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국회·정당

손학규 "계파주의에 굴복 안해"..安·劉계 사퇴압박 '정면돌파'

김규태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9.05.16 16:41

수정 2019.05.16 17:33

함께 회의실로 향하는 손학규와 오신환 (서울=연합뉴스) 김인철 기자 = 바른미래당 손학규 대표(왼쪽)와 오신환 원내대표가 16일 오후 여의도 국회에서 비공개 만남을 위해 회의실로 이동하고 있다. 2019.5.16 yatoya@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사진=연합 지면화상
함께 회의실로 향하는 손학규와 오신환 (서울=연합뉴스) 김인철 기자 = 바른미래당 손학규 대표(왼쪽)와 오신환 원내대표가 16일 오후 여의도 국회에서 비공개 만남을 위해 회의실로 이동하고 있다. 2019.5.16 yatoya@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사진=연합 지면화상
손학규 바른미래당 대표는 16일 오신환 신임 원내대표가 자신의 사퇴를 압박하고 있는 것과 관련해 "계파 패권주의에 굴복해 퇴진하는 일은 절대 없을 것"이라고 했다.

당내 안철수계·유승민계가 연합해 현 지도부 체제 전환을 요구하는 것을 '계파 패권주의'로 규정하고 정면 돌파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낸 것이다.

오 원내대표도 물러서지 않겠다는 입장을 밝히면서 국민의당 호남계와 안·유 연합체제 간 대립 구도가 한층 격화될 전망이다.

손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기자간담회를 열어 "많은 사람들이 손학규, '이제 퇴진하는 것이냐'라고 묻고 있다"면서 이같이 밝혔다.


손 대표는 오 원내대표가 자신의 사퇴를 공약으로 내건 데 대해선 "어제의 원내대표 선거는 국회의원 대표를 뽑는 선거였지, 당의 대표를 뽑는 선거가 아니었다"며 사퇴 주장에 정당성이 없다는 점을 강조했다.

특히 유·안계가 자유한국당과 통합 혹은 연대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제기하며 "당이 수구 보수 세력에 허망하게 넘어가지 않도록 정치적 명운을 걸고 지키겠다"고 명확히 했다.

손 대표는 당 대표 권한을 전적으로 이용해 위기 국면을 돌파하겠다는 판단이다. 공석인 당 사무총장에 임재훈 의원을, 정책위의장에 채이배 의원을, 수석대변인엔 최도자 의원을 임명하는 등 속도감 있게 인사를 진행할 것으로 전해졌다.

측근을 주요 직책에 대거 중용하겠다는 것이다.

손 대표는 이날 오후 오 원내대표와 당선 이후 처음 회동한 자리에서 오 원내대표의 퇴진 요구에 대해 강력하게 거부 의사를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당내에선 손 대표의 상황이 녹록치않다는 분석이 나온다.

오 원내대표를 선두로 수적으로 과반 이상을 차지하고 있는 안·유계 의원들이 손 대표 퇴진을 지속적으로 압박하고 있기 때문이다. 당장 오 원내대표는 손 대표의 사무총장 인선 등에 대해 반발할 가능성이 높다.

손 대표가 주재하는 최고위원회의도 무력화될 수 있다. 오 원내대표와 하태경·권은희·이준석·김수민 최고위원은 손 대표의 사퇴를 주장하고 있어 최고위원회의의 의결정족수(9명 중 5명)를 채우지 못할 수 있다.

게다가 국민의당 호남계인 주승용 최고위원까지 당내 분란이 격화되자 최고위 불참 가능성을 드러내면서 손 대표는 더욱 고립되는 모습이다.

다만, 양대 계파간 합의를 통해 손 대표가 스스로 퇴진할 수 있도록 명분을 만들어줄 수 있다는 관측도 있다.


한 최고위원은 기자와 통화에서 "(오 원내대표에게) 당장 퇴진하라는 것은 맞지 않는다고 했다"며 "(가칭) 혁신위원회에 전권을 주고 어떻게 할 것인가 논의하면 최소한 2~3개월 지나게 될 것이고, 그때까지 안정적으로 (당 대표 거취를) 논의해서 따르는 게 맞지않겠느냐. 그래도 (거취 표명이) 없다면 우리쪽(호남계)도 손 대표에게 건의할 생각이라고 전했다"고 했다.

integrity@fnnews.com 김규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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