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일반

아사히 "北 교과서, 체제찬양 교육에 '세월호' 이용"

뉴스1

입력 2019.04.16 10:49

수정 2019.04.16 10:51

"3·1운동 실패는 부르주아 민족주의였기 때문" 주장도

(서울=뉴스1) 장용석 기자 = 북한이 지난 2014년 4월16일 발생한 여객선 '세월호 참사'를 학생들에게 가르치면서 체제찬양에 이용하고 있다고 16일 일본 아사히신문이 보도했다.

아사히는 이날 서울발 기사에서 2015년 발간된 북한의 초급·고급중학교(한국의 중·고등학교에 해당)용 교과서 20종을 입수했다며 이같이 전했다.

북한은 현재 Δ유치원 1년 Δ소학교 5년 Δ초급중학교 3년 Δ고급중학교 3년의 12년제 의무교육 과정을 택하고 있다.

아사히에 따르면 북한은 초급중학교 3학년용 '사회주의 도덕' 교과서에서 세월호 참사를 소개하면서 "괴뢰정부(한국 정부를 지칭)는 구조나 진상 규명을 요구하는 사람들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지 않았다"고 기술했다.

교과서엔 또 "우리 조국(북한)에선 훌륭한 병원에서 무상의료를 받을 수 있다"며 "조국의 품이 아니라면 우리도 바다에서 죽은 남조선(한국) 아이들처럼 될 지도 모른다"는 내용이 담겼다.

이와 함께 북한의 고급중학교 3학년용 '역사' 교과서엔 '3·1독립운동'과 관련해 "봉기가 실패한 건 부르주아 민족주의였기 때문이다.
탁월한 수령과 혁명적인 당(노동당)의 영도를 받지 못하면 어떤 투쟁도 승리할 수 없다는 심각한 교훈을 남겼다"는 내용이 실려 있다고 아사히가 전했다.

아사히는 올해 남북한이 공동으로 제100주년 '3·1운동' 기념행사를 개최하려다 무산된 것도 북한의 이 같은 3·1운동 평가와도 관련이 있을 것이라고 해석했다.

강인덕 전 통일부 장관은 아사히와의 인터뷰에서 "북한의 교육 목적은 김정은 국무위원장을 무조건 숭배하는 시민을 만드는 데 있다"면서 "부모들은 교과서에 있는 '무상의료' 같은 내용이 거짓이란 걸 잘 알고 있지만 아이들에겐 알려주지 않는다. 그런 얘기를 한 사실이 학교에 알려지면 숙청될 우려가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강 전 장관은 특히 "(북한은) 나쁜 일이 생기면 최고지도자의 책임이 아니라고 강조한다"면서 "(북한 주민들은) 반복된 교육을 통해 자신들의 생활이 끔찍하다고 생각지 않게 된다.
교육이 아니라 세뇌"라고 언급하기도 했다.

또 "(오늘날에도) 북한의 교과서 스타일은 70년 전 북한이 세워졌을 당시와 거의 같다"면서 "북한의 앞으로 세습제를 그만두지 않는 한 현실과 교과서 간의 모순이 커지면서 언젠가는 파탄에 이를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외에도 북한의 교과서에선 일본 정부가 납북 일본인 문제 해결을 요구하는 배경을 "(식민지배 등) 과거에 대한 사죄와 배상을 피하고 옛 대동아공영권의 꿈을 이루기 위해서"라고 설명하는 내용도 실려 있다고 아사히가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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