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 전시·공연

집순이·집돌이도 밖으로 불러내는 '문화 공연'

파이낸셜뉴스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9.04.22 17:18

수정 2019.04.22 17:18

이런 봄날, 집에만 있을래?
40년째 찾아오는 서울연극제
고선웅의 '낙타상자', 여성문제 다룬 '공주들' 등 쟁쟁한 작품 10편 경쟁..관객이 뽑는 인기상도 마련
봄공연 대표주자 실내악축제
올해 주제는 '음악과 미식', 전채요리~디저트 컨셉트로 푸짐한 요리 먹는 기분 ..고택 '살롱 콘서트'도 인기
윤보선 고택에서 즐기는 '살롱 콘서트'
윤보선 고택에서 즐기는 '살롱 콘서트'

봄꽃과 함께 문화 축제가 찾아온다. 연극계의 발전을 위해 40년간 이어진 '서울연극제'(4월 27일~6월 2일)와 2006년부터 서울의 봄을 실내악으로 물들여온 '서울스프링실내악축제'(4월 23일~5월 4일)가 개막한다. 제40회 서울연극제는 엄선한 연극 10편을 대학로예술극장·아르코예술극장 등 대학로 일대에서 37일간 선보인다. 2019 제14회 서울스프링실내악축제(이하 SSF)는 올해 '음악과 미식'을 주제로 세종문화회관·예술의전당 등에서 귀로 즐기는 봄날의 클래식 미식회를 연다.

제40회 서울연극제 '대한민국 난투극'
제40회 서울연극제 '대한민국 난투극'


서울연극제는 쟁쟁한 작품들이 무대에서 작품성을 겨루는 경연의 장이다. 희곡 심사와 연출가 작품 발표 등을 거쳐 총 10편의 작품이 공식 선정됐다.
폐막식 때 대상 등 9개 부문 시상이 이뤄지며, 100인의 관객평가단이 직접 뽑는 '관객평가단 인기상'도 주어진다. 올해는 초연작 2편이 눈에 띈다. 스타 연출가 고선웅의 '낙타상자'와 이우천의 '중첩'이다. '낙타상자'는 주요 연극상을 휩쓴 '조씨고아, 복수의 씨앗'에 이은 고선웅의 두 번째 중국 희곡 시리즈다. 인력거꾼의 인생역정을 그린 라오서의 원작 소설을 무대로 옮겼다. '중첩'은 자살을 선택한 남자가 죽기 직전 찰나의 순간에 겪게 되는 과거로의 시간여행을 독특한 무대 미학으로 선보인다.

창작극 4편은 통일, 여성, 여론조작 등 민감한 문제를 이야기한다. 올 초 '자기 앞의 생'을 선보인 박혜선 연출의 '어떤 접경지역에서는'은 8개월 뒤 남북통일이 된다는 가상의 상황을 배경으로 '희망적인 통일을 맞을 준비가 됐는지' 묻는다. 장강명 작가의 동명 소설이 원작인 '댓글부대'(연출 이은진)는 2012년 국정원 대선 개입 이후 현재진행형인 한국 사회의 온라인상 여론 조작을 다룬다. '공주들'(연출 김수정)은 국가와 사회, 가족과 타인을 위해 자신의 성을 희생해온 여성들의 시선으로 일제 강점기 공창제도부터 현대 성매매에 이르기까지의 비극적인 역사를 이야기한다. '대한민국 난투극'(이기쁨)은 2014년 여름, 강해 보이고 싶었던 한 고등학생이 30대 남성을 고용해 벌인 자작극 실화를 모티브로 한 작품이다. 다양한 특별 프로그램이 축제 기간 펼쳐지며, 10편 모두를 관람할 수 있는 패키지가 오는 29일까지 판매된다.
SSF의 간판 프로그램 '가족음악회'
SSF의 간판 프로그램 '가족음악회'


2019 SSF는 스타터(전채 요리)부터 시푸드, 퓨전, 디저트까지 레스토랑 메뉴에서 볼 법한 단어들을 주제로 채택, 이를 음악적으로 어떻게 구현할지 유추하는 재미가 있다.

개막 공연의 주제는 스칸디나비아의 뷔페식인 '스모르가스보드'다. 5개 코스로 이뤄지는 스모르가스보드의 특성에 맞춰 5개의 작품으로 구성하고 스칸디나비아 작곡가 스벤젠의 작품으로 마무리한다. '콘티넨탈 퀴진'은 유럽의 주요 작곡가들 곡으로 구성된다. '스타터'는 작곡가들이 어린 시절 작곡한 짧고 가벼운 느낌의 곡들로 채워진다. '시푸드'는 드뷔시의 '바다'나 슈베르트의 '송어' 등 물과 관련된 곡들을 연주한다. 오보에와 잉글리쉬 호른의 특별한 조합이 이색적인 베토벤의 곡과 2피아노, 2첼로, 호른 등 편성이 특이한 슈만의 곡들로 이뤄진 '이그조틱 플레이버'에서는 이국적 정취를 물씬 느낄 수 있다. 폐막 공연 '올 유 캔 잇'은 2시간 20분을 다양한 곡들로 푸짐하게 구성해 음악적 감성을 두둑이 채울 수 있다.

강동석 예술감독, 노부스 콰르텟 등 국내외 정상급 아티스트들의 연주를 한 무대에서 볼 수 있다는 점도 SSF의 매력이다. 올해는 1980년 동양인 최초로 '쇼팽 국제 피아노 콩쿠르'에서 우승한 베트남 출신 피아니스트 당 타이 손이 화제다.
두 번의 공연(4월 25, 27일)에서 '쇼팽 대가'의 면모를 확인할 수 있다. 지난해 결성 40주년을 맞은 KLR트리오는 베토벤 피아노 3중주 전곡을 연주한다.
윤보선 고택에서 즐기는 '살롱 콘서트'와 전석 2만원에 즐기는 '가족음악회'는 SSF의 간판 프로그램이다.

jashin@fnnews.com 신진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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