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한석규 “‘우상’, 정곡을 찔린 것 같았다”

입력 2019.03.15 18:37수정 2019.03.15 18:37

[fn★인터뷰] 한석규 “‘우상’, 정곡을 찔린 것 같았다”

배우 한석규가 영화 ‘우상’ 시나리오를 읽고 정곡을 찔린 듯 날카로운 느낌을 받았다. 그는 ‘초록물고기’ 이후 완성도 높은 작품으로 ‘우상’을 손꼽았다.

‘우상’은 아들의 사고로 정치 인생 최악의 위기를 맞게 된 남자와 목숨 같은 아들이 죽고 진실을 쫓는 아버지, 그리고 사건 당일 비밀을 간직한 채 사라진 여자까지, 그들이 맹목적으로 지키고 싶어했던 참혹한 진실에 대한 이야기를 그린 영화다.

“2017년 7월 정도에 이수진 감독한테 연락이 와서 만나 ‘우상’ 시나리오를 받았다. 한껏 기대가 됐다. 전작 ‘한공주’를 잘 봤었다. ‘우상’ 시나리오를 받고 기대감 속에서 그날 바로 단숨에 읽었다. 한 문장 문장이 치밀했다. 오랜만에 읽어보는 자체만으로도 완성도 있는 작품이었다. 시나리오를 덮었을 때 나한테 각인되는 인상과 이미지, 엔딩이 강력했다. 연출자가 뭘 이야기 하는지 대번에 알 수 있었다. ‘우상’은 정곡을 찔린 듯한 느낌이었다. 관객들에게 내 몸을 통해서 보이고 싶었다.”

[fn★인터뷰] 한석규 “‘우상’, 정곡을 찔린 것 같았다”

한석규는 극중 아들의 사고로 정치 인생 최악의 위기를 맞게 된 남자 구명회 역을 맡았다. 구명회는 차기 도지사 후보에 거론될 정도로 존경과 신망이 두터운 도의원이다.

“전부터 비겁한 역을 해보고 싶었다. 그냥 비겁한 게 아니라 살아남기 위해 무슨 짓이든 하는 캐릭터를 해보고 싶었다. 새로운 캐릭터, 변신 등 ‘작품 전체를 큰 그림으로 봤을 때 뭐가 좋을까’라는 고민을 항상 하는데, 나에게 선택의 기회를 먼저 줬기에 비겁한 놈을 하고 싶었다. 구명회는 비겁하고 교활한 인물이다. 반응할 일이 계속 온다. 한 순간에 괜찮은 반응을 했다면, 폭주하는 비겁함을 멈출 수 있었을 것이다. ‘우상’은 구명회라는 캐릭터를 통해 반응의 완성, 그 후가 뭔지 보여주고 싶었다.”

또한 한석규는 ‘우상’을 통해 함께 호흡을 맞춘 설경구, 천우희에 대한 연기자 동료로서 존경의 마음을 드러냈다.

“한 분야에서 오래 한 사람들을 보면 그 사람의 관(觀)을 알겠다. 설경구는 같은 액터로서 존경하고 인정한다. 천우희는 많이 후배지만, 그만한 연기 하는 배우가 어디 있냐. 이번 작품 때문에 눈썹까지 밀었다. 밑천이 다 드러나는 역할이었다. 내가 연기 생활을 더 빨리 했지만, 좀 과하게 표현하면 존경한다.”

[fn★인터뷰] 한석규 “‘우상’, 정곡을 찔린 것 같았다”

한국을 대표하는 배우로 오랜 시간을 지내온 한석규. 대중들도 그와 그의 연기에 대한 익숙함이 분명이 존재한다. 그는 자신을 움직이게 하는 힘으로 ‘새로움’을 손꼽았다. 그에게 있어 ‘우상’은 새로움의 연속이다. 때문에 그가 이번 작품에 느끼는 애정도 남달랐다.

“한석규라는 배우에 익숙하다는 것이 최고의 장점이자 단점이 될 수 있다. 관객들이 생각하는 한석규가 연기하는 구명회라는 캐릭터에 내가 하고픈 역할까지 더한 것이 ‘우상’이라는 작품의 메시지를 전하는데 플러스가 된다 생각한다. 내가 영화를 할 수 있는 원동력은 새로운 한국 영화다. 그걸 꿈꾸고 열심히 했다. ‘우상’에 대한 새로움은 시나리오 때부터 느꼈다. 지금 안 하면 큰일 나겠다는 생각을 했다. 새로운 환경이자 새로운 한국영화였다.

이수진 감독이 신인 감독이기도 하지만, 정신이나 마인드, 창작관 등이 새롭다고 생각한다. 좋은 생각을 할 수 있는 동력이 됐다.”

끊임없이 반응하는 한석규의 모습을 담은 영화 ‘우상’은 오는 20일 극장에서 만나볼 수 있다.

/chojw00_star@fnnews.com fn스타 조정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