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대통령·청와대

리비아 피랍 남성 구출… 문 대통령, 외교라인 총동원 '진두지휘'

김호연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9.05.17 17:45

수정 2019.05.17 17:45

정의용 안보실장 막후 설명
수시로 보고 받으며 석방 노력.. 美·英·佛 등 우방국과 공조
UAE 왕세제에게 협조 요청도.. "UAE-리비아 국민군 큰 역할 "
청와대는 17일 지난해 7월 리비아 남서부 자발 하사우나 소재 수로관리회사인 ANC 캠프에서 무장괴한에게 납치된 우리 국민 주모씨가 피랍 315일 만에 무사히 석방됐다고 발표했다. 사진은 작년 8월 1일 리비아 유력 매체인 '2018뉴스' 페이스북 계정에 게시된 영상 속 주씨(왼쪽 두번째). 연합뉴스
청와대는 17일 지난해 7월 리비아 남서부 자발 하사우나 소재 수로관리회사인 ANC 캠프에서 무장괴한에게 납치된 우리 국민 주모씨가 피랍 315일 만에 무사히 석방됐다고 발표했다. 사진은 작년 8월 1일 리비아 유력 매체인 '2018뉴스' 페이스북 계정에 게시된 영상 속 주씨(왼쪽 두번째). 연합뉴스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이 17일 청와대에서 리비아 피랍 한국인에 대한 브리핑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이 17일 청와대에서 리비아 피랍 한국인에 대한 브리핑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리비아에서 무장괴한에 납치됐던 한국인 1명이 300여일 만에 석방됐다. 문재인 대통령이 수시로 관련 보고를 받으며 조기 석방을 사실상 진두지휘한 것으로 전해졌다.


정의용 청와대 안보실장은 17일 브리핑을 갖고 "지난해 7월 6일 리비아 남서부 '자발 하사우나' 소재 수로관리회사 ANC사 캠프에서 무장괴한 10여명에게 납치된 우리 국민 주모씨(62)가 피랍 315일 만에 우리 시간으로 어제 오후 무사히 석방되었다"고 밝혔다.

문 대통령이 큰 관심을 갖고 석방을 추진했다.

정 실장은 "우리 정부는 지난해 7월 6일 주모씨가 납치됐을 순간부터 특히 문재인 대통령께서 가장 큰 관심을 갖고 조기 석방을 추진해왔다"며 "피랍 직후 청해부대 문무대왕함을 파견해 7월 14일 현지에 도착했고 8월 중순 왕건함과 교체까지 하면서 4개월 가까이 우리 함정이 리비아 인근에 있었다. 피랍 국민을 안전하게 석방하는 데 총력을 견지해왔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정부는 피랍사건 발생 직후 외교부와 국가정보원을 중심으로 '범정부 합동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해 리비아 정부는 물론 미국·영국·프랑스·이탈리아 등 주요 우방국 정부와 공조해 인질 억류지역 위치 및 신변안전을 확인하면서 석방 노력을 기울여왔다.

정 실장은 이어 "한 분의 생명을 구한 것이지만, 우리 정부 외교의 가장 큰 목적 중 하나는 사람의 목숨을 구하는 것"이라며 "문 대통령께서 직접 이 문제 해결을 위해 여러 나라와 협의했고 지난 2월에는 모하메드 UAE 왕세제 방한 때도 특별히 요청했다. 이 과정에서 모하메드 왕세제가 특별히 개인적인 관심을 갖고 이 문제의 해결을 위해 노력했다"고 부연했다.

다만 우리 정부가 리비아 정부 측과 협조를 했던 것과는 별개로 석방은 UAE와 '반정부군'으로 불렸던 리비아 국민군 주도로 이뤄진 것으로 확인됐다.

리비아 피랍국민 사태에 정통한 외교부 당국자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UAE에 따르면 UAE 정부는 리비아 국민군과의 협력을 하는 노력 끝에 피랍국민이 풀려나게 됐다"면서 피랍된 우리 국민이 석방되는 데 UAE와 리비아 국민군의 역할이 컸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정부 대표단의 리비아 현지 방문 및 지난 3월 한·리비아 외교장관 회담 등 리비아 정부와 적극적인 협조 체제를 구축했지만 실제 석방은 정부가 접촉하지 않은 칼리파 하프타르 장군이 이끄는 동부의 리비아 국민군이 나선 끝에 이뤄진 것이다. 정부가 '헛다리를 짚은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 나올 수 있는 부분이다.

한편, 석방된 주씨는 우리 정부에서 신병을 인수해 현지 공관의 보호하에 UAE 아부다비에 안전하게 머물고 있다.
18일 귀국할 예정이다. 현지 병원에서 1차 검진 결과 건강에는 별다른 이상이 없는 것으로 확인되었으며 귀국 후 추가로 정밀검진을 받을 계획이다.


이번 납치 세력은 리비아 남부지역에서 활동하는 범죄집단으로 확인되었으며, 납치경위와 억류상황 등 구체적인 사항에 대해서는 조사를 진행 중이다.

fnkhy@fnnews.com 김호연 강중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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