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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탱크' 최경주, "전가람 선수 '나이스 버디'만 외치고 왔다"

정대균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9.05.16 17:30

수정 2019.05.16 17:43

SKT오픈 첫날 아이언샷 난조로 중위권
'아들뻘' 동반자 전가람, "인상적 선수" 극찬 
16일 인천 영종도 스카이72 골프 앤 리조트 하늘코스에서 열린 KPGA 코리안투어 SK텔레콤오픈 1라운드에서 1언더파로 경기를 마친 최경주가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사진=SK텔레콤
16일 인천 영종도 스카이72 골프 앤 리조트 하늘코스에서 열린 KPGA 코리안투어 SK텔레콤오픈 1라운드에서 1언더파로 경기를 마친 최경주가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사진=SK텔레콤
【인천=정대균골프전문기자】"샷감은 좋았지만 퍼트가 생각처럼 안됐다."
'한국산 탱크' 최경주(49·SK텔레콤)가 아쉬움을 나타냈다. 최경주는 16일 인천 영종도 스카이72 골프 앤 리조트 하늘코스(파71)에서 열린 한국프로골프(KPGA) 코리안투어 SK텔레콤오픈(총상금 12억원) 첫날 1라운드에서 보기 2개에 버디 3개를 잡아 1언더파 70타를 쳤다.

경기를 마친 뒤 최경주는 "전가람 선수 나이스 버디만 하고 왔다.
재미있게 쳤다. 퍼트는 생각처럼 안돼서 아쉽지만 연습을 더 해야겠다"며 "샷은 전반적으로는 좋았다. 썩 나쁘지는 않았지만 스코어와 연결되는 퍼트에서 실수가 있었다. 그린을 잘못 읽었고 오후에 그린이 빨라질 줄 알았는데, 그렇지 않았다. 경기에 요령이 없었던 것 같다"고 아쉬움을 나타냈다.

그는 대회 첫날 선수들의 스코어가 좋은 이유에 대한 자신의 생각을 밝혔다. 그는 "그동안 경기를 많이 했는데 이렇게 코스 관리가 잘 된 것은 처음이다"며 "코스 상태를 최상으로 끌어 올려주니 선수들이 마음껏 스핀도 주고, 퍼팅도 할 수 있는 조건이 된 것 같다. 경기력을 높일 수 있는 최상의 조건이었다"고 코스에 대한 극찬을 아끼지 않았다.

그는 부진 이유로 그린으로 가까워지면서 떨어진 제구력을 꼽았다. 최경주는 "홀컵과의 거리가 평균 25~30피트, 버디보다 파를 할 확률이 높았다"면서 "연습을 더 해서 근육 턴이 제대로 돼 핀 쪽으로 가기 시작한다면 그만큼 많은 찬스가 오리라 믿는다. 내일부터는 부지런히 핀을 공략해보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동반 플레이를 펼친 아들뻘 후배 전가람(24)에 대한 극찬도 아끼지 않았다. 전가람은 이날 보기는 1개로 줄이고 버디 8개를 쓸어 담아 7언더파 64타를 쳐 재미동포 김찬(29)가 함께 공동 선두에 자리하며 지난주 휴온스 셀러브리티 프로암에 이어 2주 연속 우승 기회를 잡았다. 최경주의 장남 호준군보다 2살 많아 그야말로 아들뻘인 셈이다.

최경주는 "아들 또래인 젊은 친구가 굉장히 붙임성이 좋았다. 자기 플레이 다 하면서 예전에 보아왔던 젊은 친구들보다 여유가 많이 느껴졌다"면서 "최근 많은 선수들을 봤는데, 상당히 인상적이었다. 퍼트도 잘했지만 아이언샷이 쳤다 하면 핀으로 향했다. 오래간만에 굉장히 좋은 친구를 봤다"고 칭찬했다.

그는 이어 "볼 컨택 능력이 남다른 것 같다. 소리를 들어 보면 아는데 아이언샷 칠 때 정말 정확하게 들어가는 소리를 오랜만에 들었다. 속으로 '잘 유지하면 좋겠다'고 생각했다"면서 "내가 그 나이 때에는 70대 후반 타수를 쳤었을 정도로 형편없었다. 전가람은 미래에 많은 골프 팬들에게 좋은 인상을 심어줄 선수가 될 것 같다"고 치켜 세웠다.

최경주는 지난 13일 끝난 미국프로골프(PGA)투어 AT&T 바이런 넬슨 챔피언십에서 생애 첫 승을 거둔 후배 강성훈(32·CJ대한통운)과의 뒷이야기도 털어 놨다. 그는 "(강)성훈이가 전화왔을 때, 거리 퍼트 칩핑 다 잘되고 있으니 자기 스스로를 남과 비교하지 말아라. 기도하면서 자기 골프를 쳐라 조언했다"고 말했다. 상대도 실수를 할 때가 있기 때문에 스스로를 편하게 만들 수 있다면 그것이 최고의 무기라고 생각해서다.

그는 PGA투어서 활동중인 후배들 중에서 5승 이상을 거둘 선수들이 많다고 했다. 최경주는 "가능성은 굉장히 높다. 후배들이 생각보다 훨씬 잘하고 있다"고 했다. 그는 장비와 피지컬 요인도 있지만 게임 자체가 10년전과 완전히 달라진 것을 그 이유로 꼽았다. 다시말해 10년 전에는 앞에 워터 해저드가 있으면 잘라 가는 게 트렌드였지만 지금은 해저드가 있건 없건 간에 드라이버로 공격적 플레이를 한다는 것.

그는 남은 사흘간 최선을 다해 후배들과 좋은 경기를 펼치겠다는 각오도 밝혔다. 최경주는 "하루하루 차곡차곡 점수를 쌓아가야할 것이다. 날이 갈수록 컨디션이 좋아질 것 같다. 4~5개 정도 줄이면 '톱10' 가능성이 충분히 있다고 생각한다"면서 "내일을 위해서 오늘 잘 쉬고 준비를 잘 하겠다. 바로 연습 그린으로 가서 놓친 그린 스피드를 빨리 되찾도록 하겠다. 컨디션 조절 잘해서 후배들과 좋은 경쟁 잘 할 수 있도록 준비하겠다"고 했다.

올해로 23회째를 맞는 이 대회에 19번째 출전으로 최다 출전 기록을 보유한 최경주는 "백스윙 안될 때까지 출전할 생각이다. 이 대회만 오면 에너지를 얻고 간다. 미국 가서도 경기력에 큰 도움이 된다.
후배들 보면 기운나고, 어른들 보면 옛날 생각나는 그런 대회다"고 대회 최다 출전 이유를 설명했다.

그는 국내 남자골프 발전을 위해 PGA투어에 진출한 선수들이 국내 대회에 가끔씩 출전하는 것이 어떻겠느냐는 질문에 "나는 가급적 상하반기 한 차례씩 1년에 두 차례는 출전하려고 한다.
미국가서 후배들과 그 내용을 협의해 보겠다"고 말했다.

golf@fnnews.com 정대균 골프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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