반으로 보다 고부가가치 사업에 집중할 계획이다. 이른바 국제공동개발(RSP) 프로그램에 참여해 글로벌 항공엔진 제작사들과 항공기 엔진의 개발, 양산, 애프터 마켓 등을 함께하게 된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신현우 사장은 "앞으로 글로벌 항공엔진 RSP 사업 파트너라는 업계 지위와 스마트팩토리 등의 차별화된 제조경쟁력을 기반으로 GE, P&W, 롤스로이스 등 세계 3대 엔진 메이커들과 파트너쉽을 더욱 강화하여 엔진부품 사업규모를 지속 확대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fact0514@fnnews.com 김용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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