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주요 외신들이 28일 베트남 하노이에서 진행된 제 2차 북·미 정상회담 종료 직후 일제히 결렬 소식을 속보로 전했다. 중국과 일본 언론들은 갑작스러운 상황변화에 놀라움을 나타냈으며 애초에 협상에 회의적이었던 미국 언론들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협상에 엇갈린 반응을 보였다.
중국 관영 중앙(CC)TV는 이날 회담 소식을 전하면서 트럼프 대통령이 합의문에 서명하지 못해 아쉬워했다는 점을 강조했다. 이어 한반도 비핵화 과정이 매우 길며 미국이 비핵화를 지속하겠다는 점을 밝혔기에 관련된 노력이 계속 이어진다고 전망했다. 동시에 트럼프 대통령이 한반도 문제에 중국의 도움을 언급한 점을 지적했다. 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의 자매지인 환구시보는 이번 소식을 전하면서 급격한 상황 변화가 있었다고 보도했다.
같은날 일본 NHK는 미국과 북한이 지난해 1차 정상 회담이후 비핵화 추진 문제에서 의견이 엇갈리고 교착상태를 유지했다면서 양측이 이번 회담에서 이를 타개하고자 했지만 양자의 차이가 다시 선명해졌다고 평했다. 교도통신은 트럼프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각각 비핵화 노력 및 핵실험 중단을 지금처럼 이어가겠다고 밝힌 점을 강조했다.
미 언론들의 반응은 엇갈렸다. AP통신은 이번 협상 결렬로 실무수준 협상을 등한시하고 상대방 대표와 담판을 추구하는 트럼프 대통령의 협상 방식의 위험이 드러났다고 지적했다. 통신은 하노이 협상이 전 변호사 마이클 코언의 폭로로 미 정가에서 궁지에 몰린 트럼프 대통령에게 꼭 필요한 성과였다며 그의 정치적 입지가 보다 흔들리게 됐다고 분석했다. 워싱턴포스트(WP)는 트럼프 대통령이 사실상 '외교적 실패'를 거뒀다고 진단했으며 블룸버그통신은 이번 회담 결렬로 북한의 핵 프로그램에 대한 전망 또한 의문에 휩싸이게 됐다고 보도했다.
긍정적인 평가도 있다. 과거 미 국무부 대변인을 지냈던 존 커비 CNN 분석가는 이날 협상 결렬에 대해 "북·미 대화는 양측이 기대하는 부분에 매우 커다란 틈이 있기 때문에 어느 부분에선가 멈춰야 했다"고 평가했다. 그는 물론 모두가 협상이 진전되길 바랐기 때문에 이번 결렬이 실망스러운 것은 사실이라며 "그렇다고 해도 트럼프 대통령이 협상장을 떠난 점에 잘못을 물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커비는 "대통령이 이번 협상에서 북한에 양보를 할 것이라고 많은 사람들이 예상했다"며 "그가 양보하지 않았다는 것은 양자간 의견 차이가 크다는 의미지만 동시에 트럼프 대통령이 협상을 위한 협상을 하지 않았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설명했다. 커비는 "이는 고무적이다"고 덧붙였다.
pjw@fnnews.com 박종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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