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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르포] "서울 집값 반등? 상승 동력 없어요"

이환주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9.05.06 18:29

수정 2019.05.06 18:29

차분한 강남구 공인중개업소
다주택자 규제로 추가매수 난망
급매·일부 로열층 소진 '일시적'
작년대비 거래량 10분의 1수준
#1. "지난해 5월과 비교해 거래량은 10분의 1수준 이다. 급매로 나온 물건은 싸게, 일부 로얄층 호수는 비싸게 거래되긴 하지만 극히 일부에 불과하고 '대세 상승'은 아니다." (신반포 A 공인중개사무소)

#2. "주공 5단지 전용 76㎡가 지난해 9월 최고 19억2000만원에 거래됐다 이후 16억1000만원으로 3억이 빠졌고, 지난달 17억5000만원에 거래가 됐다. 현재 호가는 18억5000만원으로 올랐지만 거래는 없다." (잠실동 인근 B 공인중개사무소)
서울 반포동, 잠실동 인근 공인중개업소 관계자들은 최근 고개를 들고 있는 서울 집값 '반등설'에 대해 의문을 표시했다. 급매물 소진과 일부 로열동 판매에 따라 거래가 있긴 하지만 상승 동력이 없어 한동안은 현재 상태가 유지될 거라는 전망이다.<div id='ad_body2' class='ad_center'></div> 사진=이환주 기자
서울 반포동, 잠실동 인근 공인중개업소 관계자들은 최근 고개를 들고 있는 서울 집값 '반등설'에 대해 의문을 표시했다. 급매물 소진과 일부 로열동 판매에 따라 거래가 있긴 하지만 상승 동력이 없어 한동안은 현재 상태가 유지될 거라는 전망이다. 사진=이환주 기자


최근 강남을 중심으로 한 서울 집값 '반등설'에 대해 현장의 공인중개업소 관계자들은 '글쎄?'라는 반응을 보였다. 서울 집값 하락세가 다소 수그러든 것은 사실이나 급매물 소진, 일부 로열층 판매에 따른 일시적 변동으로 현재의 안정세가 한동안은 유지될 것이라는 분석이다.

■서울 집값 '반등설' 글쎄

6일 찾은 서울 강남의 반포동, 잠실동 인근 공인중개업소 관계자들은 최근 "서울 집값이 바닥을 찍고 반등하고 있다"는 전망에 대해 의문을 표시했다. 일부 아파트의 경우 지난해보다 최고 1억~2억원 가격이 오르긴 했지만 거래량 자체가 여전히 적고, 상승 동력이 없다는 설명이다.

서울 잠실 아파트의 경우 올 3월 아파트 공시가격 상승폭이 시장의 예상보다 적으면서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주공 5단지 전용 76㎡는 19억2000만원에서 올 3월 16억1000만원에 거래가 됐다. 하지만 4월 들어 17억5000만원에 팔렸고 현재는 18억2000만원~18억5000만원에 매물이 나와 있다.

잠실동 인근 한 공인중개 업소 관계자는 "주공 5단지 전용 76㎡ 거래량도 1월 5건, 2월 6건, 3월 7건, 4월 9건 등 늘고 있다"면서도 "최근 바닥 대비 2억원 가량 오르기는 했지만 바닥을 쳤다고 보기에는 성급한 것 같다"고 말했다.

서울 반포동 래미안퍼스티지 전용 84㎡의 경우 지난달 26억원에 거래된 것으로 알려지며 전고가인 27억원에 근접했다는 말도 나왔다.

이에 대해 반포동 한 공인중개 업소 관계자는 "실제 거래는 2개월 뒤 실거래 공시를 봐야겠지만 해당 물건은 로열동인 111동일 확률이 높다"며 "현재 일반 동 물건은 24억원 수준으로 급매로 나온 물건이 23억원대 초반으로 대세 상승 움직임은 없다"고 귀뜸했다.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지난달 서울 아파트 전체 평균 매매가격은 4개월 만에 8억원 미만으로 떨어졌다. 이는 정부의 규제와 최근 가격을 낮춘 급매물 소진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비강남권도 최근 들어 매수 문의가 조금씩 늘면서 급매물이 한두 건 팔렸지만 가격이 뛰는 분위기는 아니다.

마포구 아현동 래미안푸르지오는 최근 84.59㎡가 고점(15억원) 대비 1억4000만원 싼 급매물이 13억6000만원에 팔린 뒤 추격 매수세가 붙지 않았다. 용산구 한강로2차 벽산메가트리움 전용 84㎡ 역시 지난해 최고가(13억5000만원) 대비 1억원 이상 낮은 12억3000만원짜리 급매물이 나와 있지만 거래가 이뤄지지 않고 있다.

■서울 집값 "상승 동력 없어"

전문가들은 최근 서울 아파트 거래가 증가한 것은 낙폭이 큰 재건축 급매물을 중심으로 대기수요가 움직인 영향이 크다고 분석했다.

여기에 봄 이사철을 맞아 신혼부부 등 계절적 수요가 가세하며 저가 소형 아파트 거래도 늘었다는 설명이다.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4월 서울 아파트 거래 신고건수는 총 2400건이다. 4월 거래량으로는 역대 최저치지만 월별로는 지난해 12월 이후 5개월 만에 최대다. 전문가들은 정부의 부동산 억제 정책이 지속되면서 한동안 '터닝 서프라이즈(급 반등)'는 없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랩장은 "최근 서울 강남구 아파트 주간 가격 변동률이 0%로 하락이 멈추긴 했지만 시장의 추격 매수세나 거래량 회복이 뚜렷하지는 않다"며 "지난달 말 미국이 기준금리 동결을 결정하면서 이자부담 비용이 늘지 않을 것이라는 안도감과 주택 가격 하방 경직성에 따른 효과 정도로 풀이된다"고 말했다.


무엇보다 다주택자에 대한 규제가 강화돼 있기 때문에 추가매수 여건이 안된다는 것이다. 내년부터는 1주택자도 2년 거주해야 양도세 장기보유특별공제 혜택을 받을 수 있기 때문에 거주가 어려운 절세 매물이 올해 하반기부터 나올 수 있다.
국내 경기 회복 여부도 지켜봐야 할 변수로 꼽힌다.

hwlee@fnnews.com 이환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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