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기고]

경유차 감축보다 균형있는 자동차 정책 필요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9.05.16 16:34 수정 : 2019.05.16 16:34
대다수 국민이 지구 온난화의 심각성을 통감하고 있다. 우리 정부 역시 수송부문을 포함한 여러 부문에서 온실가스 감축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최근에는 미세먼지가 국민을 힘들게 하고 있다. 이에 따라 미세먼지 배출 저감을 위한 정책이 다각적으로 발표되면서 과거 '클린디젤'로 주목받던 경유차가 천덕꾸러기로 전락하는 모양새다.

정부는 경유차 감축을 위해 경유세 인상, 경유차 도심진입 통제 등의 정책을 검토 중이다. 반면 전기차를 비롯한 친환경차 지원정책은 강화하고 있다. 이런 정부의 움직임에는 소비자의 경유차 구매동인을 친환경차로 전환시키겠다는 의도가 내포돼 있다. 그럼 여기서 전기차, 수소차, LPG차의 온실가스 및 미세먼지 배출 저감효과를 따져볼 필요가 있다. 우선 전기차는 주행 시 미세먼지 및 온실가스 주범인 이산화탄소 배출이 전무한 탓에 친환경차로 불린다. 하지만 조금 더 깊게 들여다보면 전기차는 친환경이라는 명칭을 붙이기 어렵다. 그 이유는 첫째, 전기차의 연료인 전기 생산과정이 친환경적이지 못하다. 특히 우리나라 전력믹스는 이산화탄소 배출이 가장 많은 석탄화력의 발전비중이 40%로 가장 높고, 재생에너지는 7%에 불과하다. 둘째, 전기차 생산과정이 친환경적이지 못하다. 전기차 생산과정에서 발생하는 이산화탄소 배출량은 경유차를 비롯한 내연기관차보다 많다.

최근 각광받고 있는 수소차와 LPG차를 살펴보자. 온실가스 배출 저감 측면에서 수소차는 전기차보다 확실히 효과적일 것이다. 그러나 수소차의 충전인프라 부족과 현재의 기술력 등을 감안할 때 보급에는 오랜 시간이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따라 휘발유, 경유차와 전기차, 수소차의 징검다리로 최근 정부가 꺼내 든 카드는 LPG차다. 하지만 LPG차 또한 온실가스와 미세먼지를 배출하는 것은 분명한 사실이다.

보조금을 통한 친환경차 확산 유도에 대해서도 살펴보자. 소비자는 새로운 자동차 구매 시 현재 보유하고 있는 자동차의 특성을 기준점으로 판단하게 마련이다. 따라서 보조금을 통해 내연기관차와 친환경차의 구매가격 차이가 줄어든다고 하더라도 충전인프라, 주행가능거리, 최대출력 등을 고려할 때 기존 내연기관차들은 친환경차에 비해 여전히 높은 경쟁력을 가질 것이다. 즉 보조금 효과는 미미할 가능성이 있다. 보조금보다는 오히려 충전인프라 구축과 기술력 확대에 중점을 두는 것이 효과적일 것이라는 연구 결과도 있다.

내연기관차 판매금지 등 좀 더 강력한 정책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들린다. 그러나 이는 참으로 위험한 발상이다. 선진국 중에서도 자동차 강국들은 여전히 내연기관차산업을 중시하고 있다. 독일의 앙겔라 메르켈 총리는 내연기관차 퇴출 시 많은 일자리가 위협받을 것을 우려해 경유차를 과도하게 경계하는 일부 환경단체에 경고를 보내고 있다. 일본과 미국 역시 첨단 내연기관차 기술개발에 여전히 많이 노력하고 있다.
해외에서 경유차 퇴출정책이 본격화되고 있다고는 하지만, 내연기관차 퇴출을 발표한 나라는 전기 생산 시 이산화탄소 배출이 적거나 자동차를 생산하지 않는 곳들이다.

단기에 초점을 맞춘 특정 기술의 선택과 집중은 다양한 유종의 차들이 공존하는 상황에서 우리나라 자동차 기술경쟁력을 저해하는 결과를 가져올 수 있다. 경유차 감축 로드맵과 같은 대책보다는 기존 내연기관차와 친환경차의 경쟁력을 함께 높일 수 있는 장기적이고 균형적인 자동차정책 및 연구개발 투자가 절실히 필요한 시점이다.

이종수 서울대 기술경영경제정책과정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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