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앙꼬' 빠진 KT 청문회…'찌질하다' 서로 싸우며 '맹탕질의' 국회

뉴스1

입력 2019.04.17 17:47

수정 2019.04.17 17:47

17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제1차 과학기술정보통신위원회 전체회의에서 노웅래 위원장을 비롯한 더불어민주당 김성수 간사, 자유한국당 김성태 간사 등이 KT 청문회 진행과 관련 언쟁을 하고 있다. 2019.4.17/뉴스1 © News1 이종덕 기자
17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제1차 과학기술정보통신위원회 전체회의에서 노웅래 위원장을 비롯한 더불어민주당 김성수 간사, 자유한국당 김성태 간사 등이 KT 청문회 진행과 관련 언쟁을 하고 있다. 2019.4.17/뉴스1 © News1 이종덕 기자

국회의원들, 질의내용 기초 조사 조차 부실…툭하면 '정치공방' 샛길

(서울=뉴스1) 강은성 기자 = 지난해 11월24일 발생한 KT 아현지사 화재와 관련해 국회가 5개월이나 지난 후에야 '화재 원인과 대책'을 묻겠다며 청문회를 열었지만 원하는 답을 듣지 못한 채 '앙꼬' 빠진 청문회가 되고 말았다. 특히 몇몇 의원들은 '전국민적 관심사'라며 청문회가 대단히 중요하다고 누차 강조했지만, 정작 자신이 질문할 때는 KT 현안조차 알지 못하는 '맹탕 질의'로 빈축을 샀다.

17일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는 서울 여의도 국회 본관에서 황창규 KT회장 등이 배석한 가운데 'KT 화재원인 규명 및 방지대책에 대한 청문회'를 개최했다.

청문회 개시 시점은 오전 10시였지만 야당인 자유한국당이 황창규 회장과 KT 화재에 관한 청문회에 '유영민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이 참석하지 않았다며 청문회 연기를 요청해 11시가 넘도록 청문회가 파행을 겪었다.


김성태 한국당 간사는 "유 장관이 청문회를 의도적으로 회피했고 청와대가 나서서 대통령 순방에 장관을 동참시키는 등 '꼼수'를 부려 장관이 청문회에 불출석 했다"면서 "정부 여당과 청와대까지 나서서 KT를 비호해 주는것 아닌가 하는 의심을 하지 않을 수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자 여당인 더불어민주당 간사 김성수 의원은 "오늘 청문회는 KT 화재 원인을 묻기 위한 것으로 황창규 회장과 KT 임직원들이 핵심 증인"이라면서 "청와대와 정부, 여당이 나서서 KT를 비호한다고 얘기하시는데 지금 청문회 연기를 요청하고 있는건 한국당측 아닌가"라고 맞받아쳤다.

결국 노웅래 위원장이 발끈했다. 그는 "자꾸 의사진행 발언으로 청문회를 지연시키고 그러면 국회가 KT를 봐주려고 시간을 끈다는 오해를 받을 수밖에 없다"며 "이렇게 하면 (국민들이 국회를) 너무 찌질하다고 생각하시지 않겠나"고 말했다.

한국당 의원들은 이번엔 '찌질하다'는 발언에 핏대를 세웠다. 정용기 한국당 의원은 "야당의원들이 찌질하다는 것이냐"며 "사과하라"고 언성을 높였다.

진통끝에 11시반이 다 돼서야 질의가 시작됐지만 초반 날을 세웠던 것과 달리 여야의원들의 질의는 '맹탕수준'이었다.

여당소속 이상민 의원은 '전북은행 망구축 사업'을 황 회장에게 질의해 황 회장이 몇번이나 되묻는 촌극을 연출했다. 확인 결과 KT가 NH농협은행의 전국지점 망 구축 사업을 수주한 것을 일컫는 것이었는데, 의원이 질의를 하면서도 무슨 내용인지조차 모르고 질문해 눈총을 받았다.


한국당소속 박성중 의원은 황창규 회장에게 "유영민 장관이 청문회에 불참한 것에 대해 적절하다고 생각하느냐", "청와대가 5세대(5G) 이동통신 홍보를 위해 대통령 순방에 장관을 동행시킨 것이 적절하다고 보느냐", "이번 화재 사건의 핵심 책임자는 유영민 장관이고 실무 책임자는 황창규(회장), 오성목(사장)이라고 보는데 어떻게 생각하느냐"고 물어보기도 했다.

박 의원은 심지어 이동통신사가 최근 상용화 한 5G를 '5기가'라고 읽는 등 현안에 어두운 모습을 보이면서, 본인 스스로 "(말실수를 해서)언론에 나겠구만"이라며 머쓱한 웃음을 짓기도 했다.


그나마 일부 의원들은 KT가 협력사를 협박해 소방당국의 조사를 훼방하거나 청문회에 출석하지 못하도록 한 사실이 있지 않느냐고 날카롭게 질의했지만 명쾌한 답변을 이끌어 내지는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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