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정치일반

47일째 이어지는 내홍에 '식물정당'된 바른미래당

뉴스1

입력 2019.05.20 16:15

수정 2019.05.20 16:15

오신환 바른미래당 원내대표가 20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제98차 최고위원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2019.5.20/뉴스1 © News1 임세영 기자
오신환 바른미래당 원내대표가 20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제98차 최고위원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2019.5.20/뉴스1 © News1 임세영 기자


孫, 당권파 당직 인선에 퇴진파 반발…최고위 마비상태 지속
정치갈등 격화에 좁아진 중간지대…吳 "호프회동 조율할 것"

(서울=뉴스1) 이형진 기자 = 바른미래당의 내홍이 지난 4·3 보궐선거가 끝난 직후부터 20일까지 47일째에 이르면서 사실상 '식물정당'이 된 모습이다.

당의 최고 의결기구인 최고위원회는 의결 정족수에 여전히 미달하고 있고, 여야 갈등상황에서도 이렇다 할 캐스팅 보트 역할도 제대로 보이지 못하고 있다.

바른미래당의 최고위원회의는 이날도 파행을 겪었다.

손학규 대표는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당내 퇴진파 최고위원들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정책위의장 채이배·사무총장 임재훈·수석대변인 최도자 의원을 임명했다.
당헌당규에는 정책위의장 임명을 위해 최고위원들과 협의해야 한다고 봤지만, 이미 사전에 협의가 됐다고 본 것이다.

이에 퇴진파 최고위원들은 비공개회의 중간에 회의 자리를 박찼다. 바른미래당의 최고위는 벌써 한달 반이 넘도록 당의 제대로 운영되지 않는 것이다.

손 대표는 지명직 최고위원과 이번 정책위의장까지 당권파 인사로 임명을 강행했지만, 여전히 의결정족수는 이르지 못한다. 당내 일각에서는 손 대표가 자신을 향한 퇴진 요구가 높아지자 주요 당직을 이른바 '당권파'인사로 구성하면서 방어에 나선 것으로 해석했다.

반면 퇴진파의 '손학규 사퇴' 요구는 더욱 거세질 것으로 전망된다. 바른미래당의 '당무 정상화' 역시 요원하다.

손 대표는 이날 최고위원회의 후 기자들과 만나 당 최고위원회가 의결정족수에 계속 이르지 못하는 상황과 관련해 "앞으로 잘 될 것"이라며 말을 아꼈다.

당내 상황이 이렇게 되자, 당 밖에서의 바른미래당 역할도 위축되는 모습이다.

정치권에선 패스트트랙 정국과 5·18 민주화운동 기념식 등을 지나오면서 갈등이 더욱 격화되고 있다. 여야가 '찬반'으로 나뉘기 쉬운 소재로 대립하자 민심 역시 양극단으로 치닫는 것이다. 이에 중도 진영을 자처하는 바른미래당의 설 자리는 더욱 좁아졌다는 분석이다.

바른미래당이 대안정당 역할을 제대로 하는 것도 아니다. 당내 분열이 계속되는 상황에서 이를 기대하기 어렵다는 지적이다.

다만 오신환 신임 원내대표는 이인영 민주당·나경원 한국당 원내대표과의 이른바 '호프회동' 으로 다시 당의 중재 능력을 부각을 시도할 전망이다.

오 원내대표를 비롯한 3당 원내대표는 이날 오후 여의도 인근의 한 식당에서 '호프회동'을 가질 예정이다.
호프회동은 오 원내대표가 취임 직후 각 당 원내대표를 예방하면서 제안한 회동이다.

오 원내대표는 "저의 첫번째 키워드는 국회 정상화라고 말씀드렸다.
캐스팅 보트를 쥔 3당으로서 주도적으로 제안하고 양당을 설득해 플레이메이커로서 존재감을 보이겠다"며 "오늘의 회동을 구체적인 성과를 내 유능한 조정자로서 조율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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