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별장 성접대' 영상 속 피해여성 밝혀 낼까

뉴스1

입력 2019.04.22 15:24

수정 2019.04.22 21:16

© News1 김일환 디자이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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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학의 수사단, 피해주장 여성 실제인물 여부 "확인 난관"
1·2차 수사에서도 특정 못해…금주 출석 이모씨 주목

(서울=뉴스1) 이유지 기자 = 검찰이 이른바 '김학의 동영상'에 등장하는 여성의 특정을 두고 골머리를 앓고 있다. 해당 동영상의 여성을 찾아 진상을 규명하는 것이 김학의 전 차관 관련 사건 본류인 성범죄 수사의 성패를 가를 관건이나, 현재 피해를 주장하는 여성이 실제 영상의 인물인지는 불분명한 상황이다.

지난 2013년, 2014년 두 차례의 경찰·검찰 수사에서는 결국 동영상에 등장하는 여성을 특정하지 못해 성범죄 여부를 규명하지 못했다. 그간 별장 동영상의 피해여성으로 알려진 이모씨가 본인이 동영상에 등장하는 여성이라고 주장해왔으나 앞서 수사기관은 이씨가 해당 여성이 아니라고 결론낸 바 있다.

법무부 검찰과거사위원회 수사권고 관련 수사단(단장 여환섭 검사장)은 22일 이와 관련해 뉴스1에 "적어도 동영상에 나오는 여성이 누구인지라도 확인을 해야하는데 난관"이라며 "다방면으로 여러가지 방법을 시도해 보고 수사결과에서는 밝히려 한다"고 말했다.

현재 수사단도 동영상에 등장하는 여성의 신원파악에 나섰으나 당시 건설업자 윤중천씨의 강원 원주 별장에 함께 있었던 이들 사이에서도 해당 여성이 누구인지 진술이 엇갈려 여전히 고전 중이다.
수사단은 성범죄 사건의 특성상 위험부담을 감수하고 이씨가 나선 만큼 그가 해당 여성일 가능성 또한 열어놓고 검토하고 있다.

10년이 넘은 사건이라 수사단은 동영상 속 여성 특정에 적지않은 어려움을 겪고 있다. 당초 첫 수사에서 최초 촬영 기기로 추정되는 윤씨의 휴대전화를 확보하지 못해 동영상의 정확한 촬영일자를 특정하지 못한데다, 피해를 주장하는 이씨의 진술을 토대로 경찰이 추정한 일자도 2006년 중순부터 2008년 초까지 번복돼 신빙성을 담보할 수 없는 상황이다.

앞선 수사 결과 불기소 이유에 따르면 저화질·고화질 동영상 모두 여성을 식별할 정도로 해상도가 뚜렷하지 않았다. 또 이전 수사팀은 해당 여성이 당시 촬영을 인지한 듯 고개를 숙이는 등 얼굴을 드러내지 않아 옆모습과 뒷모습 및 단발머리·체격·의상 정도의 정보만으로 그가 이씨인지 제3의 인물인지 특정할 수 없었다고 설명했다.

2014년 김 전 차관 등을 성폭력처벌법상 카메라 등 이용촬영·특수강간 혐의로 고소하며 2차 수사를 촉발했던 이씨는 현재까지도 본인이 동영상에 등장하는 여성이라고 주장하며 수사단에 자진출석하는 등 적극 협조하고 있다. 1차 수사 당시 이씨와 함께 성범죄 피해자로 나섰던 박모씨와 최모씨는 부인했다.

2차 수사에서 검찰은 1차 수사 당시 이씨가 본인이 아닌 박씨를 동영상 속 여성으로 지목한 정황과 함께 촬영 시점 등에 대한 진술 번복 이유를 제대로 설명하지 못하는 점을 들어 신빙성 여부를 판단했다. 아울러 체격과 머리모양 등을 비교한 결과 이씨가 해당 여성이 아니라 봤다. 이씨는 촬영 당시 착용한 옷에 대해서도 '이사하는 중 잃어버린 것 같다'고 진술해 본인임을 입증하지 못 했다.

경찰도 1차 수사 당시 별장에서 수집한 DNA 수십개를 분석했으나 해당 여성을 찾지는 못 했다. 만약 이씨가 동영상에 등장하는 여성이 아닐 경우, 사실상 해당 여성이 직접 나서 본인만이 알 수 있는 증거를 제시하며 검찰의 '귀인'으로 나서지 않는 이상 당시 별장에서 있었던 일의 사건 재구성 자체가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본인 및 관련자 진술과 정황증거의 대조, 영상 비교 분석 등 검증을 통해 동영상 속 여성이 특정될 경우 불분명한 촬영 시점 등 범죄일시와 함께 당시 별장에 누가 있었는지, 영상에 등장하는 남성이 김 전 차관인지 여부 등을 특정해 진상규명의 길이 열릴 가능성이 있다.

또한 성관계 대가를 받았는지, 폭행·협박 등 강제성이 수반됐는지 여부를 파악해 법리적으로도 비로소 혐의 적용을 고려할 수 있다. 현재로서는 성범죄 혐의와 관련해 검찰의 기소 자체가 불투명한 상황이지만 해당 여성이 특정되면 수사의 실마리가 돼 돌파구를 찾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수사단은 이번 주 중순부터 자신이 동영상 속 여성이라 주장하는 이씨를 소환해 정식으로 조사할 예정이다. 이씨는 지난 15일 오전 수사단에 자진출석해 자료를 제출하고 면담한 바 있다.
수사단 관계자는 "이씨의 주장에 대해 손쉽게 판단할 수는 없는 일"이라며 "선입관 없이 원점에서 신중하게 재검토하고 있는 중"이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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