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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도 무역전쟁 충격 본격화… 2분기 소비·생산 고꾸라져

송경재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9.05.16 17:33

수정 2019.05.16 17:33

4월 소매매출·제조업 생산 위축.. 성장률 전망치도 줄줄이 하향
고용 탄탄 일시적 현상 주장도
미국도 무역전쟁 충격 본격화… 2분기 소비·생산 고꾸라져

미국 경제가 2·4분기 들어 예상치 못한 급락세를 타고 있다. 중국과 무역전쟁 충격에서 자유롭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 소비자, 제조업체들이 위축되는 모습을 보이고 있고 성장률 전망치도 뚝 떨어졌다. 무역전쟁 충격이 본격적으로 나타나는 것 아니냐는 우려와 일시적 현상일 뿐 확대해석할 필요는 없다는 낙관이 혼재한다.

15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 CNBC 등 외신에 따르면 1·4분기 우려를 딛고 깜짝 성장을 기록했던 미국 경제는 2·4분기 들어 다시 둔화 우려가 깊어지고 있다.

■지표 둔화··· 전망 줄줄이 하향

소매부터 생산, 운송에 이르기까지 곳곳에서 파열음이 들린다.
이날 미국 상무부에 따르면 4월 소매매출은 계절조정치가 전월 대비 0.2% 감소했다. 전자제품, 주택 개량용품, 자동차, 자동차 부품 등의 매출이 크게 줄었고 온라인 쇼핑업체들의 매출 역시 급감하면서 매출하락의 주된 배경이 됐다. 일부에서는 세금환급금 규모가 기대를 밑돈 데 따른 반사효과로 보고 있지만 많은 이코노미스트들은 미·중 무역전쟁 불안감에 가계 역시 움츠러드는 신호로 해석하고 있다.

제조업 생산도 큰 폭으로 줄었다. 연방준비제도에 따르면 4월 공장 생산은 전월 대비 0.5% 급감했다. 지난 넉달간 3번째 감소세다. 공장 생산은 1·4분기에도 연율 기준으로 전분기 대비 2.1% 감소세를 기록한 바 있다. 연초 이후 지속적인 제조업 활동 위축은 미국 제조업체들이 무역전쟁, 세계 경기둔화, 강달러로 어려움을 겪고 있음을 시사한다.

MFR의 수석이코노미스트인 조슈아 샤피로는 "제조업지표에 어떤 식으로든 윤색이 가능할 것이라는 생각이 안 든다"면서 "성장은 실종됐다"고 비관했다. 샤피로는 "미국 내수는 상당히 미약하고, 수출수요는 약화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미국 경제활동의 선행지표 역할을 해 전문가들이 늘 주시하는 화물운송 수요 역시 이상 신호를 보내고 있다. 캐스 정보시스템(CIS)이 집계하는 캐스화물지수는 지난달 3.2% 하락, 5개월 연속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CIS는 지수 하락이 "경기전망에 실질적이고 점증하는 위협이 있음을 시사한다"고 우려했다.

■노동흐름 탄탄 과민반응 지적도

경제지표들이 둔화하는 가운데 전문가들의 성장률 전망치도 하향조정이 잇따르고 있다. 경제전망 업체인 매크로이코노믹 어드바이저스는 지표들을 반영해 2·4분기 미국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전망치를 2.1%에서 2%로 떨어뜨렸다. 옥스퍼드 이코노믹스도 1.7%에서 1.6%로 미국 2·4분기 성장률 전망치를 하향했다.

시장에서 가장 큰 주목을 받는 애틀랜타연방은행의 성장률 추적지표인 GDP나우는 2·4분기 성장률이 1.1%에 그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침체 우려를 딛고 1·4분기 3.2% 깜짝 성장세를 보였던 미국 경제가 2·4분기에는 무역전쟁 충격이 본격화하면서 고꾸라질 것이 거의 틀림없을 것임을 시사한다. 이코노미스트들은 1·4분기 수입감소 등의 여파로 생산과 재고가 늘어 소비·투자 위축을 상쇄했던 데 반해 2·4분기에는 그 같은 요인들이 없어 성장세가 낮아질 것으로 예상했지만 최근 하강 폭은 이를 넘어서는 수준이다. JP모간의 마이클 페롤리 수석이코노미스트는 최근 지표들은 "당초 예상했던 것보다 하강 폭이 더 깊을 수 있음을 시사한다"고 말했다.


다만 페롤리는 미국 노동시장이 탄탄한 흐름을 이어가는 한 경제상황을 비관할 필요는 없다고 지적했다. 4월 지표에 과민반응할 필요는 없다는 것이다.
그는 미국 경제가 6월이 되면 사상 최장인 10년 호황을 기록할 것이라고 낙관했다.

dympna@fnnews.com 송경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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