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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국책硏 ‘경기진단 엇박자’] 그린북 "소비 건실·투자 증가" vs. KDI 5개월째 "경기둔화"

김서연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9.03.15 17:41

수정 2019.03.15 17:41

기재부 "긍정적 모멘텀" 부각..소매 2.2%·설비투자 0.2% ↑
위험요소는 반도체·무역전쟁..석달째 부진한 수출에는 우려
[정부-국책硏 ‘경기진단 엇박자’] 그린북 "소비 건실·투자 증가" vs. KDI 5개월째 "경기둔화"

수출이 3개월 연속 감소하고 있는 가운데 정부가 올 들어 주요 산업활동 및 경제심리 관련 지표들이 개선되고 있다는 진단을 내놨다.

정부 싱크탱크인 한국개발연구원(KDI)은 여전히 경기둔화 진단을 내리고 있는 상황이어서 정부의 이 같은 경기평가가 안이하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대중 수출의 급격한 감소 등으로 연초부터 경기둔화 우려가 고조되고 있는 상황을 제대로 반영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다만 정부는 세계 경제 둔화, 반도체 업황, 미·중 무역 갈등 등 불확실성은 상존한다고 평가했다. 특히 수출은 반도체 가격 조정 등으로 인해 두 달 연속 조정받고 있다며 우려를 나타냈다.

기획재정부는 15일 발간한 최근 경제동향(그린북)에서 "연초 산업활동 및 경제심리 지표 개선 등 긍정적 모멘텀이 있다"고 밝혔다.


정부는 지난해 9월까지 그린북에서 경제가 회복세라고 진단했지만 10월부터 회복세라는 평가를 삭제하고 불확실성에 더 무게를 실었다.

이번 달에도 불확실성을 언급했지만 '긍정적 모멘텀'을 부각시켰다. 1월 생산은 광공업, 서비스업, 건설업이 모두 증가하면서 전 산업 생산이 1달 전보다 0.8% 증가했다.

정부의 이 같은 인식은 5개월째 경기 둔화 진단을 거두지 않고 있는 KDI와 다르다.

그린북은 "지출의 경우 1월 들어서도 견실한 소비흐름이 이어지는 가운데 투자도 증가로 전환됐다"고 설명했다. 2월 소매판매와 설비투자는 1개월 전보다 각각 2.2%, 0.2% 증가했다. 2월 소비자심리지수는 1개월 전보다 2.0포인트 상승하면서 3개월 연속 개선했고, 2월 제조업 경기실사지수(BSI) 실적치(2포인트↑)와 3월 전망치(11포인트↑)가 동반 상승했다.

그린북은 또 그동안 투자 조정에 대한 우려를 거론해왔지만 이번에 투자 조정과 관련한 문구는 처음으로 거둬들였다. 홍민석 기재부 경제분석과장은 "(투자가) 상승 국면에 진입했는지 여부를 판단하기엔 이르다"고 말했다.

반면 정부는 불확실성을 키우는 요소로 세계경제 성장 둔화 우려, 반도체 업황과 미·중 갈등,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 등을 꼽았다.

특히 지난달에 이어 이달에도 수출 부진에 대한 우려를 드러냈다. 실제 지난달 수출은 전년동월 대비 11.1% 급감했다. 지난해 12월(1.3%) 감소한 이래 3개월 연속 감소세가 이어지고 있다.

이에 따라 "수출 조정은 지속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정부는 수출과 관련해 지난해 10월부터 지난 1월까지 4개월 연속 '견조한 흐름'이라고 분석했지만 지난달 수출이 조정받고 있다는 입장으로 선회했다.

특히 반도체의 가격 조정이 시장 예상보다 빠르게 조정되고 있다고 봤다. 정부는 지난 1월 이례적으로 반도체를 지목해 업황 불확실성을 거론한 이후 3개월 연속 우려 섞인 판단을 내놨다.

경기 지표는 여전히 나쁘다.

현재의 경기 상황을 보여주는 동행지수 순환변동치는 1월에 전월보다 0.1포인트 하락했다. 향후 경기 상황을 예고하는 선행지수 순환변동치는 같은 기간 0.4포인트 감소했다.


그린북은 2월 국내 금융시장은 전반적으로 안정세를 보이고 있다고 평가했다. 다만 2월 말에는 주가가 하락하고, 환율은 상승(약세), 국고채 금리는 등락을 나타냈다고 분석했다.


기재부는 "정책적으로 리스크 관리에 만전을 기하면서 경제의 역동성과 포용성 강화를 위한 과제들을 속도감 있게 추진하는 데 총력을 기울일 것"이라고 밝혔다.

ssuccu@fnnews.com 김서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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