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엘리엇의 반란.. 국민연금 반기

강구귀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9.03.14 17:51

수정 2019.03.14 17:51

현대차·모비스 주총안건 찬성
"경쟁사임원 이사선임은 안돼"
국민연금기금 수탁자책임전문위원회가 현대차의 손을 들어줬다. 배당, 사내·사외이사 선임, 감사위원 선임 등 회사 측이 제시한 정기 주주총회 안건에 모두 찬성하기로 했다.

수탁자책임위는 14일 현대모비스 및 현대차의 주총 안건에 대한 의결권 행사 방향을 이같이 결정했다. 국민연금은 현대차(8.70%)와 현대모비스(9.45%)의 2대 주주다. 수탁자책임위는 이익잉여금처분계산서 승인(배당결정)과 관련, 엘리엇이 제시한 배당 수준이 지나치다고 판단했다. 밸러드파워시스템의 로버트 랜들 매큐언 최고경영자(CEO)를 사외이사로 선임하는 안건도 이해관계 등을 이유로 반대했다.


밸러드파워시스템은 현대차와 현대모비스가 벌이고 있는 수소연료전지 사업의 경쟁사다. 사외이사 권한으로 현대차의 기술 등 내부정보를 확인하고, 향후 투자와 인수합병(M&A)에 반대하는 등 사업 경쟁력을 저해할 수 있다는 우려까지 제기된다. 엘리엇은 현대모비스 사외이사에도 경쟁사 임원을 추천했다.

앞서 글로벌 의결권 기구인 글래스루이스, 국민연금의 의결권 자문기구인 한국기업지배구조원(KCGS)도 엘리엇이 제안한 사외이사 후보에게 모두 반대표를 던질 것을 권고한 바 있다.

수탁자책임위는 정몽구 회장, 정의선 수석부회장 등 현대차 측 사내이사 재선임에 찬성했지만 특정 일가의 권력집중 등에 대한 문제 제기 등으로 소수의 반대 의견도 있었다. 감사위원회 위원 선임 건도 회사측 제안에 찬성했다. 엘리엇이 주주제안한 현대모비스의 정관 일부 변경의 건은 회사 규모, 사업구조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반대했다.

남상구 기아차 사외이사를 감사위원회 위원으로 재선임하는 안은 반대했다. 2014년 현대차그룹의 한전부지 매입 당시 사외이사로서 감시의무를 소홀히 했다는 이유에서다.
남 사외이사는 한전부지 입찰에 대한 논의를 충분히 거치지 않고 권한을 대표이사에게 위임했다. 한전부지는 '고가매입' 논란을 불렀고, 주주가치가 훼손됐다는 것이 좋은기업지배구조연구소의 평가다.
현대차그룹은 "회사의 미래 지속가능한 성장에 힘을 실어준 결정"이라며 "현대차와 현대모비스는 기업가치 및 주주가치의 선순환 체계 마련을 지속하겠다"고 강조했다.

ggg@fnnews.com 강구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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