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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 전국 명문고 야구열전] 1987년 한국시리즈 MVP 해태 김준환

성일만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9.03.07 10:31

수정 2019.03.07 10:59

전주고서 타격 인스트럭터로 재능 기부
"선수들, 학교보다 아카데미 선호 답답"
김준환 전 해태타이거즈감독 사진=박범준 기자
김준환 전 해태타이거즈감독 사진=박범준 기자


삼성은 1987시즌 전·후기 1위를 차지했다. 해태(현 KIA)는 전기 3위, 후기 2위에 그쳤다. 해태는 플레이오프서 OB(현 두산)을 누르고 한국시리즈에 진출했다. 삼성과 해태의 대결은 곧 김시진(당시 삼성)과 선동열(당시 해태)의 신·구 에이스 자존심 싸움이기도 했다.

결과는 해태의 4전 전승. MVP는 12타수 6안타, 타율 5할에 홈런 2방을 때린 김준환에게 돌아갔다. 홈런 두 방은 모두 극적인 상황서 터져 나왔다.
2-2 동점이던 3차전 4회 말에 나온 역전 결승 홈런, 0-1로 뒤진 4차전 2회 말 역전 결승 투런.

오랜 만에 반가운 얼굴을 만났다. 1987 한국시리즈 MVP 김준환(64) 전 쌍방울 감독. 7일 ‘2019 전국 명문고 야구열전’ (파이낸셜뉴스, 부산파이낸셜뉴스 공동 주최)이 벌어지고 있는 부산 기장군 현대차드림볼파크서 김준환 전 감독과 얘기를 나누었다.

김봉연, 김성한 등과 함께 ‘KKK타선’으로 불리며 해태왕조의 개국공신으로 활약했던 김 전 감독은 2017년 원광대 감독을 끝으로 현장에서 은퇴한 후 고향인 전주의 유일한 고교야구팀 전주고 타격 인스트럭터로 재능기부를 하고 있다.

-반갑습니다. 어떻게 지내시나요?
▲고향에서 조용히 살고 있습니다. 지난 해 8월부터 전주고에서 요청이 와 선수들의 타격을 지도하고 있습니다.

-프로, 대학(원광대) 선수들을 지도하다 고교 선수들을 맡아 보니 어떤가요?
▲야구는 다 똑같죠. 한 가지 문제는 요즘 야구 아카데미가 많이 생겨 선수들에게 도움을 주기도 하지만 문제점도 있습니다. 선수들이 아카데미 지도 방식에 너무 의존하다 보니 부작용이 없지 않았습니다.

-어떤 부작용인가요?
▲예를 들면 선수 한 명이 부상을 이유로 얼마간 휴식을 요구한 적 있습니다. 알고 보니 한 동안 서울에 가서 몰래 아카데미를 다닌 거죠. 두어 달 후 돌아왔는데 타격 폼이 확 바뀌어 당황했습니다. 선수를 가장 잘 아는 쪽은 학교의 지도자인데 오히려 아카데미를 선호합니다. 답답한 노릇입니다. 아마도 전국의 고교야구 지도자들의 공통적인 고민일 겁니다.

-앞으로 감독님 계획은요?
▲전주는 야구의 불모지나 다름없습니다.
고교와 중학(전라), 초등학교(진북)가 각각 한 팀 뿐입니다. 좋은 선수들이 나오기 힘든 구조입니다.
유소년 팀을 만들어 고향 야구 발전에 이바지하고 싶습니다.

texan509@fnnews.com 성일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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