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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3보선 현장르포]통영 고성.."정치는 뒷전, 먹고사는 문제가 우선"

박지애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9.03.26 16:24

수정 2019.03.26 16:24

26일 통영 고성 시내 도로 위에 양문석 더불어민주당 후보의 플랜카드가 걸려있다.
26일 통영 고성 시내 도로 위에 양문석 더불어민주당 후보의 플랜카드가 걸려있다.

26일 통영 고성 시내 도로 위에 정점식 자유한국당 후보의 플랜카드가 걸려있다.
26일 통영 고성 시내 도로 위에 정점식 자유한국당 후보의 플랜카드가 걸려있다.

통영시 고성시장 앞 전경
통영시 고성시장 앞 전경

[통영·고성(경남)=박지애 기자] "먹고 사는 문제가 부친데 무신 정치고 우리는 관심없다. "
4.3 국회의원 보궐선거를 일주일 남짓 앞둔 25일, 경남 통영항에서 만난 60대 횟집 주인 백모씨는 선거 분위기를 묻자 화부터 내며 이 같이 말했다.


백씨는 "사실 우리 같은 시골에 사는 사람들은 복잡시런 정치 어떻게 돌아가는지 크게 잘 모른다"며 "근데 문재인이 대통령 되고 더 먹고 살기 힘들어진거다. 한국당도 할말이 읍다. 정치만 보면 진절머리 난다고들 한다 "고 목소리를 높였다.

보수 아성 경기 침체로 아우성
이군현 전 의원의 의원직 상실로 보궐선거가 치뤄지는 통영 고성은 여야 후보를 포함해 양문석(더불어민주당)·정점식(자유한국당)·박청정(대한애국당) 후보 등 총 3명이 뛰고 있다.

25일로 공식선거운동 닷새째를 맞아 양 후보대 정 후보간 당의 자존심을 건 대결이 더욱 치열해지고 있다. 옆 선거구인 창원성산에서 전날 범여권 단일후보가 민주당이 아닌 정의당 후보로 결론이 나면서다.

사정이 이처럼 되면서 이번 선거는 내년 총선을 앞둔 PK(부산·경남)혈투 전초전 성격도 더하게 됐다.

이곳 보궐선거는 내부 소지역주의가 어떻게 투표장에서 반영될지도 관심꺼리다.

양문석 후보는 통영 출신이고 정점식 후보는 고성출신이다. 통영과 고성은 인구수가 11만대 4만6000으로 절반가까이 차이가 난다.

여기에 조선 중공업 등 대규모 사업장이 전국적으로 폐업이나 최고의 침체기를 겪고 있는 환경과 이로인해 빠듯해진 유권자들의 주머니 사정 등 복잡하게 얽킨 민심이 어떤 결론을 낼지 아직 갈피를 잡지 못하고 있다.

거리 곳곳에선 선거 관심 보다는 악화된 지역경제를 살려달라는 목소리가 많았다.

고성에서 30년 넘게 국밥집을 운영하고 있는 김모씨(70대)는 "손님들이 팍 준것도 사실이고, 이 근처 마트나 과일가게를 다 봐도 장사가 안되다보니 예전보다 문도 빨리 닫는다"며 "제발 먹고살게나 해달라"고 했다.

일주일 앞으로 다가온 선거에서 누구를 찍을 지를 두고 아직은 관망중인 여론이 많았다.

통영시내 마트에서 직원으로 일하고 있는 이모씨(40대)는 "솔직히 다들 동네 정서가 보수라 혼쭐날까봐 말을 못하지 개인적으로는 누구뽑을지 아직 고민 중"이라고 했다.

반면에 통영 버스터미널 앞에서 노점상을 하는 서모씨는 "여기선 김경수 찍어봤더너 문재인 정부가 경제 거덜내고, 지금은 후회된다는 사람이 한둘이 아니다"라며 한국당을 찍겠다고 강조했다.

또 서호시장에서 생선가계를 하는 40대 박모씨는 "한국당이 아직 정신을 못차리니 여당을 찍어 보겠다"고 했다.

통영항에서 횟집을 하는 강모씨(여성·65세)는 "출생지만 통영 고성이지 외지인들이 선거때 후보로 내려오니 솔찍히 찍을 맘도 없다"고 했다.

지방선거 이후 거세진 탈지역주의 바람 변수...6.13때 절반 가까이 김경수 지사로 돌아서
통영고성은 역대 총선에선 영남권 중에서도 보수세가 특히 강한 지역으로 꼽혔다.

지난 3번의 총선에선 이군현 전 의원이 무투표 당선(20대 총선)되거나 압도덕 승부로 결론이 났다.

19대 총선에선 이 전 의원이 61.44%를 얻어 18.33%를 얻은 상대후보와 40%포인트 이상 격차를 별였다. 18대 총선도 이 전 원은 56.47%로 38.36%를 얻은 상대 후보를 20% 가까이 앞섰다.

다만 보수의 아성에도 최근 변화의 바람이 강하게 일고 있다. 자유한국당이 더불어민주당에게 경남지사를 내준 지난 2018년 6.13 지방선거에선 통영고성도 김경수 지사 지지표가 절반 가까이 몰표도 나왔다.

통영에선 김경수 지사가 46.16%로 49.78%를 얻은 김태호 전 지사에게 오차범위로 1위를 내줬지만 고성에선 김경수 지사(49.78%)가 김태호 전 지사(46.94%)를 제치고 1위를 차지했다.

그런 만큼 이번 선거도 아직 예측불허의 싸움이라는 얘기도 나온다.
지방선거 이후 거센 탈지역주의와 민주당 바람이 이어질지 혹은, 제동이 걸릴지가 선거로 판가름날 것으로 보인다.

pja@fnnews.com 박지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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