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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용, 경제외교 ‘감초 역할’ 톡톡

최갑천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9.03.03 16:38

수정 2019.03.03 16:38

정부 공식 외교행사 네차례 참석.. 경제 투자 외교관계 긍정적 영향
일부 "필요할때만 찾지 말아야"
이재용, 경제외교 ‘감초 역할’ 톡톡

"이제는 현 정부의 경제외교 전략에서 삼성과 이재용 부회장(사진)을 빼놓는 건 상상하기 어렵다."

경제단체와 4대 그룹 홍보임원 출신의 경제계 인사는 지난 달 청와대에서 잇따라 열린 국빈 환영행사에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연거푸 참석한 상황을 이렇게 평가했다.

문재인 정부가 신남방정책과 대북 관계 개선 등 굵직한 외교 정책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이재용 부회장과 삼성의 역할론이 커지고 있다. 재계에서는 국정농단 사태에 휘말려 2년간 장기화됐던 삼성의 경영정상화와 현 정부의 외교관계에 긍정적이라는 반응들이 주를 이루고 있다.

3일 재계와 삼성 등에 따르면 이재용 부회장이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공식 외교행사에 참석한 건 모두 네 차례다. 특히, 이들 외교행사들은 지난해 7월 인도 노이다 휴대폰공장 증설 준공식을 시작으로 7개월새 치러져 삼성과 이 부회장에 대한 현 정부의 관계가 괄목할 만큼 회복된 모양새다.


이 부회장은 노이다공장 준공식에서 취임후 인도를 첫 국빈방문한 문재인 대통령을 직접 수행하면서 출소 후 대외 행보에 첫걸음을 내딛었다. 당시 준공식에 함께 참석한 모디 총리는 단독 접견을 할 만큼 우호적 관계를 구축한 이 부회장의 의전에 상당한 만족감을 드러낸 것으로 전해졌다.

이 부회장은 지난해 9월 제3차 남북정상회담 방북 특별수행단으로 문 대통령과 동행한 2박3일간 북한 측의 극진한 대우를 받기도 했다. 방북길에 올랐던 박지원 민주평화당 의원은 "김정은 위원장은 물론 모든 고위급 간부들이 이재용 부회장을 부통령처럼 대접할 만큼 경제발전의 의지가 대단했다"고 밝히기도 했다. 경제단체 고위 관계자는 "북한 측이 평양정상회담 기간동안 이 부회장에게 대북 투자에 대한 기대감을 수 차례 드러낸 것으로 알고 있다"며 "이 부회장의 방북이 정상회담 분위기에 긍정적 역할을 했다는 건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라고 말했다.

올 들어서도 이 부회장은 지난달 22일 모디 인도 총리 방한시 정의선 현대차 부회장과 청와대 환영 오찬에 초청돼 국빈행사의 격을 한층 끌어올렸다. 불과 닷새 뒤인 지난달 27일에는 모하메드 아부다비 왕세제 청와대 초청 오찬에도 최태원 SK 회장과 함께 참석했다.
이 부회장은 모하메드 왕세제를 전날 삼성전자 화성사업장 방문 당시 직접 안내하는 등 '경제외교관' 역할을 톡톡히 수행했다.

정부 공식행사는 아니지만 지난해 12월 초에는 서울 신라호텔에서 국제올림픽위원회(IOC)와 2028년까지 올림픽 후원기간을 연장하는 조인식을 맺기도 했다.
재계 관계자는 "문재인 정부가 2032년 하계 올림픽 남북 공동개최 추진을 선언한 상황에서 힘을 보태기 위해 삼성이 올림픽 후원 연장 계약을 결정한 것"이라며 "정부가 과거처럼 기업인들을 필요할 때만 활용하고 정치적 상황이 달라지면 외면하는 전철을 밟지 않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cgapc@fnnews.com 최갑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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