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일반

트럼프 제 발등찍나?…이란 압박은 美경제에도 '악재'

뉴스1

입력 2019.04.25 15:11

수정 2019.04.25 15:11

공급 우려에 따른 유가 상승…美 경제에도 타격
美셰일오일이 상승폭 제한할 가능성도

(서울=뉴스1) 이창규 기자 = 미국이 이란에 대한 압박 강도를 높이면서 원유 공급에 차질이 빚어질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이로 인한 유가 상승이 미국 경제에 미칠 충격을 우려하고 있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에게는 좋지 않은 조짐이라고 CNN이 24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베네수엘라에 대한 미국의 제재와 리비아 내전으로 원유 공급에 대한 우려가 존재하는 가운데 미국이 대(對) 이란 제재를 강화하는 건 월가의 유가 강세론자들조차도 깜짝 놀라게 하고 있다. 골드만삭스의 전략가들은 "이번 (미국의 이란 원유 수출) 중단 결정은 우리가 예상한 것보다 훨씬 더 갑작스럽게 이뤄졌다"고 밝혔다.

RBC 캐피탈마켓의 헬리마 크로프트 글로벌 원자재 전략가는 "트럼프 대통령의 이란에 대한 제재 강화 결정은 유가와 관련해 아슬아슬한 결정(high wire act)"이라고 지적했다.

백악관은 지난 22일 성명을 통해 "트럼프 대통령은 오는 5월 초 이란산 원유 수입금지에 대해 한국·중국·일본·인도 등 8개국에 주어졌던 한시적 제재 예외(SREs)를 연장하지 않기로 결정했다"며 "이번 결정은 이란의 석유 수출을 제로(0)로 만들기 위한 것"이라고 밝혔다.


브라이언 훅 미 국무부 이란특별대표는 24일 "지난해 5월 미국이 제재를 가하기 전 이란은 원유 수출을 통해 연간 500억달러를 벌어들였지만 제재 이후에는 100억달러 이상이 안 되는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고 말했다.

원유 시장은 이미 미국의 결정을 반영하고 있다. 미국의 서부텍사스원유(WTI)는 지난해 가을 이후 처음으로 배럴당 66달러선을 왔다갔다하고 있고, 브렌트유는 배럴당 74달러를 웃돌고 있다. 휘발유 가격도 급등해 미국자동차협회(AAA)에 따르면 한 달 전 갤런당 2.63달러에서 2.86달러로 상승했다.

다만 미국의 이번 결정에 따른 궁극적인 영향은 다른 나라들이 어떻게 대응하느냐에 달려있다고 CNN은 전했다.

이란산 원유의 최대 수입국인 중국과 터키는 이미 미국의 제재를 따르지 않겠다고 밝힌 상황. 미국 에너지 컨설팅그룹인 팩트 글로벌 에너지'(FGE)의 분석가들은 "이란이 미국의 결정을 받아들이지 않을 것"이라며 "이란은 이라크와 파키스탄, 터키 등을 통해 일평균 20만~30만배럴의 원유를 밀수출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다만 외국 기업들은 글로벌 시장에 대한 접근이 차단될 것을 우려해 미국의 제재에 맞서기를 원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RBC의 크로프트 전략가는 "미국 자본 시장에 진출한 외국 정유업체들은 이란과의 모든 관계를 빠르게 정리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미국 셰일오일로 인해 이란에 대한 미국의 압박 강화에 따른 유가 상승이 제한적일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골드만삭스는 유가가 상승할 경우 미국은 생산량을 늘릴 것으로 전망, 유가가 5달러 오르면 2020년에는 미국이 산유량을 일평균 30만배럴 더 늘릴 것으로 분석했다.

fnSurve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