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정치일반

패스트트랙 추인했지만 바른미래 '내홍 격화'…종착역은

뉴스1

입력 2019.04.24 07:01

수정 2019.04.24 16:18

손학규 바른미래당 대표, 김관영 원내대표 등이 23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제55차 의원총회에서 국민의례를 하고 있다. 이날 의원총회에서는 선거제도 개편안 관련 패스트트랙(신속처리 안건) 추인을 시도한다. 2019.4.23/뉴스1 © News1 임세영 기자
손학규 바른미래당 대표, 김관영 원내대표 등이 23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제55차 의원총회에서 국민의례를 하고 있다. 이날 의원총회에서는 선거제도 개편안 관련 패스트트랙(신속처리 안건) 추인을 시도한다. 2019.4.23/뉴스1 © News1 임세영 기자

유승민 바른미래당 의원과 정병국 의원이 지난 23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패스트트랙 추인' 의원총회를 마치고 회의장 앞에서 대화를 하고 있다.© News1 김명섭 기자
유승민 바른미래당 의원과 정병국 의원이 지난 23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패스트트랙 추인' 의원총회를 마치고 회의장 앞에서 대화를 하고 있다.
© News1 김명섭 기자

추인 직후 이언주 탈당…유승민 "진로 심각하게 고민"
24일 지명직 최고위원 임명 가능성도…갈등 불씨 커지나

(서울=뉴스1) 강성규 기자 = 바른미래당이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선거법 등 한국당을 제외한 여야4당의 신속처리안건(패스트트랙) 합의안을 가까스로 추인했지만, 이를 계기로 당 내홍은 더욱 격화되는 조짐이다.

이와 함께 손학규 당 대표가 24일 최고위원회에서 갈등의 불씨였던 '지명직 최고위원'을 임명할 가능성도 제기돼 귀추가 주목된다.

손 대표는 당초 지난 주말까지 지명직 최고위원 임명을 마무리 지을 예정이었지만 현재까지 미뤄지고 있는 상황이다.

하태경·권은희·이준석 등 보수성향 최고위원들이 지난 4·3보궐선거 참패에 대한 손 대표의 책임론을 제기하며 사퇴를 촉구하고 있는 가운데, 이날 최고위원 임명이 이뤄진다면 갈등도 걷잡을 수 없이 격화될 가능성이 있다.

이러한 결정이 바른정당계 인사들에게는 반발에 맞서기 위한 손 대표의 '자기세력' 구축으로 비쳐지는 데다, 바른정당계 의원들과 명확히 선을 긋고 가겠다는 '선전포고'로 받아들여질 수 있기 때문이다.

바른미래당 내에서 패스트트랙을 놓고 벌어진 내홍은 기존 갈등에 기름을 부은 격이 됐다. 바른미래당은 지난 23일 오전 10시부터 4시간가량 진행된 마라톤 의원총회에서 격론을 벌인 끝에 '12 대 11' 한 표차로 패스트트랙 합의안을 추인했다.

의총 시작부터 당론 채택 필요성과 추인 요건 등을 놓고 갈등이 표출됐으며, 추인 직후에는 패스트트랙 추진에 내용·절차상 문제를 제기해 온 의원들 사이에서 강한 반발이 쏟아져 나왔다.

특히 손 대표를 향해 '찌질하다'는 발언을 해 당원권이 정지된 이언주 의원은 의총 추인 직후 탈당을 선언했으며, 유승민 의원 등 바른정당계 의원들 또한 향후 진로에 대해 "심각히 고민하겠다"고 밝혔다.

이언주 의원은 이날 오후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지도부의 꼼수로 인해 12대 11 이라는 표결 결과가 나온 데 대해 참담한 분노를 느낀다"며 "(징계가 안됐으면)가부 동수로 인해 결론이 나지 않았을 것"이라고 반발했다.

반대로 김정화 대변인은 논평을 통해 이언주 의원을 겨냥 "탈당 명분만 찾더니 기어코 탈당했다. 이 의원의 정치 행보 앞에 놓인 것이 '꽃가마'일지 '꽃상여'일지 지켜볼 일"이라며 "떠나는 순간마저도 추악하다. 영혼도, 소신도, 동료도 버리고 표독스러운 낯빛만 남았다"고 맹비난했다.

이처럼 양측간 갈등의 골이 깊어지며 최악의 경우 '분당' 사태로 치닫는 것 아니냐는 관측마저 나오고 있다. 이에 바른미래당의 패스트트랙 추인이 오히려 '정계개편'의 신호탄이 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이에 보수진영의 중심축이자 원내 정당 중 패스트트랙에 유일하게 반대하고 있는 자유한국당에선 옛 식구인 바른정당계 인사들을 설득·압박해 패스트트랙을 저지하는 동시에 보수 연대·통합의 고리로 삼으려는 모습도 감지된다.

한국당의 한 복당파 의원측은 뉴스1과 만나 "바른정당계 인사들이 '보수' 정체성을 명확히 드러내고 있는 만큼 함께 패스트트랙 저지에 나설 것을 설득할 방안을 고심해봐야 한다"며 "이 과정에서 '동질성'이 확인된다면 추후 통합의 밑거름이 될 수도 있지 않겠나"라고 전했다.


다만 교섭단체로서 받아오던 정당 보조금 및 당의 재산 분할 등 당내 현실적 문제들 탓에 당장 분당은 이뤄지지 않고 한동안은 '현상유지'가 계속될 것이라는 관측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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