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북한

트럼프 "文이 金과 대화해 달라"…서울 답방 불씨 지피나

뉴스1

입력 2019.02.28 20:47

수정 2019.02.28 20:47

문재인 대통령이 28일 오후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제2차 북미 정상회담 관련 통화를 하고 있다. (청와대 제공) 2019.2.28/뉴스1 © News1 송원영 기자
문재인 대통령이 28일 오후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제2차 북미 정상회담 관련 통화를 하고 있다. (청와대 제공) 2019.2.28/뉴스1 © News1 송원영 기자

'중재자' 등판 나설 南, 北의 첫 입장 수위 주목

(서울=뉴스1) 서재준 기자 = 미국과 한국이 28일 북미 2차 정상회담 결렬 후 곧바로 '상황 정리'에 나섰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이날 김정은 국무위원장과의 정상회담이 결렬된 뒤 베트남 하노이를 떠나며 문재인 대통령과 전화 통화를 했다.

청와대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이 통화에서 문 대통령에 '중재자'로서의 한국 정부의 역할을 당부했다.

당초 예상치 못했던 정상회담의 결렬에도 불구하고 북한과의 빠른 대화 재개 의지를 재확인한 셈이다.


문 대통령도 즉각 호응해 나섰다. 문 대통령은 "지구 상에 마지막으로 남은 한반도의 냉전적 갈등과 대립의 시대를 종식하고 평화의 새 시대를 열어나가는 역사적 과업의 달성을 위해 트럼프 대통령의 지속적인 의지와 결단을 기대한다"라며 트럼프 대통령의 '노고'를 한껏 치켜세웠다.

문 대통령은 앞서 북미 정상회담의 개최 직전에도 트럼프 대통령에게 "남북 사이 철도·도로 연결부터 남북 경제협력 사업에 이르기까지 트럼프 대통령이 요구한다면 그 역할을 떠맡을 각오가 돼 있고, 그것이 미국의 부담을 덜어줄 수 있는 길"이라며 북미 협상 과정에서의 적극적 역할을 자임한 바 있다.

관건은 북한, 즉 김정은 위원장의 결심이다.

예정된 남북 간 최대 이벤트는 김 위원장의 서울 방남이 있다. 문 대통령의 평양행으로 성사된 지난해 9월 정상회담의 답방 차원으로 약속된 김 위원장의 서울 방문은 기약 없이 미뤄진 상태였다.

북미 협상의 최대 고비가 닥친 상황에서 순연됐던 김 위원장의 서울 방문 카드가 다시금 빛을 보게 된 상황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김 위원장의 입장에서도 방남 카드는 매력적인 카드다.

미국이 인정한 '중재자'로서의 남측의 역할을 기대할 수 있을뿐더러, 남북 경협 등 비핵화 협상의 타결 후 기대할 사안들에 대한 불씨를 꺼뜨리지 않을 수 있다는 점에서다.

또한 북미 정상회담의 결렬로 북미관계 경색, 북한의 도발적 언사 등에 대한 우려가 제기되는 상황에서 '반전' 카드로 대화 의지를 강조하며 여론을 급반전시킬 수도 있다.

정부는 3.1절 100주년 기념일이 지나고 김 위원장의 베트남 공식 방문(1~2일) 일정이 끝나는 대로 곧바로 북측에 '서울 답방' 의사를 타진하게 될 것으로 예상된다.

정상 간 회담의 논의인 만큼 남북 개성 공동 연락사무소가 아니라 정보 당국을 통한 청와대-국무위원회 채널을 직접 가동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다만 문 대통령이 이날 트럼프 대통령과의 통화에서 사실상 한미 정상회담 의지를 밝힌 만큼 실제 김 위원장의 방남이 이뤄지는 시점까지는 최소 한 달 이상의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변수는 이번 북미 정상회담에 대한 북한의 첫 입장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이날 정상회담 결렬 후 대화 의지를 담은 여러 가지 유화적인 언어로 기자회견을 했지만 결국 북한의 과도한 요구와 소극적 결심을 결렬 사유로 든 만큼, 북한 역시 가만히 있지는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많다.


북한이 대비 비난의 수위를 높일 경우 북미관계의 냉각으로 인해 중재자로서의 우리 정부의 행보도 느려질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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