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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 중대발표 막판 장고… 美에 공넘기는 전략?

강중모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9.03.17 17:25

수정 2019.03.17 17:25

전문가 "북·미 대화틀 못 벗어날 것"
북미간 하노이 회담 결렬의 책임이 미국에 있다면서 중대한 '새로운 길'에 대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발표가 임박하면서 한반도 안보정세를 둘러싼 긴장감이 최고조에 달하고 있다.

비핵화 협상 중단, 핵·미사일 실험의 재개 여부에 대한 입장 표명이 자칫 나비효과로 큰 후폭풍을 만들 수 있다는 가능성에 김 위원장은 막판 장고를 하는 것으로 보인다.

현재로선 북미대화 중단 가능성을 최후통첩한 만큼 미국에게도 생각할 시간을 주겠다는 '전략적 침묵'이라는 분석이다.

17일 북한 매체 어디에도 김 위원장의 입장 표명은 없다.

앞서 최선희 북한 외무성 부상은 지난 15일 "미국의 요구를 수용할 수 없고, 우리의 조치에 대한 상응조치가 없다면 미국과 협상 중단을 고려하겠다"며 김 위원장이 향후 북한의 행동 계획을 담은 공식성명을 내놓을 것이라고 예고했다.

미국이 하노이 회담 결렬이후 일관되게 완전 비핵화 빅딜 입장을 밝힌 만큼 북한이 선택할 카드는 대결회귀 아니면 협상재개, 즉 '도 아니면 모'식이 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비핵화 대화의 틀이 유지될 지, 아니면 과거 대결 긴장모드로 회귀할 지는 김 위원장의 최종 입장 표명에 달린 셈이다. 다만 미국측이 최 부상 기자회견 이후에도 "핵·미사일 실험 중단은 김 위원장이 약속한 것이고, 대화를 지속할 의지가 있다"며 대화 재개의 길을 열어놓은 상태다.

전문가들은 북한 입장에서 현재 조성된 북미간 대화의 틀을 벗어나기는 힘들다고 보고 있다.

현재 역대급 제재 속에 1990년대 '고난의 행군' 이후 최악의 상황에 봉착한 북한 경제는 추가 제재가 이어질 경우 김 위원장의 '경제발전 노선'은 안팎의 거센 저항에 부딪힐 수 있기 때문이다.


신범철 아산정책연구연구원 안보통일센터장은 "최선희가 트럼프 대통령과 김 위원장의 궁합이 좋다고 말한 것에서 알 수 있듯 북한은 미국의 압박에 맞대응하면서 기싸움·심리전을 펼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면서 "현 단계에서 북한도 대화의 판을 깰 의도는 없다"고 분석했다.

문성묵 한국국가전략연구원 통일전략센터장도 "김 위원장의 입장 발표가 지체되는 것은 미국에 생각할 시간을 부여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어 "지금 당장 대화 틀을 깨는 것은 북미 모두에게 부담감이 너무 크기 때문에 양측은 전면적인 파국을 피하는 수준에서 2차 북미정상회담 책임공방·주도권 잡기 싸움을 치열하게 벌일 것"이라고 덧붙였다.

vrdw88@fnnews.com 강중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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