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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n선임기자의 경제노트]소득주도성장 역풍… 고용률 9년만에 하락

강문순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9.04.02 16:11

수정 2019.04.02 16:11

최저임금의 가파른 인상 등 문재인정부의 소득주도 성장이 역풍을 맞고 있다. 문재인정부는 일자리정부를 기치로 내걸었지만 지난해 고용률이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9년만에 처음으로 하락했다는 분석이 나왔다.

한국경제연구원은 2일 발표한 '2018년 고용 동향'에서 전체 고용률은 60.7%로 전년 대비 0.1% 감소했다"며 "금융위기 이후 지속적으로 증가 추세였던 것과 동떨어진 모습"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2013년 3.1%까지 떨어졌던 실업률은 2010년 이후 최고인 3.8%까지 증가했다고 덧붙였다.

고용률은 15세 이상 인구 중 취업자의 비율로, 실업률 통계에서 제외되는 비경제활동인구를 포함한다. 실업률은 경제활동인구 중 실업자의 비율로, 일할 의지와 능력은 있지만 일자리가 없는 사람이 차지하는 비중을 보여준다.


지난해 고용률이 증가 추세에서 처음으로 꺾인 가운데, 저임금 산업 취업 비중도 커지는 등 일자리의 질마저 나빠졌다.

인구 증가 대비 취업자 증가 폭은 이례적으로 낮았다는 분석이다. 2018년 인구 증가 대비 취업자 증가 수는 생산가능인구 증가분 25만2000명의 38.5% 수준인 9만7000명이 그쳤다. 2010년 이후 최저 63.1%에서 최고 121.8% 수준이었던 것과 비교하면 이례적으로 낮은 수치다.

경제활동인구의 허리라고 볼 수 있는 40, 50대 고용률도 지난해 각각 0.4%포인트와 0.1%초인트 감소했다. 모든 연령에서 고용률이 줄었던 2003년과 2009년을 제외하고 40대와 50대 고용률이 동시에 감소한 것은 작년이 처음이다.

일자리정부를 내걸었지만 최저임금 인상, 근로시간 단축 등 일자리를 줄이는 정책을 잇따라 폈기 때문이다.

대표적인 게 카드 수수료 인하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신한·KB국민·삼성·현대·롯데·하나·우리카드 등 7개 전업 카드사의 영업점포 수는 지난해 말 기준 261개로 전년 328개보다 20.4% 줄어든 67개였다. 임직원 수도 4.6%(541명)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매년 8000억원 규모의 수익 감소가 예상되면서 카드사들이 비용 절감을 위해 영업점포를 줄이는 등 긴축경영에 나서고 있기 때문이다.

이처럼 영업점포는 줄이고 비대면 거래는 강화하면서 인력 구조조정도 본격화 하고 있다.

당장 카드 모집인도 크게 줄었다. 지난 1월 말 기준 7개 전업 카드사의 신용카드 모집인은 1만2534명으로 2017년 말(1만6658명)과 비교해 24.7% 감소했다. 지난해 신한카드와 현대카드 등 대형 카드사들이 희망퇴직을 실시하면서 양질의 일자리로 꼽히는 정규직 임직원수도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7개 전업 카드사의 정규직 직원수는 9943명으로 2017년 말(1만168명) 대비 2.2%(225명) 감소했다.

계약직을 포함하면 인력 감소폭은 더욱 컸다.
7개 전업 카드사의 정규직·비정규직 직원수는 1만1330명으로 전년(1만1871명) 대비 4.6%(541명) 줄었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대형 가맹점과 수수료 인상 과정에서 난항을 겪고 있는데다 당장 올해부터 수익 악화가 본격화 될 것으로 보이는 만큼 비용 절감을 위한 방안을 다각도로 검토할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최저임금 대폭 인상에 따른 영세업자들의 불만을 누그러뜨리기 위해 취해진 처방이 엉뚱한 결과로 나타난 것이다.

mskang@fnnews.com 강문순 금융·증권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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