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긴장 끌어올리는 北, 눈돌리는 美…비핵화 장기전 돌입

뉴스1

입력 2019.05.14 16:46

수정 2019.05.14 16:57

© News1 김일환 디자이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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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한미연합훈련" 비난…저강도 도발 지속 전망
美, 북한 대신 中·이란 압박 강화…'판 관리'

(서울=뉴스1) 배상은 기자 = 북한이 사실상의 탄도미사일 발사행위로 한반도 긴장 수위를 끌어올리는 모양새다.

미국은 이를 신뢰 위반으로 규정하지 않으면서도 북한과 거리를 두는 모습인데, 양쪽 모두 장기전을 염두에 두고 '시간 끌기'에 나섰다는 분석이 나온다.

북한은 14일 대외 라디오 매체 평양방송을 통해 앞서 9일 단거리 미사일 추정 발사체 발사 행위에 대해 "정상적인 훈련계획에 따른 것"이라고 주장하면서 또 한번 한미연합훈련을 저격했다.

하노이 결렬 이후 북러정상회담을 계기로 그간 목매왔던 '제재 완화' 대신 '대미 안전보장'을 선제적으로 요구하며 셈법을 바꾼 듯한 모습을 보여왔던 그간 행보의 연장선상이다.

이에 따라 외교가에서는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당분간 한미연합훈련 중단 등의 체제안전보장 조치를 계속 요구하며 군사적 긴장 수위를 계속 높여갈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대화 시한으로 설정한 연말까지 판을 깨트리지 않은 선의 저강도 도발을 통해 미국의 한계를 계속 시험하면서 협상력을 끌어올리려 할 것이란 관측이다.
특히 한미가 을지프리덤가디언(UFG) 훈련을 대신해 실시하는 '동맹 19-2' 연습 등이 예정된 오는 8월이 한반도 정세 분수령이 될 것으로 보인다.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은 북한의 단거리 발사체 발사 이튿날인 지난 5일 "모라토리움(동결)은 핵실험과 ICBM(대륙간 탄도미사일)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며 사실상 ICBM 발사를 레드라인으로 설정하고 이번 단거리 미사일 발사를 용인했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이같은 북한의 '벼랑 끝 전술'은 내년 미국 대선 스케줄을 염두에 둔 행보로 보인다. 교착 국면이 계속되는 가운데 내년부터 대선 모드가 본격화되면 비핵화 협상에 동력이 빠지는 것은 사실상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연말 시한도 이러한 일정을 감안해 미국은 그 전에 태도를 바꿔야한다는 일종의 '배수진' 차원으로 풀이된다.

미국 역시 그간 "시간은 우리편"이라며 공개적으로 장기전을 준비해왔다.
일각에서는 미국이 북한의 도발 행위는 문제삼지 않으면서 최근 중국과 이란에 대해서는 압박 수위를 최고조로 올린 것도 내년 대선을 의식, 일단 북한 문제는 '현상 유지' 로 관리하려는 의도가 엿보인다는 분석도 나온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간 북한 핵 미사일 동결을 자신의 업적으로 내세워왔다.
대선이 가까워지면서 북한 문제가 각각 무역·석유 관련 첨예한 이해관계가 얽혀있는 중국, 이란에 비해 트럼프 대통령의 우선순위에서 밀려나고 있다는 진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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