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봉의 아이러브 펫]

날 몰라보고, 계속 짖는 나이 든 내 반려견·… 치매 치료 '희망' 보인다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9.03.14 18:36 수정 : 2019.03.14 18:36

반려견 치매 치료제, 임상시험 승인

지난해 국내 65세 이상 치매환자는 74만8975명이었고, 치매 관리에 들어간 총 비용은 15조6909억원에 달했던 것으로 추산됐다. 보건복지부 산하 중앙 치매센터가 발간한 '국제 치매정책동향 2018'에 따르면 국내 노인 치매환자 수가 2060년에는 332만3033명으로 2018년에 비해 4,4배, 치매관리비용은 약 7배 가량 증가할 것으로 추정된다.

현재 마땅한 치매 치료제가 없고, 고령사회에서 초고령사회로 진입이 당연한 상황에서 치매환자수가 급격히 증가하는 것은 어찌 보면 당연한 일인 것 같다.

수의학적 치료 개발의 향상, 건강한 먹거리, 가족의 세심한 관리로 반려견의 수명도 날로 늘어나면서 치매(인지기능장애 증후군)로 고생하는 반려견 수가 늘어나고 있다. 필자가 임상을 처음 시작했던 20여년 전에는 반려견 평균 수명이 기껏해야 8-9세 정도였는데 지금은 13-15세이고 15세 이상 반려견도 많다.

미국 UC Davis(University of California, Davis)에서 11~16세령 반려견 보호자를 대상으로 반려견의 수면 습관, 수면주기, 가족과의 상호 작용, 방향 상실, 대소변 실수 등의 행동변화에 대해 조사했는데 놀랍게도 62%에 달하는 반려견이 한 가지 이상의 행동변화를 보인다고 답했다고 한다. 11살은 32%, 16살은 100%로 나이가 많을수록 증상이 심한 것으로 조사됐다. 국내 반려견의 상황도 비슷할 것으로 추정된다.

반려견의 치매와 사람의 치매는 발병기전이 매우 유사하다. 베타아밀로드 플라그가 뇌에 축적되고, 뇌세포의 신경섬유 다발의 형성이 증가해 뇌세포 사멸을 유발하고, 이에 따라 뇌기능이 저하돼 기억력 및 학습능력 감소, 공간지각능력 감소, 수면주기 변화 등의 증상이 유발된다.

목적의식 없이 짖거나 배회 또는 한 방향으로 빙빙 돌기, 수면 주기 변화로 이른 새벽에 일어나서 짖거나 서성대기, 익숙한 장소에서 길 잃기, 대소변 실수 횟수 증가, 평소와 달리 가족을 잘 반기지 않고 가족과의 상호작용 감소, 구석에 갇혀서 빠져나오지 못하는 행동 등의 증상을 보인다면 치매 가능성을 고려해야 하며, 병원에 내원해서 정확한 진단을 받는 것이 필요하다.

사람과 마찬가지로 반려견의 치매도 치료제가 없는 상황이다

항산화제인 비타민 E와 신경전달물질 조절제인 Selegiline 등이 반려견 치매 치료제로 사용되고 있으나 일부 치매 반려견에서만 뇌세포 손상에 일시적인 효과를 보일 뿐, 그 효과도 매우 제한적이기 때문에 치료를 계속함에도 증상은 점점 악화돼 결국 사망에 이르게 된다. 일부 치매 증상이 아주 심해진 반려견을 보유한 가정의 경우, 반려견과 가족의 고통이 극심해서 수의사선생님에게 안락사를 상담하는 경우도 종종 있다.

최근 치매에 걸린 반려견의 보호자에게 희망적인 뉴스 보도가 있었다. 국내 신약개발 바이오벤처 지엔티파마라는 회사가 반려견을 대상으로 한 치매 치료제 후보물질 'AAD-2004'의 허가 임상시험을 농림축산검역본부로부터 승인을 받았고, 예비 임상에서도 이미 약효가 확인됐다고 한다.

AAD-2004의 허가용 임상연구에는 충북대학교 동물의료센터, 이리온동물병원, 해마루동물병원, 헬릭스 동물메디컬센터, N동물의료센터, VIP동물의료센터 등이 참여한다.

현재 참여견을 모집 중인데, 모집 과정에서 사람 치매 임상으로 착각한 어르신들의 임상 참여 신청 전화가 제법 많다고 한다.
어르신들의 치매 극복에 대한 간절함을 느끼게 된다.

올해 AAD-2004 임상연구를 통해 반려견 치매 치료제의 승인으로 제품 출시를 바라며, 치료제 출시 후 치료제를 복용한 수많은 반려견 치매 환자들의 임상효과를 근거로 사람 알츠하이머 치매 환자들에게도 희망이 될 수 있는 새로운 치매 치료제가 개발되기를 간절히 희망한다.

혹시 함께 생활하는 반려견이 나이가 들면서 앞서 언급한 행동변화를 보이고 있다면 임상시험 참여에 관심을 가져주길 바란다.

㈜더줌 상임고문·전 이리온동물병원장


camila@fnnews.com 강규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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