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재무학회칼럼]

4차산업혁명 성공 이끌 ‘실패 문화’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9.04.16 17:09 수정 : 2019.04.16 17:09
최근 국내외에서 중요한 화두 중 하나를 꼽자면 아마도 4차 산업혁명일 것이다. 세계경제포럼(WEF)이 2016년 일찍이 4차 산업혁명을 "디지털, 물리적, 생물학적 영역의 경계가 없어지며 기술이 융합되는 새로운 시대"라고 정의한 바 있고 구글, IBM, 마이크로소프트, 테슬라, 우버 등 4차 산업혁명을 선도하는 기업들은 앞다퉈 인공지능, 자율주행 등 첨단기술들을 활용해서 질적으로 차원이 다른 경쟁과 성장을 이끌고 있다.

일반적으로 경영학계에서 논의되는 기술혁신에는 크게 두 종류가 있다. 하나는 점진적 혁신(incremental innovation)이고, 다른 하나는 급진적 (파괴적) 혁신(radical innovation, 또는 breakthrough innovation)이다. 이 중 파괴적 기술혁신은 기존 지식이나 기술을 개선·연장하는 것이 아니라 작동원리가 전혀 다른 기술시스템으로 대체해 기존 산업의 지각변동을 가져오는 혁신이기 때문에 4차 산업혁명 시대에는 특히 파괴적 혁신이 더 필요하다. 가령 4차 산업혁명을 주도하는 핵심기술인 사물인터넷 (IoT), 자율주행 기술, 인공지능 기술 등은 이런 파괴적 기술혁신의 중요성을 잘 보여준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필자는 이런 급진적 기술혁신을 지속적으로 추구하는 우리나라 기업들이 잘 떠오르지 않는다. 실제로 미국 특허청 (USPTO) 자료에 의하면 글로벌 기업들의 인공지능기술 관련 특허권 보유 현황에서 한국 기업으로는 삼성전자가 유일하게 100위 안에 진입해 있다.

그럼 4차 산업혁명 시대에 우리는 어떻게 준비해야 할까. 여러가지 대안들이 제시될 수 있겠지만 필자의 시각으로는 권위 있는 국제 경영·경제 학회지 '금융저널'에 등재된 UC버클리의 구스타보 만소 교수의 연구논문(2011년)에서 하나의 답을 찾을 수 있을 것 같다. 이 연구에 의하면 기업이 직원들의 창의성과 (급진적) 기술혁신을 유도하기 위해서는 기존 지식의 활용(Exploitation)보다는 신규지식에 대한 탐색(Exploration)을 중요시하도록 유도해야 하는데, 이를 위한 핵심은 장기적 성과에 집중해 혁신 과정에서 일어나는 실패에 대한 관용(tolerance for failure)이다. 즉, 단기적 관점보다는 장기적 관점에서 실패에 대한 관용을 바탕으로 여러가지 창의적 시도를 보장함으로써 직원들로 하여금 다양한 시행착오를 겪을 수 있도록 유도하는 기업정책이 중요하다는 것이다. 따라서 단기적인 성과와 상관없이 일정 기간의 고용보장, 경영진의 경우는 스톡옵션 지급확정기간(vesting period)을 더 장기로 정하는 방안 그리고 더 궁극적으로는 실패에 관대한 기업문화(high tolerance for failure) 정착 등 몇 가지 방안을 제시하고 있다.

이는 4차 산업혁명을 헤쳐 나아가야 할 우리나라에도 시사하는 바가 크다.
급진적 혁신을 이루기 위해서는 기업들이 단기적 성과에만 급급하도록 직원들을 유도하기보다는 장기적 관점에서 실패에 보다 관대한 기업문화를 바탕으로 혁신의 결과뿐 아니라 과정에 대해서도 충분한 보상을 해야 한다. 아울러 실패를 하면 실패자로 낙인 찍혀 경쟁에서 도태되는 것이라는 인식에서 탈피하고 실패를 통한 다양한 시행착오가 산업의 지각변동을 가져올 파괴적 기술혁신의 바탕이라는 사회적 인식전환과 이를 뒷받침해줄 제도적 장치가 필요하다.

향후 4차 산업혁명, 나아가 5차 산업혁명을 우리나라 기업들이 선도하는 날이 오기를 희망해 본다.

오종민 美센트럴플로리다대학교 경영대학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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