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중소기업

[현장르포] "스마트공장되면 직원 줄인다? 저희는 더 늘렸습니다"

한영준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9.04.16 18:05

수정 2019.04.16 18:05

우림하이테크·비와이인더스트리
수주부터 제품 출고 全공정..데이터베이스화 효율 높여
해외주문 늘며 직원 더 뽑아 잔업 줄며 적어진 수당은 늘어난 영업이익으로 보상
우림하이테크 김성삼 전무가 16일 우림하이테크 본사 공장에 구축한 생산관리시스템(MES)을 설명하고 있다. 사진=한영준 기자
우림하이테크 김성삼 전무가 16일 우림하이테크 본사 공장에 구축한 생산관리시스템(MES)을 설명하고 있다. 사진=한영준 기자

【 시흥(경기)=한영준 기자】 대부분의 제조 중소기업이 '스마트공장'을 꿈꾸지만 큰 비용에 부담을 느끼고 기존의 생산방식을 고수하곤 한다. 그러나 스마트공장의 초기단계인 '생산관리시스템(MES)'은 상대적으로 저렴하게 구축할 수 있으면서 생산의 효율을 극대화해준다. 생산관리시스템은 수주 단계부터 제품 출고까지 모든 공정을 데이터베이스화·표준화해 생산 현장을 효율적으로 관리해주는 시스템이다.

16일 찾은 우림하이테크와 비와이인더스트리의 공장에는 아직도 수작업으로 제품을 조립하는 근로자가 있었다.
그러나 정부의 지원을 받아 생산관리시스템을 구축해, 불량률을 0%대로 줄이고 영업이익률을 3배나 늘렸다. 생산공정에 투입되던 인력을 해외시장 공략으로 돌려 매출을 증대시켰고 생산량을 맞추기 위해 고용도 늘렸다. '스마트공장=고용 감소'라는 선입견을 깨고, 생산 효율 증대와 고용 창출을 동시에 이룬 것이다.

■"스마트공장 덕분에 해외 적극 공략"

소형 밸브를 만드는 우림하이테크는 해마다 납품해 오던 미국 업체에게 지난 2010년 납품을 거절당했다. 생산공정 데이터를 제공하지 못해서다. 문길주 우림하이테크 대표는 "사람이 하루종일 매달려서 만든 데이터에도 오류가 끼어있어 쓸모가 없었다"고 전했다.

수출 거래가 끊긴 우림하이테크는 스마트공장 초기단계인 '생산관리시스템(MES)' 도입했다. 정부 지원 후 생산관리시스템이 구축돼 생산 품질과 재고 등을 통합 관리할 수 있게 됐고, 생산·제품 데이터는 무선인터넷을 통해 모바일로 확인할 수 있다. 이후 회사의 생산효율은 크게 늘었다. 우림하이테크 김성삼 전무는 "생산력은 이전보다 20% 가까이 늘었고 3.7%에 달하던 불량률은 0.7%로 줄었다"며 "생산공정에 공정에 투입됐던 인원은 절반으로 줄여, 남은 인력을 마케팅과 해외시장으로 재배치했다"고 설명했다. 해외업체들의 주문도 10배 가까이 늘어, 40억원 수준이던 회사 매출은 지난해 80억원으로 급증했고 고용도 1년새 30% 정도 늘었다. 문 대표는 "현재는 스마트공장을 추가 업그레이드하려고 한다"며 "스마트공장은 기업의 생존전략이다. 아직 초기 단계지만 꾸준히 고도화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늘어난 수익은 직원과 나눠"

반도체 장비 패널과 구조용 금속 제품을 만드는 비와이인더스트리도 스마트공장 덕을 톡톡히 봤다. 영업이익률이 2~3%대까지 떨어져 폐업까지 고민했던 이정한 대표는 유럽에서 우연하게 스마트공장 사례를 접하고 생산관리시스템을 도입했다. 이후 영업이익률은 3배로 뛰었고 설비 가동률도 17%가 개선됐다. 신규 거래처는 40곳 이상 확보하게 됐고 발주량도 늘었다.

가장 큰 변화는 직원들에게 왔다. 이 대표는 "스마트공장 구축 이후 작업 준비시간은 80% 이상, 월평균 잔업시간 20시간이 줄었다. 설계팀의 경우 퇴근시간이 2시간이 단축됐다"며 "잔업시간 단축으로 줄어든 잔업수당은 연봉 인상으로 보상했고, 늘어난 영업이익도 직원들에게 분배했다"고 말했다.


비와이인더스트리는 여기서 그치지 않고 자체 솔루션을 신사업으로 발전시키고 있다. 이 대표는 "자체적으로 쌓은 노하우를 바탕으로, 토탈 솔루션을 개발하는 신사업에 도전 중이다.
신사업에 10명 정도를 추가 채용했다"며 "같은 업종이나 유사한 업계에 견학 프로그램을 제공하고 솔루션 초기 버전을 무료 배포하는 등 상생도 모색하고 있다"고 전했다.

fair@fnnews.com 한영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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