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직수장 정조준… 檢·警 수사권조정 대리전 되나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9.05.15 17:45 수정 : 2019.05.15 17:45

檢, 前경찰청장 2명 영장청구에 警, 김수남 前총장 등 입건 맞불

박근혜 전 대통령 시절 국회의원 선거에 불법 개입한 혐의를 받는 강신명(오른쪽), 이철성 전 경찰청장이 15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받기 위해 법정으로 향하고 있다. 연합뉴스
수사권 조정안을 둘러싸고 대립하던 검찰과 경찰이 전직 수장을 타깃으로 수사를 진행하고 있다.

검찰이 강신명 전 경찰청장과 이철성 전 경찰청장에 대해 구속영장을 청구한 데 이어, 경찰은 김수남 전 검찰총장 등 고위 검사 4명을 입건했다. 검·경 모두 '수사권 조정 등 현재 상황과는 무관하다'는 입장이지만, 팽팽한 신경전을 벌이고 있는 두 수사기관의 구도에 영향을 줄 것이란 조심스러운 전망도 나온다.

■검경, 전직 수장 타깃 수사

서울지방경찰청 지능범죄수사대는 임은정 청주지검 충주지청 부장검사의 고발을 토대로 김 전 총장, 김주현 전 대검 차장, 황철규 부산고검장, 조기룡 청주지검 차장 등 4명을 직무유기 혐의로 입건했다고 15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이들은 지난 2016년 부산지검 소속 A검사가 사건 처리 과정에서 민원인이 낸 고소장을 위조한 사실을 적발하고도 별다른 징계 조치 없이 무마한 혐의를 받는다. A검사는 고소인이 문제를 제기하자 같은해 6월 사표를 냈다.

임 부장검사는 이 건에 대한 대검찰청의 감찰을 요구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자, 지난 4월 19일 서울경찰청에 당시 검찰 수뇌부를 직무유기로 고발했다.

해당 사건을 수사하고 있는 경찰 관계자는 "지난달 30일 지능범죄수사대에 배당됐으며, 고발 사건이기 때문에 정식 접수하면 자동으로 피의자가 입건이 된다"며 "이에 따라 수사하고 있는 것으로, 시기와는 관계가 없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검찰이 강 전 청장과 이 전 청장에 대한 구속영장을 청구한 것에 '맞불 작전'을 펴고 있는 것은 아니냐는 추측도 나오고 있다.

앞서 서울중앙지검 공안2부는 지난 10일 당시 경찰청장과 경찰청 차장을 지내고 있던 강 전 청장과 이 전 청장에 대해 공직선거법 위반 및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혐의를 적용해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지난 2016년 제20대 총선 당시 '친박(친박근혜)'을 위한 '비박(비박근혜)' 정치인 동향과 판세분석 등 맞춤형 선거정보를 수집하고 대책을 수립하는 등의 행위를 한 혐의다.

전직 수장 2명의 구속영장이 동시에 청구되자, 경찰 내부에서는 검·경이 대립하는 상황에서의 의도적인 '망신주기'라는 불만을 내비치기도 했다.

■검경 "수사권 조정과 무관"

검찰도 시기와는 무관하다는 입장이다. 검찰 측은 "사건처리 시점을 임의로 조정한 사실이 없다"고 밝힌 바 있다.


그러나 양대 수사기관의 수사권 조정을 둘러싼 대립 구도를 감안하면, 사실상 두 조직 간의 맞대결로 보일 수 밖에 없다는 분석이 나온다. 한편 수사권 조정안을 둘러싼 양 수사기관의 기싸움은 계속 이어지고 있다. 전날 민갑룡 경찰청장은 직접 내부통신망에 글을 올리고 "수사권 조정은 형사사법에서의 반칙과 특권을 없애라는 국민의 요구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평가했다.

bhoon@fnnews.com 이병훈 박지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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