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英, 노딜 브렉시트는 막았다.. 다음주 메이안 재상정 예고

송경재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9.03.14 17:53

수정 2019.03.14 19:40

英의회 321:278로 노딜안 부결
연장안도 무난히 통과시킬듯.. 파운드 지난해 6월이후 최고
영국 의회가 13일(현지시간) 영국이 유럽연합(EU)에서 협정 없이 탈퇴하는 노딜 브렉시트 방안을 부결시켰다. 브렉시트파 결집을 통해 이를 통과시키려던 테리사 메이 영국 총리는 이번에도 뜻밖의 일격을 당했다.

의회는 14일 브렉시트 연장안을 표결로 통과시킬 가능성이 높아졌다. 그러나 메이 총리는 다음주 EU 정상회의에 앞서 다시 자신의 브렉시트 합의안을 의회에 상정할 것으로 보인다.

월스트리트저널(WSJ) 등 외신에 따르면 영국 의회는 이날 박빙의 표차로 노딜 브렉시트는 배척하기로 결정했다. 메이는 전날 의회 표결 패배 뒤 이날 오는 29일로 정해진 마감시한 안에 노딜 브렉시트를 배제할지 여부를 안건으로 상정했다.
이대로 안건이 통과됐다면 노딜 브렉시트는 연기될 수 있지만 완전히 배제되지는 않게 된다. 그러나 의회는 메이의 상정안을 수정해 노딜 브렉시트는 완전히 배제하기로 결정했다. 1차 투표에서는 찬성 312표대 반대 308표로 박빙이었지만, 2차 투표에서 찬성표가 더 늘어 321대 278표로 가결됐다.

이날 표결로 대부분 기업들이 우려했던 최악의 브렉시트 시나리오는 현실화하지 않을 가능성이 높아졌다. 투자자들은 환호했다. 표결이 밤 늦게 진행 돼 주가에는 영향을 주지 못했지만 외환시장에서 파운드는 강세를 보였다. 오는 29일 노딜 브렉시트 가능성이 크게 낮아지면서 파운드는 미국 달러에 대해 장중 최대 2% 상승세를 기록했다. 파운드는 파운드당 1.335달러에 거래돼 지난해 6월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유로에 대해서도 강제를 보여 1년여만에 최고치인 파운드당 1.177유로까지 올랐다.

메이 총리를 다시 쓰러뜨린 노동당은 메이에게 브렉시트 주도권을 의회에 넘기라고 압박했다.

제러미 코빈 노동당수는 "지난 24시간 동안 의회는 메이의 합의안과 노딜 모두를 거부했다"면서 "이제 의회가 상황을 장악해야 한다"고 말했다.

노딜 브렉시트 방안이 거부됨에 따라 14일 의회는 브렉시트 연장안을 통과시킬 것으로 보인다. 영 의회가 이를 결정해도 영국을 제외한 나머지 EU 27개 회원국이 만장일치로 이에 합의해야 하지만 연장은 무난히 합의될 전망이다.

다만 메이 총리는 석달을 제시하고 있지만 EU가 원하는 연장 기간이 어떻게 될지, EU가 연장에 조건을 달지는 않을지 확실치 않다. 전날 자신의 합의안이 부결되고, 이날 노딜 브렉시트도 자신의 뜻과 달리 의회가 배제했지만 메이 총리는 여전히 자신의 합의안을 밀어붙일 것으로 예상된다.

WSJ은 21일 브뤼셀에서 열리는 EU 정상회의에 앞서 메이가 다음주 자신의 합의안을 의회에 다시 상정할 가능성이 높다고 전했다.
메이는 브렉시트 강경파를 압박해 합의안 통과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강경파는 브렉시트가 지연될수록 메이의 합의안보다도 더 EU와 긴밀한 관계가 유지되는 브렉시트 방안으로 의회가 몰고 갈 가능성이 높은데다, 자칫 브렉시트 여부를 다시 묻는 2차 국민투표로 이어질 가능성도 고려하지 않을 수 없기 때문이다.
이때문에 이날 표결에도 불구하고 메이와 의회간 힘겨루기는 적어도 다음주까지는 이어질 전망이다.

dympna@fnnews.com 송경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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