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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eekend 헬스]"방금 들은 이야기인데 뭐였더라"… 건망증, 생활습관부터 바꾸세요

파이낸셜뉴스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9.03.14 18:48

수정 2019.03.14 18:48

오늘도 깜박하셨나요?..건망증, 생활습관부터 바꾸세요
잦은 스마트폰 사용, 직장·학교서 겪는 스트레스 등 원인 다양
음주 때 '필름 끊기는’ 블랙아웃, 자주 생기면 치매 발전 가능성↑
새로운 정보나 기술 습득, 뇌 자극해 기억력 높이는 데 도움
충분한 수면 통해 뇌에 휴식 줘야… 견과류·생선 섭취도 좋아
[Weekend 헬스]

세월이 가면 갈수록 사람의 기억력은 떨어진다. 어릴 때는 세세한 것까지 기억이 나지만 방금 들은 얘기도 머리에 남아있지 않은 경우도 많다.

건망증은 뇌가 여러 가지 일을 처리하다 과부하가 생긴 탓에 일시적으로 저장된 기억을 끄집어내는 능력에 문제가 생긴 경우를 말한다. 건망증은 질환이 아니다. 나이가 들면 노화에 의해 머리카락이 빠지고 근육이 점점 약화되는 것처럼 자연스런 현상으로 볼 수 있다.

국민건강보험 일산병원 정신건강의학과 이정석 교수는 14일 "기억력에 문제가 생긴 병으로 대표적인 질환은 '치매'이지만 보통 70세 이하의 대부분 사람들은 문제가 없는 경우가 많다"며 "여러 연구를 통해 증명된 기억력향상법에 대해 알아두는 것이 좋다"고 설명했다.


■다양한 원인으로 발생하는 건망증

기억은 어떤 정보를 부호화해서 뇌 속에 저장하고 필요할 때 그 정보를 꺼내는 과정을 말한다. 기억은 저장기간에 따라 몇 초에서 몇 분 동안 기억되는 단기기억, 수개월에서 길게는 평생 동안 지속되는 장기기억으로 나뉜다.

장기기억의 경우 나이가 많이 들거나 치매 등 기억력 관련 병에 걸리더라도 크게 나빠지지 않곤 하는데 단기기억은 나이가 들거나 치매에 걸리게 되면 바로 문제가 생기곤 한다. 단기기억은 특히 사람의 이마 부위에 위치한 전전두엽이 관장하며 양쪽 귀의 안쪽에 위치한 내측두엽의 경우 단기기억을 장기기억으로 변환시키는 역할을 한다. 기억력에 문제가 생기는 병으로는 대표적으로 치매가 있다.

최근 젊은이들의 건망증에 가장 큰 영향을 주는 것은 바로 '스마트폰'다. 스마트폰은 인간의 뇌를 대신해 '기억'이라는 역할을 담당하고 있는 매체다. 흔히 주변 사람들의 연락처나 생일뿐만 아니라 일상에서 필요한 작은 기억도 메모기능이 대신하고 있다. 이처럼 디지털기기에 의존하게 되면 두뇌가 둔화된다.

따라서 스마트폰 과의존에 따른 기억력 감퇴를 예방하기 위해서는 사용빈도를 의식적으로 줄이고 기억해둘 만한 일을 할 때는 입 밖으로 소리 내어 말하는 습관을 들이는 것이 도움이 된다.

직장이나 학교생활에서 겪는 우울감이나 스트레스가 원인이 되어 건망증이 나타나기도 한다. 기억력이 저하되고 생활에 대한 집중력이 떨어지며 무기력함까지 느껴지는 것이다.

실제로 우울증이 있을 경우 일시적으로 주의집중력과 기억력이 감소하게 된다. 우울증이 있을 경우 사고의 흐름이 느리고 단조로워지고 정서적인 요인이 처리속도를 늦춰 자신이 가지고 있는 인지기능을 효율적으로 발휘하지 못한다.

음주 후 흔히 '필름이 끊겼다'고 표현하는 '블랙아웃(Blackout)'은 지나친 음주로 인한 단기 기억상실이 나타나는 것이다. 기억의 입력과 출력을 관장하는 해마는 과음 시 마비가 될 수 있다. 이 때 단기 기억을 저장하는 기능이 저하돼 블랙아웃 현상이 발생한다.

블랙아웃은 단시간에 지나치게 많은 양을 마셨을 때 대부분 일어난다. 일반적으로 혈중 알코올 농도 0.15% 정도부터 기억력 장애가 나타난다. 블랙아웃은 젊은 나이에 자주 경험하면 나중에 치매로 발전할 가능성이 커지기 때문에 주의해야 한다.

■기억력을 높이는 방법은

기억력 향상을 돕는 방법은 머리에 휴식을 충분히 주고 자주 사용하는 것이다.

일단 잠을 충분히 자도록 한다. 자는 동안 뇌 안에서는 정보가 정리된다. 충분히 숙면을 취해야 그 날 뇌 속에 저장된 정보들이 잘 통합되어서 나중에 바로바로 꺼내어서 쓸 수 있게 된다.

뇌도 기계처럼 계속 써주지 않으면 기능이 자꾸 쇠퇴한다. 특히 새로운 정보나 새로운 기술을 접하면 뇌에 큰 자극을 줄 수 있다. 나이가 들어서도 이전에 접하지 못하던 복잡한 기술을 배운 사람들은 기억력이 좋아졌다는 연구가 있다. 또 긍정적인 생각을 많이 하면 기억력을 높이는데 도움이 된다.

사람을 많이 만나는 것도 중요하다. 친구, 가족들과 가까운 관계를 유지하는 사람들은 나이가 들어서도 기억력 감퇴가 덜하다고 한다. 왕성한 사회적 관계는 기억력에 악영향을 주는 스트레스를 해소하는 데 도움을 줄 수 있다.


뇌도 신체기관 중 하나이기 때문에 좋은 음식을 먹는 것이 기억력에 도움을 준다. 특히 지중해식 식단이 기억력에 도움을 주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과일, 채소, 견과류를 많이 먹고 소고기, 돼지고기 같은 적색육 대신 생선, 닭을 비롯한 가금류를 섭취하는 것이 좋다.

pompom@fnnews.com 정명진 의학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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