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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비아내전, 유가 급등 방아쇠되나…하반기 80달러 넘을 듯

송경재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9.04.08 15:45

수정 2019.04.08 15:45

브렌트유 가격추이. 자료:파이낸셜타임스.
브렌트유 가격추이. 자료:파이낸셜타임스.
국제유가가 오를 일만 남은 것으로 보인다. 현재 배럴당 70달러대인 유가는 올 하반기에는 80달러대로 오를 것으로 예상된다.

이란 석유수출 금지 조처에 베네수엘라 석유 공급 위기, 석유수출국기구(OPEC)와 러시아 등 이른바 OPEC+의 감산이 더해져 석유시장의 수급이 빠듯할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여기에 8년만에 전면 내전 위기로 치닫고 있는 주요 산유국 리비아 사태까지 더해지면 유가는 일시적으로 더 큰 폭으로 뛸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게 됐다.

이미 이탈리아 석유업체 에니는 리비아에서 직원들을 철수하겠다고 밝혔다.

유가, 하강요인보다 상승 요인 더 많아
7일(이하 현지시간) CNBC에 따르면 시티그룹 글로벌 상품리서이 책임자인 에드워드 모스는 이날 석유시장에 유가 하강 가능성보다는 상승 가능성이 더 많다고 말했다.


모스는 CNBC와 인터뷰에서 국제유가 기준물인 브렌트유, 미국 유가 기준물인 서부텍사스산원유(WTI) 모두 올들어 20% 넘게 올랐다면서 이란, 베네수엘라, OPEC+의 감산 등 석유공급 위축요인이 더 많기 때문에 앞으로도 상승위험이 더 높다고 말했다.

그는 "하강보다는 상승 가능성이 훨씬 더 높다"면서 "석유시장은 과소매수, 과매도 상태에 있고, 수급이 매우 빠듯해 2·4분기, 그리고 아마도 3·4분기까지 배럴당 70달러대에서 움직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모스는 이어 "변수들도 상당하다"면서 유가가 현재 예상치보다 더 뛸 가능성 역시 높다는 점을 시사했다.

컨설팅업체 FGE의 페레이던 페샤라키 회장도 유가 상승이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했다.

페샤라키 회장은 수급 펀더멘털이 유가 상승을 부채질하고 있다면서 하반기에는 배럴당 75~80달러 수준에서 움직일 것으로 내다봤다.

그는 CNBC에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아마도 배럴당 70달러 또는 그에 근접한 수준을 천정으로 간주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면서 "그러나 누구도 개입하지 않는다면 펀더멘털 측면으로만 볼 때 하반기에는 그 천정이 75달러, 80달러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시티그룹의 모스는 유가 상승을 막으려는 트럼프 대통령의 의도에 비춰볼 때 이란 석유수입 금지 유예조처를 연장할 것으로 예상했다.

석유시장 뇌관, 리비아
여기에 북아프리카 산유국 리비아의 내전이 석유시장에 더 심각한 충격을 줄 가능성 역시 점차 높아지고 있다.

2011년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의 공습을 발판으로 무장시민들이 무암마르 카다피 정권을 몰아낸 뒤 혼란에 빠진 리비아에서 8년만에 다시 전면 내전 위기가 고조되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 산유량을 3배 끌어올려 하루 130만배럴 생산하던 리비아가 전면 내전으로 치닫게 되면 석유공급이 끊기면서 유가 급등 방아쇠를 당길 수 있다.

리비아의 하루 산유량은 이란 석유금수 유예조처로 한국 등 8개국이 이란에서 수입하는 석유와 같은 규모다.

생산차질은 이미 시작된 것으로 보인다.

7일 리비아옵서버에 따르면 이탈리아 석유업체 에니는 리비아에서 전직원을 철수하기로 결정했다.

이탈리아 외교부도 리비아 정부와 이탈리아 정부간에 협의를 통해 철수가 결정됐다고 확인했다.

에니는 리비아내 석유시설이 안전하게 보호받고 있다고 밝혔지만 내전 양상이 확대되면 석유시설 안전은 장담하기 어렵게 된다.

한편 리비아 동부를 장악한 리비아국민군(LNA)은 이날 수도 트리폴리 외국에서 공습에 나섰고, 영향력이 서부에만 미치고 있는 파예즈 알-사라즈 총리의 정부군은 LNA의 트리폴리 진격을 막기 위해 동분서주하고 있다.


미국은 이날 리비아에 주둔하던 소수 병력을 철수시켰다.

dympna@fnnews.com 송경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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