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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집값 '보합'이 대세… "상승반전도 추가하락도 없다"

서혜진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9.05.15 18:20

수정 2019.05.15 18:20

전문가들 "서울 집값 움직임 無"
금리 인상 위험 사라진데다 공공택지·SOC보상금 풀려
정부 계단식 하락전망과 대조
서울 부동산 시장에서 '눈치보기 장세'가 지속되고 있는 가운데 향후 가격 방향성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실제 최근 강남권 재건축 단지를 중심으로 급매물이 팔린 뒤 호가가 오르면서 주택시장 바닥론이 고개를 들고 있다. 시장을 중심으로 9·13 대책으로 얼어붙었던 집값이 서서히 회복 국면으로 돌아서고 있는게 아니냐는 분석도 나온다. 이는 집값이 하향 안정세를 보이고 있으며 집값이 계단처럼 더욱 더 내려갈 것이라는 정부의 진단과 정반대되는 것이다.

일단 전문가들은 국내와 해외 경기 상황 등 집값에 영향을 줄 요소들이 많아 집값이 본격 상승으로 방향을 틀기는 힘들다고 전망했다.

■강남 재건축 단지 중심 집값 꿈틀?

15일 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송파구의 대표적인 재건축 단지인 잠실 주공5단지의 급매물이 지난 3~4월 25건 이상 팔리며 호가가 올랐다.


전용면적 76㎡의 경우 지난 3월 16억2000만원에서 팔리기 시작해 현재 18억2000만원선으로 올랐다. 지난해 최고가 19억2000만원에서 3억원이 떨어졌다가 다시 2억원이 회복된 모습이다.

강남구의 대표 재건축 단지인 대치동 은마도 최근 급매가 빠르게 팔려나가면서 전용면적 76.79㎡의 호가가 17억원까지 올랐다. 9·13대책 이후 15억원대 급매물이 소진되며 반등한 것이다.

이 두 단지의 재건축 조합이 최근 서울시를 상대로 재건축 인허가 절차 이행을 촉구하는 시위를 벌이면서 재건축 속도가 빨라질 것이라는 기대감이 일부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재건축 사업이 지지부진한 강남구 압구정 현대도 지난 4월 30∼40채가 거래됐다.

또다른 재건축 단지인 강남구 개포동 주공1단지 역시 일부 상가·세입자 이주가 모두 마무리되면서 지난달 거래가 늘었다. 올해 저점 대비 1억원 올라 36㎡의 경우 14억2000만원, 42㎡는 16억2000만∼16억5000만원에 호가가 형성됐다.

이같은 움직임이 반영돼 이달초 한국감정원이 조사한 강남구 아파트값은 28주간의 하락세를 멈추고 6개월여 만에 보합으로 전환했다.

■비강남·비재건축 집값 움직임 없어

9·13대책 이후 재건축 단지만큼 가격이 하락하지 않았던 일반 아파트는 거래가 많지 않은 상황이다. 고점에서 많이 내린 재건축에만 일부 대기 수요자들이 움직인 것으로 보인다.

비강남권도 최근 들어 매수 문의가 조금씩 늘면서 급매물이 한두 건 팔렸지만 가격이 뛰는 분위기는 아니라는 게 현지 중개업소들의 설명이다.

마포구 아현동 래미안푸르지오는 최근 84.59㎡가 고점(15억원) 대비 1억4000만원 싼 급매물이 13억6000만원에 팔린 뒤 추격 매수세가 붙지 않았다.

마포구 신수동 신촌숲 아이파크 역시 조망권이 있는 중소형 아파트를 중심으로 저가 매물만 한두 건씩 팔린다는 게 현지 중개업소의 설명이다.

용산구 한강로2차 벽산메가트리움 전용 84㎡ 역시 지난해 최고가(13억5000만원) 대비 1억원 이상 낮은 12억3000만원짜리 급매물이 나와 있지만 거래가 이뤄지지 않고 있다.

■전문가 "보합세 유지가능성 크다"

전문가들은 집값이 상승세로 돌아선 것이 아니다면서도 추가 하락할 가능성도 낮다고 진단했다.

김규정 NH투자증권 부동산전문위원은 "경기침체로 올해 금리 인상 리스크가 사라졌고 공공택지나 사회간접자본(SOC) 사업의 보상금도 풀린다"며 "한동안 가격이 떨어지지는 않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집값이 상승 전환할 가능성 역시 낮은 것으로 전문가들은 풀이했다.
다주택자 규제가 강화돼 있어 추가매수 여건이 안된다는 까닭에서다. 내년부터는 1주택자도 2년 거주해야 양도세 장기보유특별공제 혜택을 받을 수 있기 때문에 거주가 어려운 절세 매물이 올해 하반기부터 나올 수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예상이다.


신한은행 이남수 부동산투자자문센터장은 "7월과 9월에 재산세, 12월에 종합부동산세가 나오면 늘어난 공시가격 인상에 따른 보유세 증가가 체감될 것"이라며 "저가 매물은 꾸준히 팔리겠지만 거래량이 제한적이어서 가격 상승 압력도 높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sjmary@fnnews.com 서혜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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