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정치일반

측근 앞세우는 김정은-트럼프, 왜?

이설영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9.03.19 15:44

수정 2019.03.19 15:44

지난 15일 평양에서 외신 등을 상대로 회견을 한 최선희 북한 외무성 부상(가운데) /사진=연합뉴스
지난 15일 평양에서 외신 등을 상대로 회견을 한 최선희 북한 외무성 부상(가운데) /사진=연합뉴스
2차 북·미정상회담 결렬 후 비핵화 시기 및 규모 등과 관련해 갈등을 빚고 있는 북·미가 실무진들을 앞세운 주장을 이어가고 있다. 특히 평소 트위터를 통해 다양한 생각을 표출하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북한 관련 트윗은 하지 않고 있어 그 이유가 관심을 모은다. 전문가들은 북·미가 현재 갈등을 겪고 있지만 향후 대화를 계속 이어 가겠다는 의도가 있는 것으로 봤다.

존 볼턴 미국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보좌관은 지난 17일(현지시간) 한 라디오 방송에 출연해 "북한은 비핵화를 위해 필요한 일을 할 의지가 없었다"면서 "(최선희는) 핵과 대륙간탄도미사일 실험을 다시 하겠다는 도움이 안되는 성명서를 발표했다"고 말했다.

최선희 부상은 지난 15일 기자회견에서 2차 북·미정상회담 결렬의 책임이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과 볼턴 보좌관에 있다고 주장했다. 특히 "북한이 15개월 동안 미사일 발사 및 시험을 하지 않은 것에 대해 미국이 상응조치를 해주지 않고 '정치적 계산'을 바꾸지 않으면 타협을 하거나 협상을 지속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과 북한은 비핵화 추진 과정에 대해 큰 폭의 입장차를 갖고 있다. 미국은 '점진적 비핵화는 없다'는 기본 전제 하에 핵무기, 생화학무기 등 대량살상무기(WMD)의 완전한 제거와 상응조치를 주고 받기를 바란다. 반면 북한은 '단계적 비핵화'를 대전제로 우선적으로 영변 핵시설 폐기와 상응조치의 맞교환을 원하고 있다.

스티븐 비건 미국 국무부 대북특별대표는 지난 14일(현지시간)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에서 2차 북·미정상회담의 결과를 설명하며 현재의 대화 상태를 유지하면서 북한이 도발하거나 다른 길을 가지 않도록 해 달라고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면서 북한이 실질적인 비핵화를 하기 전까지 재제상태를 유지해야 한다는 필요성을 강조했다.

최 부상의 기자회견은 미국 측 실무진의 발언이 이어지는 가운데, 마땅히 입장을 전달할 방법이 없기 때문에 개최된 것으로 보인다.

북·미가 현재 실무진을 앞세우는 것은 극단적인 상황을 피하기 위해서다. 북·미가 하노이 회담 결렬 후 지속적으로 갈등 양상을 보이고 있지만 여전히 대화의 필요성과 가능성은 열어놓고 있다는 것도 이런 분석을 뒷받침한다. 그러면서 자신들의 입장까지 전달하는 것이다.

최강 아산정책연구원 부원장은 "최고 지도자가 나설 경우 상황이 어떻게 될지 모르니까 실무자를 통해 서로 입장을 던지면서 서로의 변화를 촉구하는 형태로 하고 있다"며 "판을 깨고 싶지는 않으니까 대화를 하고 싶다며 여지를 두면서 각자의 주장을 한다"고 말했다.

실제 최 부상은 15일 기자회견에서 김 위원장과 트럼프 대통령의 관계에 대해 "궁합이 신비할 정도로 좋다"고 밝혔다. 볼턴 보좌관도 라디오 인터뷰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이 비핵화되기를 바라며, 협상을 통해 해결하기를 바란다"며 대화 의지를 내비쳤다.


최 부원장은 "재미있는 것은 트럼프 대통령이 언급을 자제한다는 것"이라며 "만약 북한과의 협상이 완전히 틀어지면 지금까지 본인이 성과라 했던 것의 실패를 자인하는 셈이 되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ronia@fnnews.com 이설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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