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다스 前사장 "이명박, 다스 분식회계·BBK 송금 지시했다"

뉴스1

입력 2019.04.12 17:46

수정 2019.04.12 17:46

이명박 전 대통령. 2019.4.10/뉴스1 © News1 구윤성 기자
이명박 전 대통령. 2019.4.10/뉴스1 © News1 구윤성 기자

© News1 이윤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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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 현대차에 탄압받자 '다스 폭파하겠다' 증언도
다스 소송 패소하자 질책…"수임료 높은데 왜 졌냐"

(서울=뉴스1) 문창석 기자,박승희 기자 = 이명박 전 대통령(78)의 최측근이었던 다스의 전직 사장이 법정에서 "이 전 대통령이 다스의 분식회계를 지시했다"고 증언했다. 특히 정치를 시작한 후 늘 마주했던 BBK 의혹에 대해선 "이 전 대통령의 지시로 BBK에 송금했다"고 털어놨다.

서울고법 형사1부(부장판사 정준영) 심리로 12일 열린 이 전 대통령에 대한 항소심 공판에 증인으로 출석한 김성우 전 다스 사장은 이 같이 증언했다.

김 전 사장은 '다스 설립 과정부터 각종 경영 판단 사안을 최종 결정하고 지시하며 다스 경영을 총괄했던 실질적 사주는 이상은 다스 회장이 아니라 이 전 대통령이 맞느냐'는 검찰의 질문에 "그렇게 생각한다"고 밝혔다.

그는 다스 설립 과정에 대해 "저는 당시 현대건설 차장·부장이었는데, 사장이었던 이 전 대통령이 '내가 자동차 부품회사를 만들테니 가서 일을 좀 맡아달라'고 해 퇴사했다"고 설명했다.

특히 다스 공장부지 선정부터 사무실 타자기를 한대 마련하는 구매 비용까지 이 전 대통령에게 모든 것을 상세하게 보고했다고 증언했다.
다스 설립을 위한 사무실 비용도 이 전 대통령에게 받은 자금을 사용했다고 밝혔다.

원청업체인 현대자동차의 압박에 이 전 대통령이 직접 나서 다스를 지켰다는 증언도 나왔다. 김 전 사장에 따르면 이 전 대통령이 1992년 민자당에 입당해 국회의원에 당선되자, 다스는 최대 매출처인 현대차로부터 탄압을 받았다.

김 전 사장은 "당시 현대차 측 임원은 제게 '다스를 우리가 매수할테니 협조해라, 그렇게 한다면 당신에게 부품업체 하나를 만들어주겠다'고 회유했다"며 "이를 이 전 대통령에게 보고하자 직접 현대차 사장에게 전화해 '정 그렇다면 다스를 폭파해버리겠다'고 했다"고 증언했다.

특히 자신이 2005년 건강에 문제가 생기자, 사직서를 이상은 회장이 아닌 이 전 대통령에게 전달했다고 증언했다. 이에 이 전 대통령은 "조직이 힘들어지니 정 어려우면 회사에 앉아있으면서 공부라도 해라"며 반려했다는 취지로 김 전 사장은 증언했다.

김 전 사장은 다스 자금으로 매년 20억원씩 비자금을 조성해 이 전 대통령에게 전달했다고도 밝혔다. 특히 이 과정에서 이 전 대통령이 지시한 분식회계를 통해 비자금을 마련했다는 증언도 나왔다.

그는 "1990년대 초부터 회사가 이익이 나기 시작해 이 전 대통령에게 어떻게 처리하면 좋겠냐고 물었다"며 "그러자 '원가 문제가 있어 (현대차와 가격 협상에 불리하니) 분식회계를 하는 게 어떻겠냐'고 하셔서 그때부터 분식회계를 시작했다"고 털어놨다.

이어 "특별한 선거나 행사가 있으면 서울(이 전 대통령 측)에서 더 많은 돈을 요구하기도 했다"며 "(서울시장 출마를 앞둔) 2001년에는 (비자금 상납을) 중단하라고 지시했지만, 2002년 이후에도 비자금을 조성한 사실이 있다"고 설명했다.

대선 출마를 앞둔 2006년에는 "내가 큰 꿈이 있으니 올해부터는 위험한 일을 하지 마라"고 지시했다고 증언했다.

BBK 투자와 관련한 증언도 나왔다. 이 전 대통령은 대선후보 시절 BBK를 통한 주가조작에 관여했다는 의혹이 일었던 바 있다. 2007년 8월17일 박근혜 당시 후보가 한나라당 대선후보 경선에서 "도곡동 땅이 누구 땅인지 검찰은 이미 다 알고 있다"고 날을 세우자, 이명박 후보는 "새빨간 거짓말"이라며 맞서기도 했다.

이에 대해 김 전 사장은 "2000년 BBK에 다스 자금 120억원을 투자한 건 누구한테 지시받은 것이냐"는 질문에 "피고인(이 전 대통령)으로 표현해 좀 불경스러운데, 그쪽의 지시를 받고 (제가) 송금했다"고 털어놨다.


그는 "소송하면서 중요사항이 발생하면 이 전 대통령에게 직접 전화로 보고했느냐"는 질문에 시인했다. 특히 다스 소송에서 패소하자 "그 많은 수임료를 지불하고도 왜 졌느냐"는 질책도 받았다고 주장했다.
이어 "과거 검찰·특검 조사에서 다스와 BBK는 관련없다"고 진술한 사실에 대해선 "제가 허위진술을 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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