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에 밀린 카드사, 이번엔 항공·통신·유통과 '0.2%P 전쟁'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9.03.14 17:46 수정 : 2019.03.14 18:54

판 커지는 카드 수수료율 협상
카드사, 0.2%P 인상안 제시에 항공업계, 반발 공문 발송 대치
유통업계, 실적악화 주장 "불가".. 통신, 5G투자 사유로 줄다리기
할부금융까지 걸린 현대차와 달리 다른 업종은 합의까지 쉽지 않아

현대·기아자동차와의 수수료율 인상 협상에서 밀린 카드사들이 전열을 가다듬고 이번에 항공, 통신, 유통 부문 대형가맹점들과 협상에 나선다.

현대·기아차의 경우 내수 점유율이 70%에 육박하는 데다 결제액과 자동차 할부금융을 포함하면 규모가 수십조원에 이른다는 점에서 카드사들로서는 조기에 합의점을 찾을 수밖에 없었다는 분석이다.

카드사들은 유통, 통신, 항공 등 다른 대형가맹점들과도 본격적인 협상에 나서고 있지만 현대차와의 협상에서 승기를 빼앗겨 인상 동력이 떨어진 데다 수익 부진 등을 이유로 이들 업종도 수수료율 인상에 반발하고 있어 난항이 예상된다.

■항공사에 0.2%포인트 인상 요구

카드사와의 제2라운드가 첨예하게 진행 중인 대표적인 곳은 항공업계다.

14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대한항공, 아시아나항공 등 대형항공사들은 최근 카드사들의 수수료율 인상 요구를 받아들이기 힘들다는 공문을 보냈다. 카드사들은 항공업계에 현행 수수료율 1.9%보다 최대 0.2%포인트 인상한 2.1%를 요구하고 있다.

복수의 항공업계 관계자들은 "카드사들이 통보한 수수료율 인상폭은 과도하다. 합리적 수준에서 논의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최근 저비용항공사(LCC)들의 약진으로 시장점유율이 떨어진 데다 경영실적이 악화되고 있는 상황에서 수수료율을 0.2%포인트 올릴 경우 감내하기 어렵다는 게 이들의 주장이다.

실제로 지난 2013~2017년 제주항공, 진에어, 에어부산, 이스타항공, 티웨이항공, 에어서울 등 6개 LCC의 연평균 합산 순이익은 1114억원인 반면 같은 기간 대한항공, 아시아나항공은 연평균 1543억원의 순손실을 기록했다. 과도한 부채와 외화차입금 등으로 인한 이자비용, 환차손이 순손실을 불러왔다.

지난해에도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영업이익은 각각 전년 대비 27.6%, 35.3% 감소한 6924억원, 1784억원을 기록했다.

한 항공업계 관계자는 "항공산업 특성상 대형항공기 도입, 기내서비스 제공 등 투자가 필요한 상황에서 카드 수수료율마저 올린다면 재무 건전성에도 부담이 될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통신·유통업계 "인상 기준 불명확"

카드사들이 수수료 인상을 전달한 SK텔레콤, KT, LG유플러스 등 통신 3사도 즉각 카드사에 수수료율 인상을 받아들이기 어렵다는 내용의 공문을 보냈다.

통신사들은 카드사들에 최대 0.2%포인트 인상을 통보받았다. 통신사들은 현대차와 비슷하게 올해 적용될 적격비용의 토대가 되는 2015~2017년 카드사들의 조달금리가 떨어지는 등 인상 요인을 찾기 어렵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이마트를 비롯, 유통업계도 수용불가 입장을 전달했다.

카드사들은 유통업체에 최대 0.2%포인트 인상폭을 제시했다. 하지만 대형마트는 실적부진이 이어지고 있고 인상기준이 명확하지 않다며 반발하고 있다. 특히 이마트는 지난해 4·4분기 영업이익이 614억원으로 전년대비 58.9% 감소하는 등 실적이 급격히 악화됐다. 한 유통업계 관계자는 "수수료 인상에 대한 명확한 근거를 제시하지 않는 등 내부에선 합리적이지 않다고 판단하고 있다"며 "현실적으로 수용하기 어렵다는 입장을 전달했다"고 말했다.


반면 카드사들은 현대차와의 협상에서 한 발 물러났지만 소폭 인상을 이끌어 낸 만큼 나머지 대형가맹점들과의 협상에서 물러설 수 없다며 맞서고 있다.

금융당국이 카드사가 부당지원을 하거나 카드사에 낮은 수수료를 요구하는 가맹점을 처벌하기로 하는 등 실태조사에 나설 예정이라는 점도 부담이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통신, 유통, 항공 등은 카드결제 의존도가 높고 결제 빈도도 많아 계약해지 사태까지 갈 가능성은 크지 않다"면서도 "역진성 해소라는 측면에서 카드사들도 쉽게 양보할 수 있는 상황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cjk@fnnews.com 최종근 김용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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