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전국

[현장르포] 지역혁신포럼, 지역문제 풀어준다

안태호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9.05.20 17:29

수정 2019.05.20 18:26

석탄공사 ‘장애인 자립지원 카페’ 사회적 기업 장애인 일자리 창출
석탄공사, 공간 제공·운영비 지원.. 민·관·공공기관 협업 플랫폼 성과
진영 행정안전부 장관(왼쪽 네번째)이 원주시 대한석탄공사 로비에 마련된 장애인 자립지원 카페 '카페더피플' 개소식을 마친 후 발달장애인 바리스타 김동일 씨(왼쪽 세번째), 박은진 씨(왼쪽 여섯번째)와 함께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행정안전부 제공
진영 행정안전부 장관(왼쪽 네번째)이 원주시 대한석탄공사 로비에 마련된 장애인 자립지원 카페 '카페더피플' 개소식을 마친 후 발달장애인 바리스타 김동일 씨(왼쪽 세번째), 박은진 씨(왼쪽 여섯번째)와 함께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행정안전부 제공

【 원주=안태호 기자】 66km. 강원도 춘천과 원주 사이의 직선거리다. 차로만 1시간20여분이 걸린다. 이같은 물리적인 거리로 인해 접점을 찾기 어려운 춘천의 사회적기업과 원주의 공공기관이 만나 지역문제 해결에 나섰다. 발달장애인을 지속적으로 고용해 자립을 도운 '네이처앤드피플(NNP)'과 원주 혁신도시의 '대한석탄공사'가 그 주인공이다.
두 기관은 행정안전부가 추진 중인 '지역혁신포럼'에서 만나 원주 지역 발달장애인 자립을 위한 첫걸음을 내딛었다.

지난 15일 오후 두 기관 협업의 결실인 발달장애인 자립지원 카페 '카페더피플' 개소식이 진행된 원주시 대한석탄공사를 찾았다. 평소 조용했던 공사 본사 1층 로비는 카페 개소식 축하를 위해 방문한 내외빈들로 북적였다. 진영 행정안전부 장관도 참석해 발달장애인들의 새 출발에 힘을 실었다. 진 장관은 "사회적 경제를 이야기할 때 '자선은 가난에 대한 해답이 아니다. 자립을 지원해야한다'라는 말이 있다"며 "지역혁신포럼을 통해 이같은 훌륭한 사회적 가치를 이뤄낼 수 있다고 생각한다. 카페 개소식을 진심으로 축하한다"고 격려했다.

■강원혁신포럼의 결실 '자립지원카페'

공사 로비 직원 휴게실을 개조해 만든 카페에서는 발달장애인 바리스타 김동일 씨(22)와 박은진 씨(21)가 카페 스태프들을 도와 분주히 음료를 제조하고 있었다. 다소 서툴고 느렸지만 주어진 일은 막힘없이 처리했다. 두 사람 모두 장애인고용공단 강원지사 채용지원 프로그램에 합격해 바리스타로 일하게 됐다.

NNP는 춘천의 디자인광고 회사로 발달장애인들을 꾸준히 채용해왔다. 총 직원 28명 중 13명이 발달장애인이다. 카페에서 만난 김찬중 NNP대표이사는 "발달장애인들은 업무적성만 맞아 떨어진다면 일반인보다 집중력이 높아 더 높은 업무 효율성을 보여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유정배 대한석탄공사 사장은 "공사 업무 특성상 장애인 고용이 어려운 상황이다. 이번 지역혁신포럼을 통해 지역사회에 공헌할 수 있게돼 보람을 느낀다"고 말했다.

NNP는 바리스타교육과 카페 운영을 전담하고 대한석탄공사는 1층 로비공간을 무료 제공하고 NNP와 8000만원 상당의 물품 공급 계약을 맺어 카페 운영비를 지원하고 있다.

■주민 주도 지역문제 해결 플랫폼 구축

두 기관을 이어준 '지역혁신포럼'은 지역주민들이 주도하고 민·관이 협업하는 새로운 지역사회 문제 해결 통합 모델이다. 특히 혁신도시에 이주한 공공기관이 참여한다는 점이 차별점이다. 사회적기업, 시민단체, 마을협동조합 등 주민들이 지역문제 해결을 위한 아이디어를 제공하고 공공기관이 협업할 수 있는 플랫폼을 만드는 것이 핵심이다. '카페더피플'도 지난해 '강원혁신포럼'에서 선정한 21개 과제 중 하나다.

■올해 경남·광주 등 4곳 추가 선정

행안부는 지난해 대구광역시와 강원도에서 시범적으로 진행된 지역혁신포럼 확대를 위해 올해 경상남도, 광주광역시, 대전광역시, 충청북도를 추가 사업 지역으로 선정했다. 강원·원주를 포함한 6개 지역에서 올해도 주민들과 공공기관이 머리를 맞대고 지역문제 해결을 위한 대장정에 나선다.


행안부는 지역혁신포럼을 더욱 단단히 다지고 지역문제 해결의 플랫폼으로 뿌리내리게 하기 위한 포럼 제도화를 진행한다. 공공기관 경영평가에 지역혁신포럼을 통한 사회적 가치 지표를 추가해 가점을 부여하고 자치단체 표준 조례안도 마련·배포하기로 했다.


김학홍 행안부 지역혁신정책관은 "지역의 문제는 주민과 지자체, 공공기관이 협업과 참여를 통해 지역에서 해결하는 모델을 만든다는 마음으로 6개 지역의 혁신포럼을 지원할 계획"이라며 "지역혁신포럼이 지역 문제를 해결하고 주민들이 체감하는 성과를 낼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eco@fnnews.com 안태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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