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닻오른 이재용 ‘비메모리 1위 비전’.. 첫걸음은 파운드리 제패 [시스템반도체산업 육성]

최갑천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9.04.30 17:35

수정 2019.04.30 17:35

삼성전자 2030 로드맵 구체화.. 7나노 EUV 출하 ‘초격차’ 시동
이 부회장 "확실한 1등 할 것".. 퀄컴·인텔 등 팹리스 아성 공략
닻오른 이재용 ‘비메모리 1위 비전’.. 첫걸음은 파운드리 제패 [시스템반도체산업 육성]

"종합 반도체 강국의 비전, 무거운 책임 느낀다." 삼성전자가 이재용 부회장이 선언한 '2030년 비메모리 1위'의 꿈을 향해 닻을 올렸다. 이재용 부회장은 문재인 대통령 앞에서 '반드시 시스템반도체(비메모리반도체) 세계 1위를 달성하겠다'고 다짐했다.

■7나노 EUV로 파운드리 제패 시동

4월 30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이날 경기 화성 반도체 사업장에서 열린 정부의 시스템반도체 비전 선포식을 통해 갤럭시노트10용 7나노(㎚) 극자외선(EUV) 출하식을 진행했다. 이 자리에는 이재용 부회장이 직접 참석해 문재인 대통령을 수행하며 생산라인을 안내했다. 이로써 이 부회장은 지난해 7월 인도 노이다 스마트폰 공장 준공식 이후 일곱 차례 문 대통령을 공식석상에서 만나게 됐다.
업계 관계자는 "지난달 중순 문 대통령의 비메모리 육성전략 지시와 맞물려 삼성전자가 이 부회장을 주축으로 자체 비메모리 로드맵을 만드는 데 심혈을 기울인 것으로 안다"며 "메모리 중심의 삼성전자 반도체사업 궤도수정과 국가경제에 기여하는 두 가지 측면을 모두 고려한 조치"라고 전했다.

이날 7나노 EUV 출하식은 4월 24일 삼성전자가 발표한 '반도체 2030 비전'의 행사라고 할 수 있다. 삼성전자는 2030년까지 133조원을 투입해 비메모리 세계 1위를 석권하겠다는 로드맵을 공개했다. EUV 기술은 기존 불화아르곤(ArF) 기술보다 반도체 회로를 보다 세밀하게 구현할 수 있어 차세대 미세공정 기술로 여겨지고 있다. 삼성전자는 업계 최초로 EUV 7나노 공정 적용을 위해 EUV 노광장비를 유일하게 제조하는 네덜란드 ASML과 대규모 장비계약을 체결한 것으로 알려졌다. EUV 7나노 공정은 기존 10나노 공정 대비 웨이퍼당 면적은 40% 줄이고 전력효율은 50% 개선해 삼성전자의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경쟁력을 한층 개선시킬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이재용 "시스템반도체 1등 할 것"

이날 이 부회장은 정부의 비메모리반도체 비전 선포식에서 삼성전자와 업계를 대표해 비메모리 강국을 향한 포부를 밝혔다. 이 부회장은 "대통령께서 메모리반도체, 시스템반도체, 파운드리 등 반도체 구체적 이름까지 언급하시며, '종합 반도체 강국'의 비전을 제시하고 '메이드 인 코리아'까지 말씀하실 때 무거운 책임을 느꼈다"며 "지금까지 반도체는 산업의 쌀로 불렸지만 이제 데이터 기반의 4차 산업혁명 시대에는 거대한 세상을 움직이는 작은 엔진이자 우리 미래를 열어가는 데 꼭 필요한 동력이라고 확신한다"고 말했다. 그는 "메모리에 이어서 파운드리를 포함한 시스템반도체 분야에서도 당부하신 대로 확실한 1등을 하도록 하겠다"며 "굳은 의지와 열정, 그리고 끈기를 갖고 꼭 해내겠다"고 강조했다. 특히 이 부회장은 "시스템반도체 산업의 성공을 위해서 사람과 기술에 대한 투자를 더 적극적으로 하겠다"며 "생태계 조성, 상생, 협력도 늘 잊지 않겠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같이 나누고 함께 성장하는 것이야말로 세계 최고를 향한 도전을 멈추게 하지 않는 힘이라는 게 저의 개인적인 믿음"이라고 덧붙였다.

이런 가운데 삼성전자의 2030년 비메모리 세계 정상 등극의 시나리오는 현재 세계 2위인 파운드리 시장을 정복한 이후, 퀄컴, 애플, 인텔 등 미국이 장악한 난공불락의 팹리스(반도체 설계) 분야까지 석권을 목표로 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시장조사기관들에 따르면 세계 주요 비메모리 분야인 모바일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는 퀄컴, 중앙처리장치(CPU)는 인텔, 이미지센서는 소니, 차량용 반도체는 NXP가 각각 독주 중이다. 파운드리 분야는 대만 TSMC가 올 1·4분기 기준 48.1%로 절대강자인 가운데 삼성전자가 19.1%로 추격 중이다.


반도체 업계 관계자는 "현재 비메모리 분야 중에서는 파운드리가 삼성전자의 세계 1위 로드맵에 가장 가까운 영역"이라며 "팹리스 쪽에선 이미지센서, 차량용 반도체, 모바일 AP 분야가 삼성전자의 우선 공략 분야로 꼽을 수 있다"고 말했다.

cgapc@fnnews.com 최갑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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