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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주, 길고양이와의 전쟁 선포.. 200만마리 살처분 계획

이혜진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9.04.27 09:55

수정 2019.04.27 09:55

[사진=픽사베이]
[사진=픽사베이]

호주 정부가 토종 야생동물을 위협하는 길고양이와의 전쟁을 선포했다.

26일(현지시간) 미 CNN은 호주 정부가 2020년까지 야생 고양이 200만마리를 살처분할 계획이라고 보도했다.

퀸즐랜드주는 야생 고양이 한마리당 미화 7달러(약 8100원)의 포상금을 걸기도 했다.

호주가 야생 고양이와의 전쟁을 선포한 것은 이들이 토종 야생동물의 생존에 위협이 되기 때문이다.

호주에 서식하는 포유류의 80%와 조류의 45%는 오직 호주 대륙에서만 볼 수 있는 종들이다.

호주 환경에너지부 대변인은 "길고양이들이 매일 야생 조류 100만마리와 파충류 170만마리를 죽이고 있다"고 말했다.


환경에너지부 멸종위기종 담당관은 "고양이가 포유류 20종을 멸종위기로 몰아넣는 데 큰 영향을 끼쳤다"고 전했다.

그는 "고양이를 미워해서 죽이려는게 절대 아니다"라면서 "우리가 사랑하는, 호주라는 나라를 규정하는 동물을 위해 내린 선택이다"라고 설명했다.

이 고양이들은 17세기 무렵 유럽에서 온 이주민들을 따라 호주에 정착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호주에는 600만 마리 가량의 야생 고양이가 서식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동물애호가들과 환경보호론자들은 호주 정부의 고양이 살처분 계획에 반론을 제기했다.

생태학자인 팀 도허티 호주 디킨대 교수는 "길고양이가 호주 토종동물에 타격을 준 것은 사실이지만 살처분의 과학적 근거는 미미하다"고 주장했다.


그는 "야생동물 서식지 감소 등 더 민감한 원인은 고려하지 않고 고양이를 무작위로 죽이는 것은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비판했다.

#호주 #길고양이 #멸종위기 #살처분

sunset@fnnews.com 이혜진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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