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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전하는 중소건설사…4·5월 청약미달 17곳 중 16곳

뉴스1

입력 2019.05.14 07:20

수정 2019.05.14 07:20

© News1 최수아 디자이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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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택 시장 불확실성 커지자 청약 양극화 심화
브랜드 인지도 낮고 입지 약한 중소업체 청약 참패

(서울=뉴스1) 국종환 기자 = 분양시장의 청약 양극화가 고착화되면서 중소 건설사들의 시름이 더 깊어지고 있다. 지난달부터 이달까지 청약 미달이 발생한 17개 단지 중 94%가 넘는 16개 단지가 중소건설사 아파트인 것으로 나타났다.

대형 건설사의 경우 입지와 브랜드 파워를 내세워 청약시장에서 나름대로 선방하고 있지만 상대적으로 조건이 열악한 중소업체들은 수요자의 외면을 받고 있다.

14일 금융결제원 아파트투유 분양정보를 분석한 결과 4월~5월(13일 기준)까지 청약을 진행한 41개 단지 중 17곳이 순위 내 마감에 실패했다.

청약 마감에 실패한 17개 단지에서 공급된 물량은 7711가구(특별공급 제외)로 이 중 절반에 가까운 3593가구가 주인을 찾지 못했다.

청약 미달 단지를 시공사별로 나눠보면, 17곳 중 94.1%인 16곳이 시공능력평가 10위권 밖에 있는 중소 건설사 분양 아파트였다.
시공능력평가 10위권의 대형 건설사 아파트는 1곳에 불과했다.

정부의 청약·대출 규제가 강화되고 주택시장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입지가 좋고 미래가치가 높은 소위 '될만한 곳' 위주로 청약통장이 몰리는 청약 양극화가 굳어지고 있다.

특히 중소 건설사 아파트의 경우 브랜드 인지도나 입지가 상대적으로 약한 데다, 회사가 경영상 문제로 문이라도 닫게 되면 집값이 떨어질 리스크가 있어 수요자들이 덜 선호한다는 것이 분양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우방이 경기도 화성에 분양한 '화성 우방 아이유쉘 메가시티 1·2단지'는 지난주 1·2순위 청약을 진행한 결과 1152가구 모집에 297명만 접수해 무려 855가구가 미달됐다. 미달 물량은 전체의 74.2%에 달한다.

화성 우방 아이유쉘 사업부지는 미분양관리지역인 화성시 내에서도 비인기 지역인 데다, 분양가도 주변 시세보다 높다는 평가를 받으면서 모델하우스 오픈 당시부터 미분양 우려가 제기됐다. 우방이 앞서 화성에서 분양한 아파트 단지의 부실시공 논란도 청약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앞서 지난달 대방건설이 인천 검단신도시에 선보인 '인천 검단 대방노블랜드 1차' 아파트도 1274가구를 일반분양했는데 93.2%인 1187가구가 청약 미달됐다.
인천은 2기 신도시인 검단의 분양이 진행 중인 상황에서 인근 인천 계양지구와 부천 대장지구가 잇따라 3기 신도시로 지정되면서 공급 과잉 우려가 커지고 있다.

그 밖에 국동물산이 전북 고창군에 공급한 '고창 석정 파크빌 3차'(48가구)와 부성종합건설이 제주 서귀포시에 내놓은 '서귀포 진용 이지빌'(53가구)은 1·2순위 모두 청약신청자가 단 1명도 없어 '청약제로(0)'를 기록했다.


윤지해 부동산114 수석연구원은 "규제 장기화로 주택시장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청약 대기 수요의 선택도 갈수록 신중해지고 있다"며 "입지와 브랜드 파워, 분양가를 꼼꼼히 따지게 되면서 경쟁력이 약한 중소 건설사 아파트는 당분간 고전을 면치 못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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