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대기업

이재용 부회장, 시스템반도체·5G·AI '미래사업' 진두지휘

조지민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9.05.19 17:09

수정 2019.05.19 17:09

기존 주력사업, 전문CEO에 맡기고 시스템반도체·5G·AI 강화 매진
내년까지 AI연구진 1천명 채용
반도체학과·SW아카데미 신설 등 세계 수준 인재 확보 적극 나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지난 4월 30일 삼성전자 화성캠퍼스 부품연구동(DSR)에서 열린 시스템반도체 비전 선포식에서 오는 2030년까지 시스템반도체 분야에 133조원을 투자하겠다고 발표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지난 4월 30일 삼성전자 화성캠퍼스 부품연구동(DSR)에서 열린 시스템반도체 비전 선포식에서 오는 2030년까지 시스템반도체 분야에 133조원을 투자하겠다고 발표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핵심 미래사업을 진두지휘하면서 신성장동력 확보에 매진하고 있다. 이 부회장이 직접 시스템반도체, 5세대(5G) 통신, 인공지능(AI) 등 신산업 비전을 제시하고 사업 확대를 위한 글로벌 행보에도 적극 나서며 또 한번 '초격차'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는 평가다.

■미래사업 경쟁력 강화 매진

19일 재계에 따르면 이 부회장은 최근 급변하는 산업 흐름에 대비한 미래 먹거리 확보에 주력하고 있다. 국내 주요 산업이 중국의 거센 추격에 빠르게 밀려나고 있는 상황에서 새로운 영역으로 확장과 도약은 선택이 아니라 필수라는 생각이 깔려 있다는 분석이다.
절대 밀리지 않을 것 같았던 일본 소니의 추락이 삼성전자라고 예외일 수는 없다는 판단에서다. 특히 전자업종에서는 4차 산업혁명 등 시대 흐름을 제대로 읽지 못할 경우 언제든지 밀려날 수 있어 고민이 깊을 수밖에 없다.

이에 메모리반도체, 스마트폰, TV·가전 등 기존 주력사업은 김기남 부회장과 고동진·김현석 사장 등 3명의 전문경영인 최고경영자(CEO)에게 맡기고 본인은 시스템반도체, 5G, AI 등 미래 글로벌 경쟁력을 좌우하는 핵심분야에서 전면에 나서고 있다는 것이다.

이 부회장이 지난 16일 일본 도쿄를 방문해 현지 이동통신사 경영진과 5G 사업 협력방안을 논의한 것도 미래사업을 강화하려는 행보의 일환으로 풀이된다.

앞서 지난 1월에도 이 부회장은 올해 첫 공식 사내행사로 경기 수원사업장 5G 네트워크 통신장비 생산라인 가동식에 참석, 경쟁력 강화를 주문했다. 최근엔 '반도체 비전 2030'을 발표하며 시스템반도체 분야에서도 세계 1위를 차지하겠다는 의지를 강하게 드러냈다. AI 분야의 경우도 이 부회장이 직접 지난해 글로벌 사업을 점검한 이후 삼성전자는 미국, 영국, 캐나다, 러시아 등에 '글로벌 AI 연구거점'을 잇따라 구축했다. 이 부회장이 시스템 반도체와 5G, AI 등을 신성장동력으로 삼고 있는 것은 4차 산업혁명의 핵심을 '데이터'와 '데이터 활용'으로 인식하고 있기 때문인 것으로 전해졌다.

■과감한 투자·인재확보 박차

이 부회장이 핵심 미래사업을 진두지휘하면서 삼성전자는 수백조원에 달하는 과감한 투자계획을 추진하고, 세계 수준의 우수인재 확보에도 적극 나서고 있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8월 총 180조원 규모의 중장기 투자계획을 밝히면서 5G, AI, 바이오, 전장부품 등을 '4대 미래성장 사업'으로 제시한 바 있다. 또 지난달엔 오는 2030년까지 비메모리반도체 부문에 총 133조원을 투자하겠다는 계획도 공개했다.

이 부회장은 우수한 인재영입에도 공을 들이고 있다. 삼성전자는 회사의 핵심 가치 가운데 하나인 '인재 제일'을 최우선 경영철학으로 삼고 있다. 실제 삼성전자는 지난 3월 올 들어 AI·빅데이터·로봇 등 신사업 연구인력과 마케팅·디자인 전문가 등 7명의 외부 석학을 영입했다.
또 내년까지 AI 분야 연구개발 인력 1000명 확보, 채용보장 반도체학과 추가 개설, 청년 소프트웨어 아카데미 신설 등의 인재육성 사업도 하고 있다.

재계 관계자는 "삼성전자가 미래사업에 대한 명확한 방향 수립과 전략을 펼치며 경쟁력을 끌어올리고 있다"면서 "기존 주력사업에 안주하지 않고, 신산업에 과감히 도전한 삼성전자의 성공 여부는 한국의 산업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줄 것"이라고 했다.
하지만 이 부회장에 대한 대법원 판결, 최근 잇단 검찰 수사, 미·중 무역분쟁 등 대내외 변수는 삼성에 여전히 부담이 될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 재계 안팎에서 나온다.

gmin@fnnews.com 조지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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