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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기 지정은 사망선고" 패닉빠진 1·2기 신도시

서혜진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9.05.08 18:27

수정 2019.05.08 18:27

일산 등 신도시 주민들 항의.. "주택공급 과잉 미분양 불보듯"
'지정 철회' 등 국민청원 빗발.. 전문가 "교통대책 마련 시급"
"3기 지정은 사망선고" 패닉빠진 1·2기 신도시

국토교통부가 지난 7일 경기 고양시 창릉·부천시 대장을 '3기 신도시'로 추가 발표하자 1·2기 신도시 주민들의 항의가 빗발치고 있다. 특히 국토부 발표 직후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고양 일산, 인천 검단, 파주 운정 주민들의 신도시 지정 즉각 철회와 대책 마련을 요구하는 청원이 잇따라 올라오고 있다.

이들은 기존 신도시보다 서울 접근성과 생활 인프라가 우수한 '3기 신도시'로 인구가 빠져나가면서 기존 신도시들이 직격탄을 맞을 것이란 주장한다. 국토부는 교통대책을 꼼꼼히 반영해 기존 신도시 주민들도 도심 접근이 용이하도록 하겠다고 약속했지만 3기 신도시 입주 전까지 주요 교통시설이 갖춰지기 어려울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어 불안감을 잠재우지 못하고 있다.

8일 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말 발표된 남양주 왕숙·인천 계양·하남 교산·과천에 더해 전날 고양 창릉과 부천 대장이 추가로 '3기 신도시'로 지정되자 1·2기 신도시 주민들이 반발하고 있다.

1기 신도시 가운데 고양 일산, 2기 신도시 중에는 인천 검단, 파주 운정3, 화성 동탄2, 김포 한강 등에서 미분양, 집값 하락을 걱정하는 불만이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


실제 부천 대장지구에서 약 8㎞ 떨어진 인천 검단의 경우 지난해 말 서울과 접근성이 더 우수한 계양에 이어 부천 대장까지 3기 신도시로 추가되자 주민들이 패닉에 빠졌다. 서부권 라인에서 보면 검단신도시 7만5000가구, 한들지구 7000가구, 검암택지지구 7500가구, DK지구 2만가구, 계양신도시 1만7000가구, 부천 대장 2만가구 등 반경 10㎞ 거리에 12만가구에 달하는 분양공급이 계획중이기 때문에 미분양은 불보듯 뻔하다는 얘기다.

검단신도시 아파트를 분양받았다고 밝힌 한 시민은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무분별한 공급과잉으로 인천 서구라인은 줄도산나게 생겼다"고 격분했다.

고양 일산은 '사망선고'가 내려졌다는 반응이다. 김현미 국토부 장관의 지역구인 일산은 서울 접근성이 더 좋은 원흥·향동·화정·삼송지구 택지개발로 신규공급이 늘어나고 있는 가운데 서울과 붙어있는 고양 창릉이 3기 신도시에 추가됐다.

일산 주민들은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일자리가 없고 베드타운으로 전락하는 일산신도시에 과잉주택공급으로 인해 더욱 베드타운으로 전락할 위기에 처하고 말았다"며 대책을 촉구했다.


일산과 붙어있는 파주 운정 주민들 역시 국민청원 게시판에 "서울 접근성이 좋은 3기 신도시를 분양받지 서울 접근성도 멀고 현재 베드타운으로 전락한 운정 등을 분양받고 싶은 사람들은 없을 것"이라며 "정부는 경기북부 2기 신도시 주민을 죽이지 말고 3기 신도시 지정 발표를 즉각 철회해달라"고 요구했다.

전문가들은 1·2기 신도시 타격을 완화하기 위해 신속한 교통대책 추진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권일 부동산인포 팀장은 "신규 지정된 신도시에만 교통편을 집중할게 아니라 완료 안된 기존 신도시에도 확실히 마련해 해당 지구에 들어가고자 하는 인구를 잡아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sjmary@fnnews.com 서혜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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