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째 방치 '실손보험 청구간소화'… 이번엔 속도낼까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9.04.15 17:31 수정 : 2019.04.16 09:05

보험사 질병정보 축적 악용 우려.. 의료계 반발에 시민단체 등 맞불 "업무 효율화 소비자 편의성 증대"

지난 2009년 국민권익위원회의 권고에도 의료계의 반대로 10년째 방치된 실손보험 청구간소화 논쟁이 재점화됐다.

최근 의사협회가 실손보험 청구간소화를 골자로 한 보험업법 일부개정안 반대 광고를 내자 정치권과 시민단체들이 청구간소화 도입을 촉구하는 성명을 발표하며 맞불을 놓았다. 보험업계도 숙원사업인 실손보험 청구간소화 도입이 시급하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15일 국회와 의료계, 보험업계 등에 따르면 고용진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같은 당 전재수 의원이 각각 발의한 '실손보험 청구 전자·간소화'를 위한 법률 개정안이 국회 정무위원회 소위에 계류된 상태다.

개정안은 보험계약자·피보험자가 진료비 계산서 등 서류를 보험회사에 전자적 형태로 전송해 줄 것을 요양기관에 요청하고, 정당한 사유가 없는 한 따르도록 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보험사의 전송업무는 공공보험인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위탁하는 내용도 담고 있다.

하지만 실손보험 청구간소화를 두고 의료계의 반발이 거세다.

우선 실손보험 대행 청구 강제는 실질적으로 실손보험 가입자의 진료비 내역과 민감한 질병 정보에 대한 보험사의 정보 축적 수단으로 악용될 우려가 크다는 것이다. 보험사들이 의료기관의 실손보험 가입자 진료비 내역과 질병 정보에 접근할 법적 근거를 갖게 되고, 이를 근거로 관련 질병 정보를 축적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할 수 있게 된다는 설명이다.

또 의료계는 당장 환자의 청구를 간소화하는 방안으로 포장하고 있지만, 실제로는 심사·삭감을 통해 환자에게 지급해야 할 지급액을 최대한 절감해 보험사의 이익을 극대화하려는 전략으로 판단하고 있다.

전산화 운용의 비용과 책임이 병원으로 전가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하고 있다.

반면 보험업계는 이같은 우려는 문제가 되지 않다는 입장이다.

의료기관은 법령상 진료비 영수증, 세부내역서, 처방전 발급의무가 있으며 청구 전산화로 의료기관의 서류발급 업무부담이 줄고 소비자는 청구가 편해지며, 보험사는 업무가 효율화된다고 주장한다.

환자 개인정보 유출과 관련 환자가 의료기관에 전송을 요청할 수 있는 서류를 진료비 영수증, 진료비 세부산정내역 등 금융위원회가 정해 고시하도록 하고 있어 불필요한 정보전달을 막고 있다고 강조한다.
또 전산화 대상 정보를 진료비 영수증, 진료비 세부내역서, 처방전상의 질병분류번호로 한정해 법률안에 명기하는 것도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오히려 의료계가 비급여 진료내역이 공개될 것을 걱정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시민단체 관계자는 "의료계가 반대하는 실질적인 이유는 비급여 항목이 표준화될 것을 두려워하기 때문"이라며 "사실상 비급여 항목을 통해 수익을 올려왔던 병원들이 비급여 항목이 전산화되면 비급여 진료 내역이 공개돼 수익 감소가 불가피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hsk@fnnews.com 홍석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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