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일반

아시아行 원유길 막히나…호르무즈 봉쇄 경고에 유가 급등

뉴스1

입력 2019.04.23 11:21

수정 2019.04.23 11:21

© News1 최수아 디자이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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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석유수출 막자 이란은 해협 봉쇄 경고로 맞서
국제유가 6개월래 최고로 급등

(서울=뉴스1) 권영미 기자 = 미국이 이란산 원유 수입에 대한 한시적 제재 예외(SREs)를 연장하지 않기로 하자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을 봉쇄하겠다고 나서면서 글로벌 석유 수급에 대한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호르무즈 해협은 전 세계 원유의 해상 수송량 가운데 3분의 1 이상이 지나가는 핵심 요충지로, 그 중 약 80%가 아시아로 향한다.

백악관은 22일(현지시간) 대변인 성명을 통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이란산 원유 수입금지에 대한 '한시적 제재 면제' 조치를 5월 초 만료 이후 연장하지 않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한국도 5월3일 후부터 이란산 석유 수입을 할 수 없게 됐다.

미국의 이 같은 조치에 이란 정규군인 혁명수비대 해군의 알리레자 탕시리 사령관은 "만약 우리가 그것(해협)을 사용하는 것을 막으면(수출을 막으면), 우리는 그것을 봉쇄할 것"이라면서 강경 대응을 예고했다.

호르무즈 해협은 아라비아해와 페르시아만을 가르는 해역으로, 이란과 이라크, 사우디, 아랍에미리트(UAE), 쿠웨이트, 카타르 등 중동 주요 산유국들이 생산하는 원유가 수출되는 경로다.
국제법상 이란은 1958년에 제정된 '무해통항권'(Inocent Passage)에 가입되어 있어 평화와 안전에 문제 없는 한 상선들의 항행의 자유를 보장하도록 되어 있다. 해협을 두고 이란과 UAE가 마주보고 있지만 해협은 이란 영해에 속해 있다.

이란은 미국 등 서방과의 긴장이 고조될 때마다 호르무즈 해협을 봉쇄하겠다고 위협했지만 아직까지 한 번도 실행한 적은 없다. 하지만 만약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 봉쇄를 강행한다면 사우디와 UAE만이 우회 송유관을 갖추고 있어 전 세계 석유 공급에 막대한 차질이 발생한다. 미 5함대 사령부가 페르시아만의 바레인에 위치해 있어 미국 등 서방과의 군사충돌이 불가피해질 수 있다.


이 때문에 이란의 봉쇄 언급만으로도 국제 원유시장은 6개월래 최고로 급등했다. 22일 서부텍사스산원유(WTI) 선물은 전 거래일대비 배럴당 1.70달러(2.7%) 상승한 65.70달러, 브렌트유는 배럴당 2.07달러(2.9%) 오른 74.04달러를 나타내 지난해 10월 이후 최고치를 보였다.
일부 전문가들은 해협이 봉쇄될 경우 유가가 배럴당 200달러까지 치솟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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