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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30년 비메모리까지 석권, 진정한 '반도체 왕좌' 오른다 [삼성전자, 비메모리 133조 투자]

조지민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9.04.24 17:45

수정 2019.04.24 17: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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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 설계·위탁생산 동시 육성.. AP·이미징센서 팹리스에 73조
파운드리 60조 투자 사업 강화.. 인텔·퀄컴·애플·TSMC 추월 목표
2030년 비메모리까지 석권, 진정한 '반도체 왕좌' 오른다 [삼성전자, 비메모리 133조 투자]

삼성전자가 24일 발표한 '반도체 비전 2030'은 2030년까지 비메모리 반도체(시스템반도체) 세계 1위 달성을 목표로 반도체 설계(팹리스)와 반도체 위탁생산(파운드리)을 동시에 키우는 '투트랙' 전략으로 집약된다. 이를 위해 팹리스 분야에 73조원, 파운드리 분야에 60조원이라는 초대형 장기투자를 결정해 비메모리 선두주자인 인텔, 퀄컴, 애플, TSMC 등을 추월해 명실공히 메모리와 비메모리를 동시 석권하겠다는 '큰 그림'이 깔려 있다는 분석이다.

■시스템반도체도 '초격차' 전략

삼성전자는 대규모 시스템반도체 연구개발(R&D) 투자를 통해 기술개발에 박차를 가하면서 대대적 설비 확대로 시장 지배력을 높인다는 전략이다. 73조원 규모의 R&D 투자는 삼성전자 반도체 사업의 약점인 팹리스 분야에 집중된다. 삼성전자는 스마트폰의 '두뇌'인 애플리케이션프로세서(AP) 분야와 이미징센서를 중심으로 팹리스 시장 공략을 강화할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는 AP 분야 독자브랜드인 '엑시노스'를 개발, 자사 갤럭시 스마트폰 등에 일부 탑재했지만 주력 모델은 퀄컴 칩에 의존하고 있다.
최근에는 인텔이 PC뿐 아니라 모바일 시장까지 무섭게 점유율을 올리면서 AP 분야가 글로벌 팹리스들의 최대 각축장이 되고 있다. 이미징센서 분야는 일본과 애플 등이 주도하고 있는데 삼성전자는 자사 스마트폰 탑재 비중을 늘리면서 AP와 함께 이 시장에 사활을 걸고 있다.

특히 AP와 이미징센서 분야는 삼성전자가 미래 먹거리로 삼은 5G, 차량용 전장부품에서도 필수 반도체로 꼽힌다. 삼성전자는 이달 초 5G 토털 모뎀 솔루션을 출시했고, 지난해 10월엔 자동차용 AP인 '엑시노스 오토'를 출시해 아우디 등의 글로벌 완성차업체에 납품도 시작했다.

삼성전자는 파운드리 분야에서도 60조원의 장기투자를 통해 대만 TSMC를 제치겠다는 포석이다. 현재 글로벌 파운드리 시장은 TSMC가 약 50%의 점유율로 19%가량인 삼성전자를 크게 앞서 있다. 실제 삼성전자는 향후 경기 화성캠퍼스 신규 극자외선(EUV) 라인을 활용해 생산량을 증대하고, 국내 신규 라인 투자도 지속 추진하는 등 파운드리 사업 강화를 이미 추진 중이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향후 파운드리 공장 투자는 시황 등을 봐야 한다"면서 "노후 생산라인을 허물고 다시 짓거나 평택 등의 부지를 활용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파운드리 분야는 이달 EUV 기술을 기반으로 한 5나노 공정 개발에 성공했고, EUV공정을 적용한 7나노 제품 양산도 조만간 세계최초로 시작한다.

■이재용 '진짜 실력' 증명 시작

삼성전자는 이번 시스템반도체 중장기 투자계획을 통해 D램과 낸드플래시 등 메모리반도체에 치중했던 사업을 비메모리 반도체로 확대하게 된다. 앞서 이재용 부회장은 수차례 비메모리 반도체 분야 육성에 강한 의지를 내비친 바 있다.


이 부회장은 화성사업장을 방문한 여당 인사들에게 "비메모리 분야인 시스템반도체와 파운드리 사업을 미래 성장동력으로 육성하겠다"며 비메모리 반도체 분야 투자 가능성을 내비치기도 했다. 특히 이 부회장은 연초 청와대에서 열린 '2019년 기업인과의 대화'에서 반도체 경기를 묻는 문재인 대통령에게 "경기가 좋지는 않지만 이제 진짜 실력이 나올 것"이라고 답하며 강한 자신감을 드러냈다.


재계 관계자는 "회사의 경쟁력 강화뿐만 아니라 산업 생태계 발전을 위한 계획이 포함됐다는 점에서 이 부회장이 시스템반도체 육성과 관련해 넓은 시각으로 사업을 추진하겠다는 의지가 엿보인다"고 했다.

gmin@fnnews.com 조지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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