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정지출 늘려라" 압박 받는 獨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9.04.15 17:18 수정 : 2019.04.15 17:18

IMF·美 "흑자 활용해야" 압력.. 韓도 정책 가능한 나라로 꼽아
獨 "글로벌 위기 우리탓 아냐".. 美우선주의·브렉시트 등 비판

국제통화기금(IMF)이 미국을 등에 업고 독일을 비롯한 재정흑자국들에 대규모 재정정책 압력을 높이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14일(현지시간) 보도했다. WSJ에 따르면 재정흑자국들의 감세 또는 재정지출 확대를 통한 재정정책 필요성은 지난 주말 워싱턴에서 열린 IMF·세계은행 (WB) 춘계 연차총회의 주된 이슈 가운데 하나였다. 특히 IMF는 보고서 등을 통해 독일, 한국, 호주, 스위스 등 4개국을 재정정책이 가능한 국가들로 콕 집었다. IMF는 독일을 비롯한 이들 국가가 성장률을 끌어올리는 데 재정흑자를 활용해야 한다고 압박했다.

크리스틴 라가르드 IMF 총재는 재정흑자국들은 "투자 여력, 경제 개발과 성장에 참여할 여력이 있지만 그 전선에서 제 역할을 하지 않아왔다"고 비판했다.

미국은 IMF 지원사격에 나섰다. 스티븐 므누신 미 재무장관은 독일 등 재정흑자국들에 대한 IMF의 견해와 같은 생각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독일은 다른 어느 나라보다도 이같은 논리에 강하게 반대하는 대표적 국가다. 올라프 숄츠 독일 재무장관은 독일이 이미 공공투자 확대, 감세, 저소득층에 대한 지원 강화 등을 펴고 있다며 재정정책이 이미 시행 중이라고 되받아쳤다. IMF 총회에 참석한 숄츠 장관은 12일 기자회견에서 독일의 안정적인 재정은 다음 경기침체에 대응해 독일이 더 나은 대비를 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또 지금의 글로벌 경제위기는 독일의 재정정책에서 비롯된 것이 아니라 브렉시트, 무역갈등과 같은 '인위적인' 사건들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비판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의 '미국 우선주의'가 몰고 온 무역긴장과 영국의 브렉시트가 주된 배경이라며 미국과 영국으로 화살을 돌렸다.

한국과 호주 역시 재정정책 여지가 충분한 나라들로 지목됐다. 한국은 재정흑자 기조를 이어가고 있고, 호주는 수년 안에 재정수지가 흑자로 돌아설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한국과 호주는 유럽 국가들과 달리 지금 당장 재정정책을 펴야 할만큼 경제 상황이 어렵지 않고, 중앙은행이 우선 금리인하로 대응할 여력도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독일의 경우는 다르다. 독일 경제는 지난해 3·4분기 마이너스 성장 뒤 4·4분기 제로성장으로 가까스로 경기침체를 면했지만 올들어 제조업 지표들로 볼 때 상반기 경기침체나 둔화가 불가피해 보인다. 독일은 특히 유로존(유로 사용 19개국) 최대 경제국으로 독일이 흔들리면 유로존을 포함해 스위스 등 유로존 수출에 사활이 걸린 비 유로존 국가들까지 휘청거리게 된다. 독일이 재정긴축을 완화하면 프랑스와 이탈리아도 재정확대에 나설 근거가 마련된다. 독일의 재정확대가 유로존과 나아가 유럽경제 전체에 파급효과를 낼 수 있음을 뜻한다.
재정여력도 충분해 독일에 대한 재정확대 압력은 점점 더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IMF 추산에 따르면 현재 국내총생산(GDP) 대비 60%를 밑도는 독일의 공공부채는 2022년에는 50% 미만으로 더 낮아지게 된다. 독일은 2014년 이후 재정흑자 상태로 IMF 예상으로는 오는 2024년까지 이같은 기조가 이어진다.

dympna@fnnews.com 송경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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