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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태죄' 주심 조용호 퇴임 "역사의 심판 두려운 한편 홀가분"

뉴스1

입력 2019.04.18 11:01

수정 2019.04.18 11:01

조용호 헌법재판관. 2019.4.11/뉴스1 © News1 박세연 기자
조용호 헌법재판관. 2019.4.11/뉴스1 © News1 박세연 기자

"균형잡힌 시각과 열린 마음으로 재판 임하려 했다" 소회

(서울=뉴스1) 서미선 기자 = 낙태죄 헌법소원 사건 주심이었던 조용호 헌법재판소 재판관(64·사법연수원 10기)이 "6년 동안 내린 많은 결정을 역사가 어떻게 평가할지 두려움이 앞서는 한편 이제는 그 무거운 짐을 벗는다는 홀가분한 느낌도 있다"고 임기를 마치는 소회를 밝혔다.

조 재판관은 18일 서울 종로구 헌재 대강당에서 열린 퇴임식에서 "헌재 결정이 선고되면 이제는 재판관이 역사의 심판을 받게 된다"며 이렇게 말했다.

조 재판관은 "취임사에서 밝혔듯 언제나 날선 헌법적 감각과 신독(愼獨·홀로 있을 때도 도리에 어그러짐이 없도록 삼감)하는 자세, 균형잡힌 시각과 열린 마음으로 헌법재판에 임하고자 했다"고 밝혔다.

그는 "'입법부 또는 행정부가 헌법을 위반하는 건 하나의 사건이지만 재판관이 이를 승인하면 헌법의 원칙이 된다'는 경구를 되새기며 입법 또는 행정 목적이 선의에 기인한다거나 '더 높은 정의를 위하여'란 명분을 경계했다"고 말했다.

이어 "그래서 과잉금지심사를 할 땐 다수 사건에서 입법목적 정당성부터 의심해봤고, 법익 균형성과 관련해선 무엇이 공익이고, 공익과 사익의 비교는 어떤 기준과 방법으로 할지 토론하며 고민했다"고 설명했다.

또 "헌법의 궁극적 이념인 '인간 존엄성'을 위한 실천원리인 자유민주주의와 법치주의, 시장경제 등 헌법질서와 가치를 어떻게 구현할지 천착하며 법논리 전개뿐 아니라 사안의 본질적 문제를 깊이 성찰하고자 했다"고 돌아봤다.


조 재판관은 "최종적으로 결정문을 작성하는데도 폭넓은 설득력과 미래에도 생명력을 가진 균형잡힌 결정문을 쓰고자 노력했다"며 "법정의견을 집필하든, 소수의견이나 반대의견이든 무미건조한 법논리만의 전개에 그치지 않고 저 나름의 '멋내기' 등 새로운 시도도 해봤다"고 말했다.

지난 11일 헌재의 낙태죄 처벌 헌법불합치 결정문에서 조 재판관은 이종석 재판관과 함께 '우리 모두 태아였다'로 시작하는 반대의견으로 눈길을 끌기도 했다.


아울러 조 재판관은 "재판소 가족이 헌법수호 의지로 지금까지 해온대로 헌신한다면 헌재는 계속해 국민으로부터 최고 신뢰를 받는 국가기관으로 자리매김할 것"이라며 "퇴임 이후에도 늘 성원하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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