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FN 스포트라이트.공인탐정제도 논의 '급물살'] 정부 '탐정업' 검토 불구 "사생활 침해" 반대 목소리 많아

박지현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9.03.13 17:20

수정 2019.03.14 08:06

<중>탐정업 도입까지 ‘산 넘어 산'
헌재 이미 '사생활 조사' 금지 판결 탐정 늘면 인권 침해 증가 우려
변호사와 경찰 등 기존 직역과 밥그릇 뺏기 싸움 벌일 가능성도
흥신소·심부름센터 횡행 속에서 탐정 제도화 되레 개인정보 보호
[FN 스포트라이트.공인탐정제도 논의 '급물살'] 정부 '탐정업' 검토 불구 "사생활 침해" 반대 목소리 많아


[FN 스포트라이트.공인탐정제도 논의 '급물살'] 정부 '탐정업' 검토 불구 "사생활 침해" 반대 목소리 많아


문재인 대통령이 후보시절부터 공약으로 내세운 '공인탐정제도' 도입을 현실화 하기 위해서는 아직 넘어야 할 산이 많다. 정부는 올해 안으로 공인탐정제도 도입 타당성을 따져보겠다고 입장이지만 헌법재판소가 사설탐정업 금지에 대해 적법하다는 판결을 내린바 있어 난항이 예상된다.

■헌재 판단, '공인탐정제도' 허가 요원

13일 법조계와 업계 등에 따르면 헌법재판소는 지난해 7월 10일 '탐정업' 과 탐정 등의 명칭을 사용하는 것을 금지한 법 조항에 대해 헌법에 어긋나지 않는다고 전원 일치 의견으로 합헌 결정을 내렸다.

합헌 결정의 근거는 '사생활 침해'다. 헌재는 신용정보의 이용 및 보호에 관한 법률 40조에 근거해 '탐정업'을 '특정인의 소재 및 연락처를 알아내거나 금융거래 등 상거래관계 외의 사생활 등을 조사하는 일'로 해석했다.

도난·분실사건 해결 및 증거수집 등의 업무 등에 대해서는 '탐정업 유사직종'이라며 신용조사업·경비업 등 기존 법질서 안에서도 종사할 수 있다고 봤다.


또 관련 법안은 2005년 17대 국회에서 정식 발의된 후로 14년 동안 총 7차례 발의됐지만 회기만료에 따른 폐기를 반복하며 진척을 보이지 못하고 있다. 이번 20대 국회에서도 2건의 관련 법안이 계류 중이다.

일각에서는 헌재에서 이미 사설탐정업 금지를 합헌으로 판결을 내린 상황에서 입법기관인 국회가 이름을 바꿔 역행하는 법안을 내고 정부가 입법화를 추진하는 것은 삼권 분립을 어기는 것이라는 주장이다.

김현 전 대한변호사협회 회장은 "최고 사법기관의 판결 취지에 역행하는 입법을 하는 것은 사법부에 대한 입법부의 오만함으로 비쳐질 수밖에 없고 삼권분립 취지에도 반하는 것"이라고 했다.

공인탐정제도가 15년 가까이 정착하지 못하고 있는데는 기존 업계와의 업무 중복 및 이익집단의 밥그릇 뺏기 싸움의 일환이라는 부정적 시선도 한몫하고 있다.

탐정제도의 도입을 반대하는 쪽에서는 탐정으로 활동하는 사람이 많아질수록 인권 침해 행위가 더 늘어날 수 있고, 특히 변호사와 경찰 등 기존 직역과 갈등을 빚을 가능성도 크다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밥그릇 싸움?...부정 시각 개선 필요

변협 관계자는 "탐정업의 일부 업무가 이미 다른 명칭으로 도입돼 있어 사회적 필요성이 전무한데 탐정제도가 전면 도입되면 탐정업 유사직종 간 업무 범위에 혼란을 일으킬 수 있다"며 "정부가 퇴직 경찰공무원 등의 일자리를 늘리는 방환의 일환으로 탐정제도를 도입하려 한다는 의심을 지울 수가 없고 이들을 통해 탐정의 주 업무인 사생활 조사업을 한다는 것은 불법과 전관비리를 조장하는 부작용이 생길 수밖에 없다"라고 지적했다.

반면, 공인탐정제도 도입에 찬성하는 동국대학교 탐정학과 강동욱 교수는 "전세계 OECD(경제협력개발기구)국가 중 공인탐정제도를 도입하지 않은 나라가 우리나라"라며 "오히려 탐정업을 관리할 수 있는 법률이 명확치 않으니 흥신소, 심부름센터 등이 횡행하고 있는 현실에서 합법적으로 제도화시키는 것이 불법 업체들을 컨트롤 하고, 개인정보의 보호 및 국민 생활 안전을 위해서도 도움될 것"이라고 밝혔다.


강 교수는 "일각에서는 경찰의 권한 확대로 보는 시선이 있으나 사실 탐정제가 도입되면 법조계 또한 정보 수집권 또한 확대돼 윈-윈을 가능케 한다"며 "현재 탐정업과 관련해 외국계 업체들이 컨설팅업으로 국내에 진출해 있는 경우가 다수인데 이와 관련 국부가 유출되는 것에 대해서도 심각하게 고민해 보아야 한다"고 덧붙였다.

jhpark@fnnews.com 박지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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