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북한

북미, 하노이서만 '18시간 협상'했는데…'결렬' 전조였나?

뉴스1

입력 2019.02.28 19:24

수정 2019.02.28 19:24

© News1 이은현 디자이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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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혁철 북한 국무위원회 대미특별대표가 28일 오전(현지시간) 메트로폴호텔에서 열리는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정상회담에 참석하기위해 숙소인 베트남 하노이 멜리아호텔을 나서고 있다. 2019.2.28/뉴스1 © News1 박세연 기자
김혁철 북한 국무위원회 대미특별대표가 28일 오전(현지시간) 메트로폴호텔에서 열리는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정상회담에 참석하기위해 숙소인 베트남 하노이 멜리아호텔을 나서고 있다. 2019.2.28/뉴스1 © News1 박세연 기자

2차 북미정상회담 끝내 결렬…트럼프 "비핵화 수준 합의 안 돼"

(하노이=뉴스1) 민선희 기자 = '비핵화 결단'을 이끌어낼 수 있을지 눈길을 모았던 제2차 북미정상회담이 28일(아래 현지시간) 끝내 결렬됐다.

북미 양측은 지난 6~8일 평양에서 의제협상을 가진 데 이어 베트남 하노이에서도 지난 21일부터 25일까지 5일에 걸쳐 18시간 의제협상을 이어갔지만 끝내 합의에 이르지는 못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전날 만찬 회동에 이어 이날 오전 하노이 메트로폴 호텔에서 만나 단독회담에 이어 참모들과 함께 한 확대회담을 진행했지만, 예정된 업무오찬과 공동서명식을 취소하고 회담장을 떠났다.

이와 관련해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오후 2시14분쯤 숙소인 JW메리어트호텔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미국이 원하는 비핵화 수준을 북한이 응하지 않아 회담이 결렬됐다고 밝혔다.


이를 두고 앞서 북미가 오랜 시간 실무단계의 의제협상을 이어갔던 것이, 양국 간 의견 차가 좁혀지지 않았기 때문이었던 것 아니냐는 분석도 제기되고 있다. 오랜 시간 협상을 진행했지만 이견이 좁혀지지 않아 '결렬'의 전조였다는 해석도 나온다.

앞서 지난달 5일 트럼프 대통령이 신년 국정연설에서 27~28일 이틀 일정으로 베트남에서 2차 북미정상회담을 열 것이라 발표한 이후, 스티븐 비건 미 국무부 대북정책특별대표와 김혁철 북한 국무위원회 대미특별대표를 필두로 한 양국 의제협상팀은 수차례 접촉했다.

비건 대표는 지난 6일부터 8일까지 북미정상회담 의제협상을 위해 평양을 방문했다. 이후 11일 문희상 국회의장과 여야 5당 지도부의 존 설리번 미 국무부 장관 대행과의 워싱턴 면담 자리에서 "(북미) 양측이 무엇을 원하는지 정확하게 설명하는 시간을 가졌다"며 "이견을 좁히는 것은 다음 회의부터 시작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양측 간 의제협상은 베트남 하노이에서도 계속됐다. 지난 20일 김 대표가, 21일 비건 대표가 하노이에 입성한 이후, 이들은 21일부터 25일까지 미국 측이 머물고 있던 뒤 파르크 호텔에서 매일 만나 의견을 나눴다.

21일에는 4시간, 22일에는 7시간, 23일에는 3시간40분, 24일에는 2시간30분, 25일에는 40여분으로 총 18시간에 가까운 마라톤 협상이었다.

협상 도중 상부에 보고를 위해 호텔을 드나드는 일도 잦았다. 협상 중간중간 북측차량은 숙소로 쓰고 있던 영빈관으로, 미국 측 차량은 미국 대사관에 갔다가 다시 돌아오는 모습이 취재진에 수차례 목격됐다. 협상이 다 끝나고도 이들은 각각 영빈관과 미국 대사관으로 향했다.

앞서 지난 23일에는 협상장을 나서던 비건 대표가 취재진을 향해 '엄지'를 치켜드는 모습이 포착되면서 실무 협상이 잘 진행되고 있다는 뜻 아니냐는 추측이 제기되기도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양 측의 의견 차를 강조하면서도 김 위원장과의 대화 여지는 남겨뒀다.
그는 "김 위원장을 비롯해 북한과 계속 좋은 친구관계를 유지할 것"이라며 "북한은 막강한 잠재력을 가지고 있다" 말했다.

이어 그는 "분위기는 굉장히 좋고 우호적이었다"면서 "(회담장을) 박차고 나간 것이 아니며, 우리는 따뜻한 분위기에서 악수를 나눴다"고 설명했다.


북미 간 차기회담 가능성과 관련된 질문에 트럼프 대통령은 "빨리 열렸으면 좋겠지만 장담할 수 없다"면서 "북미 간 차기회담은 빨리 열릴 수도 있지만 오랫동안 열리지 않을 수도 있다"고 대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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